지난 8월 20일 행복나눔재단에서 글로벌 사회변화 'Reboot 프로그램 해단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사회문제 해결에 나섰던 대학생 4팀(15명)이 미국, 니우에, 콜롬비아, 베트남 등지에서 어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왔는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리부트 프로그램은 과거 해외에서 추진했던 사회문제 해결 및 사회변화 프로젝트에 재도전하거나 규모를 더 키우고자 하는 대학(원)생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① [ASSIST] 관광산업, 로컬시장으로 니우에 인구 유출 문제 해결하자
ASSIST가 선정한 국가인 '니우에'는 인구 1800명의 작은 나라로, 지리적으로 고립되어있고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적어 GDP 대부분을 뉴질랜드의 원조금과 관광업에 의지합니다. 임금이 낮고 자아실현을 할 기회가 적은 까닭에 젊은이들은 타국으로 거처를 옮깁니다. 이러한 문제가 국가 경제적 자립과 전통문화 보전에 큰 위험 요소가 된다고 판단한 ASSIST는 니우에의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ASSIST가 낸 솔루션은 2가지, Voluntourism과 Co-Marketplace입니다.
Voluntourism(Volunteer+tourism)은 여행과 봉사를 같이 하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입니다. 현재 니우에는 수도 알로피(Alofi)에만 관광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데, 현지인들이 다른 지역에 같은 수준의 관광 인프라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Voluntourism 프로그램에 참여할 여행자들을 외부에서 모집하면, 그들이 니우에로 와서 알로피 외 지역에서 다양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이 ASSIST가 내놓은 해결법입니다.
Co-Marketplace는 다양한 로컬 상품과 문화 소비의 장입니다. ASSIST는 현지인들이 주기적으로 플리마켓 형태의 장을 열어 현지 전통 식음료, 수공예품을 팔면 관광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고, 이는 더 나아가 상업 중심 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ASSIST는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건너가 현지 대학생, 봉사단체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또한, 니우에 민간 경제를 총괄하는 기관 NCOC(Niue Chamber of Commerce, University of the South Pacific) 관계자도 만나 미팅 끝에 MOU를 맺었습니다. NCOC측에 각 마을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요일별 마을 장터를 제안했고, 향후 뉴질랜드와 니우에 대학생들과 Voluntourism 프로그램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SSIST는 꾸준하게 노력하다 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송재민 학생(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은 “직접 현지 관계자분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니, 시간과 진정성을 갖고 임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② [노르말레스] 콜롬비아 길거리 아이들, 마약 대신 음악에 중독되다!
노르말레스가 조사한바 콜롬비아 길거리 아이들 92%가 마약 경험이 있을 정도로 콜롬비아는 마약 문제가 심각합니다. 발표를 맡은 박승찬 학생(단국대 경영학과 4학년)은 “아이들도 물론 마약을 끊고 싶은 의지가 있지만 잘 안되고, 이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둘 간의 괴리를 지적했습니다.
노르말레스가 정한 솔루션의 키워드는 ‘몰입,’ ‘긍정적 노출,’ ‘승화’입니다. 아동보호기관에 있는 길거리 아이들에게 마약 대신 음악 몰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시민 앞에서 할 공연을 준비하면서 음악에 노출되게 한 뒤, 공연을 통해 준비했던 결과물을 승화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노르말레스는 여자아이들이 머무르는 기관 ‘Alcaria’와 남자아이들이 머무르는 기관 ‘Florida’을 오가며 노래, 춤, 랩을 연습했습니다. 지역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아이들을 멘토-멘티로 연결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약 2주간의 연습 끝에 총 1200명의 시민 앞에서 공연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god의 ‘촛불하나’ 등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어려운 한국 가사는 직접 에스파냐어로 개사해서 부르기도 했죠. 해당 공연은 보고타 시청 공식 홈페이지와 언론사에 노출됐고, 노르말레스가 직접 유튜브에도 올렸습니다.
