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잡채와 뮤직복싱>

1.
아내와 딸은 방학 동안 복싱을 배우러 다녔다. 건강과 다이어트가 목적이라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운동이라기보다는 춤을 추다 돌아오는 모양이다. 그러니 이름도 뮤직복싱이다. 모녀가 나란히 체육관에 다녀오는 모습이 보기 좋기는 했다. 단 불똥이 내게 떨어지지 않을 때까지만이다. 

두 사람은 기껏 춤추러 다니면서 방학동안 나한테 유세를 부렸다. 아내는 툭하면 내 배를 노려보았고 딸은 아예 배를 쓰다듬으며 이 배 어쩔겨, 이 배 어쩔겨? 놀려댔다. 올해 바쁘다는 핑계로 산행을 게을리 한 잘못이 있기는 하다. 매주 기껏 하루 텃밭에서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운동량이 부족하다. 

드디어 아내와 딸의 방학이 끝났다. 딸은 학교에 다니며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기에 일주일 중 4~5일은 서울에서 생활한다. 더 이상 운동이 어렵다는 뜻이다. 
아내는 저녁으로 시간을 옮겼다. 그리고 혼자 다니기 심심하다는 핑계로 나를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2.
- 나하고 같이 뮤직 복싱 다녀요.
- 싫어요. 그거 복싱이 아니라 춤이라면서요. 절대 못해.
- 그 배는 어쩌려구?
- 산에 다시 열심히 다니면 돼요.
- 산에 다니면 관절 나간다던데. . . 
- 조심해서 다닐게요. 체육관 싫어서 산을 택했는데 다시 돌아갈 순 없수. 

아내는 일단 투덜거리면서 혼자 체육관에 갔다. 
아내는 내일도, 모레도 나를 괴롭힐 것이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심심하다고 포기하면 나부터 원망할 텐데. 

 

3.
<고추잡채>
텃밭에 피망, 파프리카가 열려 둘을 메인으로 한 음식을 만들었다. 고추기름을 넣어 매콤하게 만들면 술 안주로도 제격이다. 

 

4.
<재료> 2~3인분
돼지고기(또는 소고기 200g), 피망 2개, 색이 있는 파프리카 1개, 표고버섯 2개, 양파 1개, 양념장(간장 1T, 굴소스 1T, 전분 1/2T)

 

5.
<조리법>
1. 돼지고기는 길게 채로 썰어 후추, 간장, 맛술 등으로 가볍게 밑간을 한다.
2. 채소, 버섯 등도 채를 썰어놓는다. 
3. 후라이팬에 식용유(또는 고추기름) 2T를 넣고 다진 마늘, 파를 볶아준다. 
4. 마늘, 파 향이 올라올 때쯤 돼지고기를 넣고 3분 정도 볶아 준다. 
5. 채소를 넣고 후다닥 볶은 다음 양념장을 넣고 조금 더 볶다가 걸쭉해지면 불을 끈다. 

 

6.
<Tip>
- 쇠고기는 나중에 채소가 익을 때쯤 넣는 게 좋다. 
- 꽃빵과 함께 먹기도 하나 안주로는 그냥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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