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치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지속가능하려면 '가치' 만큼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경쟁력 있는 '좋은 제품'이다. 빛나는 가치 만큼 좋은 제품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통합 판로지원 플랫폼 e-store 36.5+와 이로운넷이 함께 연속으로 조명한다. 

“일주일동안 빨지 않아도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세탁 횟수를 줄여도 상쾌함이 유지되는 옷 브랜드 실버라이닝/사진=더뉴히어로즈

더뉴히어로즈가 올해 8월 론칭한 새 브랜드 실버라이닝 티셔츠 이야기다. 실버라이닝 티셔츠는 은(銀) 99%로 360° 코팅한 기능성 섬유와 유기농 면을 혼방한 원단을 사용해 제작됐다. 

“은 섬유는 땀으로 번식하기 쉬운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무너뜨려 악취를 제거하고 상쾌한 느낌을 유지시켜줍니다.” = 이태성 더뉴히어로즈 대표

더뉴히어로즈는 실버라이닝 티셔츠 개발에 앞서 올해 초 양말과 타월, 속옷 시제품을 만들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크라우드펀딩때 선보였던 실버라이닝 타월, 양말, 속옷 시제품/사진=더뉴히어로즈

 

“실버라이닝 타월 두 개로 번갈아 평생..^^”
“발 냄새가 나지 않는 신기한 체험을 했어요.”
“땀이 많은 편인데 신었던 양말을 다음날 신어도 쾌적해요.” = 펀딩에 소개된 사용자 후기

두 차례에 걸친 펀딩에서 목표금액의 2000%가 넘는 총 6400만원이 모였다. 실버라이닝 티셔츠는 이 자금을 마중물 삼아 사용자들의 후기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다. 

 

세탁ㆍ건조 .. CO2ㆍ 초미세플라스틱 + 에너지 소모 등 환경 문제 발생

 

세탁 횟수를 줄임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세제와 물, 전기 에너지의 양. /이미지제공=더뉴히어로즈)

섬유제품으로 인한 환경문제의 2/3은 세탁과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인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1개당 CO2발생(65%)ㆍ 에너지 사용(73%)ㆍ물 사용(54%)이 소비자들로 인해 발생한다. 1회 세탁시 900만 개의  초미세 플라스틱도 발생한다.

“세탁을 덜해야 옷의 수명이 길어집니다. 세탁 횟수를 줄일수록 물, 에너지, 시간을 절약하고 환경에 더 큰 도움이 돼죠.” 

더 뉴히어로즈는 티셔츠 외에도 침구류를 포함해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제품군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옥수수 섬유로 만든 양말 ‘콘삭스’ .. 토양 · 수질 오염 낮춰

 

더뉴히어로즈는 환경을 지키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 하는 패션을 지향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같은 사회적 미션을 오롯이 담아낸 첫 브랜드가 바로 콘삭스(Cornsox)이다. 콘삭스는 이름 그대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사로 양말을 만든다. 옥수수섬유(PLA)는 땅에 묻으면 1~2년 안에 생분해된다. 또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자연에서 얻은 섬유 옥수수 원사로 만든 콘삭스 양말

“의류는 다양한 방법으로 재사용 혹은 재활용되는데 비해 양말은 대부분 소각됩니다. 버려지는 양말들로 생겨나는 환경오염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옥수수 섬유를 알게 됐어요.”

옥수수 섬유로 만든 양말은 촉감이 부드럽고 항균과 냄새제거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내구성이 약한 것이 문제였다. 이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옥수수 섬유에 GOTS 국제 인증을 받은 최고급 유기농 면을 섞어 내구성을 보완했다. 

유기농 섬유 소재들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토양과 수질 오염을 덜 일으킨다. 아동노동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면직물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여러 나라에 산재돼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3~4%에 달하는  3억 5000여만명이 이 업계에 종사합니다. 그러다보니 각 공장의 상황을 파악하기란 어렵습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아동노동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오가닉 코튼을 섞어 내구성을 높인 양말 & 양말 벗겨짐 방지 SYSTEM 모습

 

콘삭스 양말은 최소한의 디자인과 염색 이외의 별도 후가공을 거치지 않는 미니멀리즘을 구현한다. 덧신형 양말은 발뒤꿈치에 4단 실리콘 처리를 해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 등 디테일에 강한 것이 특징이다.

 

윤리적 패션과 나눔을 잇다

 

더뉴히어로즈는 이같은 환경적 가치에다 나눔을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소비자들에게 끊임없이 제안하고 있다.

2013년부터 더뉴히어로즈는 월드쉐어와 함께 <코니돌 따뜻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코니돌은 옥수수양말로 만든 인형이름이다. 

 

코니돌 첫 제작자 더뉴히어로즈 박광우 팀장

“콘삭스 양말이 닳아 버려지려 할 때 그 양말로 뭔가 또 다른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 탄생한 것이 바로 코니돌입니다.”  = 코니돌의 아빠 (박광우팀장)

 

<코니돌 따뜻해 캠페인>은 빈곤국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후원자가 직접 인형을 만들어 전해주는 참여형 기부캠페인이다. 이들은 아이들의 정서적 불안이 에이즈나 말라리아보다 더 큰 문제를 나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니돌을 선물 받은 아이들. 인형 안에는 옥수수 씨앗도 들어있다./사진=월드쉐어

 

“내전이나 자연재해가 심한 곳은 아이들에게 ‘자기 것’이 없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생애 첫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우리는 콘삭스 양말로 인형만들기 키트를 제작했는데 하나의 키트로 인형 2개를 만들 수 있어요. 인형 솜 안에는 아프리카에서 심을 수 있는 옥수수 씨앗이 박혀 있어요. 헤진 인형을 땅에 묻으면 내 친구가 옥수수로 환생하는 거죠. 여기엔 정서적지원과 함께 급식지원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코니돌은 색상별로 지원 분야를 뜻한다. 빨강(의료 및 보건), 파랑(식수), 노랑(식량), 초록(교육)/제공=월드쉐어)

코니돌은 월드쉐어의 해외지부 30여 곳을 중심으로 배포되고 있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 지역이다.


이 밖에도 양말 1켤레를 구매하면 1켤레가 노숙자에게 전달되는 [STAND UP: 희망을 신다] 라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마리몬드’, ‘바른 생각’ 등 다른 사회적 기업이나 친환경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콘삭스의 노숙인들을 위한 프로젝트 [‘STAND UP'] : 희망을 신다 /사진=더뉴히어로즈

 

“사회적기업가는 연예인 같아요.”


창사 8년차를 맞이한 이태성 대표는 한 때 다큐멘터리와 영화 제작자를 꿈꿨다. 그의 관심사는 ‘소외된 것들’ 이었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로 선발되면서 그의 관심사를 사회적기업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춘천에 위치한 더뉴히어로즈. 오른쪽부터 이태성 대표, 김은진 디자이너, 박광우 디자인 팀장, 신형관 프로젝트 매니저)


“저한테는 사회적기업가라는데 연예인과 같았어요. 셀럽이었죠.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고 사회를 아름다운 방향으로 바꿀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힘들어도 해요. 멋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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