박승찬 학생은 “‘외국인이 와서 이런 일을 한 건 처음이다’라고 감탄했던 현지인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Alcaria’와 ‘Florida’는 기관 아이들이 시민 앞에서 공연하는 일을 연례행사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르말레스는 추후 한국 아이들과 남미 아이들이 음악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③ [Bloom up] ‘교육 봉사+정원 조성’으로 베트남 초등학생의 쓰레기문제 인식을 바꿔라!
블룸업이 분석한 결과, 베트남은 분리배출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쓰레기를 무기물과 유기물로만 나누고, 이는 매립 과정에서 다시 합해지기 때문입니다. 재활용을 원하는 업체가 직접 매립지에 와서 가져가는 식으로만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쓰레기에 대한 인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룸업은 베트남 내 초등학교의 버려진 공터를 정원 공간으로 재활용하고, 교육 나눔 봉사를 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블룸업은 베트남 하노이 푸토성 지역의 터선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 전반에 대한 교육과 세부적으로 쓰레기와 분리배출 및 재활용에 대한 교육, 꽃과 정원에 대한 교육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굴착기를 빌려 교내 공터(22mX17.9m)를 갈아엎고 식물을 심었습니다.
조경학을 전공한 김관수 학생(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은 “이 정도 규모로 정원을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천만 원 이상이 필요한데, 학생들이 직접 도우러 오고, 현지 조경업체 사장님이 재정적으로 힘을 보태 300만 원 정도로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관수 학생은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공터 어디에 어떤 식물을 심을지 계획했습니다.
발표를 맡은 노하은 학생(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은 “교육 봉사 이후 베트남 아이들이 분리배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키웠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④ [ETC] 미국 거주 한인 입양인 인터뷰...“편견 없애고 싶어요”
ETC는 미국에서 한인 입양인 인터뷰집 <VOKAD(The Voices of Korean Adoptees)>를 발간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사람들을 찾아 개개인을 인터뷰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ETC 발표자 유지윤 학생(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은 “한인 입양인들이 자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부족해서 한국과 미국 사회에서는 이들을 개인으로 바라보지 않고 단일한 집단으로 바라본다”고 문제점을 정의했습니다. ETC의 목표는 VOKAD가 널리 퍼져 한인 입양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도록 하는 일입니다.
ETC는 총 15명을 인터뷰했고, 매일 맨해튼, 브루클린, 뉴저지 등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가 1시간가량 인터뷰한 후 잡지 제작까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잡지가 ‘VOKAD’ 1호입니다. 입양인 당사자 4명과 시민단체 대표 1명의 이야기를 담은 실물 잡지를 300부 인쇄해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에 있는 시민단체 AKA, Me&Korea 등에 배포했습니다.
ETC의 활동을 통해 입양인들은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한 입양인 인터뷰이는 “이렇게까지 나에 대한 정보를 쏟아내 본 적이 없다”며 고맙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ETC는 향후 ‘홀트아동복지회,’ ‘뿌리의 집’ 등을 통해 국내에도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 잡지의 파일은 VOKAD 홈페이지(thevokad.squarespace.com)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리부트 프로그램,’ 글로벌 혁신가를 위한 One More Chance
이날 행사에서 행복나눔재단은 우수 팀을 선발하고 부상도 수여했습니다. 장려상은 ASSIST와 노르말레스, 우수상은 ETC, 대망의 최우수상은 블룸업이 가져갔습니다. 행복나눔재단 SI사업팀 서진석 그룹장은 참여자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으로 자신에게, 현지 단체에, 수혜자의 역량 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리부트 프로젝트는 올해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내년 초 2기 파견 팀을 선발을 할 예정입니다. ‘지구촌’ 시대에서 낯선 해외 지역의 문제를 선정하고, 혁신의 씨앗을 심고 돌아오는 학생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사진. 이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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