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한층 결연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올해 광복절이 더 특별한 이유를 언급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경제 보복’은 그 시작이 과거사 문제를 부정하는데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불매 운동’으로 온 국민이 뭉친 이때, 광복절 하루는 ‘독립운동가’의 마음으로 나라사랑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8월 15일 광복절은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번 제74회 광복절은 해방을 기념하고 기억하고 축하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 및 프로그램이 마련돼 시민들을 맞이한다. 공휴일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길 원하는 이들을 위해 광복절 전후 열리는 행사를 모아 소개한다.

#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끼다…독립기념관?서대문형무소 

천안 독립기념관에서는 어린이,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매년 인기리에 공연되는 '블랙이글스'의 에어쇼./사진제공=독립기념관

천안 독립기념관에서는 8월 15~17일 광복 74주년 경축 행사를 연다. 공군의 블랙이글스 에어쇼, 육군의 군악의장대 시범, 창작 뮤지컬 ‘타오르는 불꽃’, 태권도 시범 공연 등이 펼쳐진다.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역사 인물 배지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마련했으며, 광복절 당일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가 ‘100년 전 그날’을 주제로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에 대해 강의한다. 

독립운동의 역사가 깃든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8월 14~15일 ‘서대문독립민주축제’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다. 국악인 안숙선, 김덕수, 앙상블시나위, 가수 거미 등이 참여하는 14일 개막식에서는 독립?민주 지사의 풋 프린팅 행사가 진행된다. 15일에는 1919년 만세운동 당시의 상황을 돌이켜보는 역사콘서트가 열린다. 이밖에 독립군 구출대작전, 독립사진관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드레스코드는 ‘블랙&화이트’다.

이달 8~15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는 ‘서울 무궁화 축제’가 열린다. ‘역사의 외침, 꽃의 함성’이라는 주제로 역사의 향기를 담은 나라꽃 무궁화 100주가 전시된다. 13~15일에는 4회씩 ‘무궁화 해설투어’가 진행돼 해설사와 함께 서대문 독립공원 일대를 다니며 무궁화의 역사·의미·품종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독립문 일대에는 ‘13명의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무궁화길도 조성된다.

#독립운동 역사를 따라 전국 방방곡곡 여행해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광복절 역사여행 10선’ 중 ‘선비이야기 여행’ 편 이미지./사진제공=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는 ‘광복절 역사여행 10선’을 선정해 공개했다. 경기 파주 통일동산, 수원 화성행궁, 화성 제암리 순국기념관 등을 돌아보는 ‘평화역사 이야기’부터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안동 임청각과 문경 레일바이크,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등을 방문하는 ‘선비이야기 여행’ 등 10개가 마련됐다. 우리 국토와 역사,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선열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본다. 

문화재청은 광복절을 맞아 이달 10~25일 기념 기간 고궁·종묘·왕릉 등을 무료로 개방한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이 대상으로, 시민 누구나 광복절 뜻을 기념하고 국권 회복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도록 문을 연다. 또한 여름 휴가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에서 여가를 즐기며 국내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길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광복절 당일 광복절 기념 클래식 콘서트 ‘실내악 음향으로 일깨운 광복의 선율’을 무료로 마련했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새야 새야 파랑새야 & 광복군의 아리랑’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노래’ 등을 해설과 함께 연주한다. 전시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대한민국 100년, 역사를 바꾼 10장면’도 관람 가능하다.

# 광화문 광장?서울로 7017?여의도 한강공원, 서울 곳곳 행사

지난해 열린 ‘한강 자전거 한바퀴’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참가자들의 모습./사진제공=서울시

8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8.15 시민대회 국제평화행진’이 열린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시민단체 회원들이 강제동원 피해자, 일본 시민사회, 재일동포 등과 연대해 일본 정부를 향해 공식 사죄와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같은 날 오후 6~10시 ‘서울로 7017’에서는 광복절 기념 평화 버스킹이 개최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를 주제로 ‘미스뚜라’ ‘포도아저씨’ 등 5개 공연 팀이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홀로아리랑’ ‘직녀에게’ 등 곡을 선보인다. 저녁 8시 15분에는 관객들이 함께하는 ‘평화의 아리랑 합창’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2019 한강 자전거 한바퀴’가 열린다. 참가자 2019명이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달리는 대회다. 가장 빨리 도착한 사람이 아니라 ‘안전속도를 준수한 안전챔피언’을 뽑는다. ‘자전거 출퇴근으로 에너지를 절약한 에너지챔피언’ ‘광복절 기념 베스트 드레서인 8·15챔피언’ 등도 시상한다. 

서울시는 광복절 당일 시민청에서 ‘제74주년 광복절 기념 시민참여 특별 프로그램’을 연다. 국악그룹 ‘니나노언니들’이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높이고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공연을 진행하고, 대한독립 만세 운동 도안에 직접 채색해보는 ‘8.15 광복절을 채색하다’ 체험 행사 등도 진행한다. 

#클래식?합창?전시로 만나는 ‘광복절’…즐기면서 교양 쌓기

서울시립교향악단, 국립합창단 등에서 광복절을 축하하는 공연을 열어 시민들을 초대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8월 15일 광복 74주년 기념음악회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한다. 성시연 지휘자를 중심으로 피아니스트 조재혁, 소프라노 임선혜, 베이스 박종민 등이 협연한다. 안익태의 ‘애국가’를 비롯해 아론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 MGR의 ‘독립군의 아내’, 베를리오즈의 ‘장송과 승리의 대교향곡 3악장 절정’ 등을 연주한다. 

국립합창단은 8월 15~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광복절 기념 ‘합창대축제’를 연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인합창단 및 외국인합창단 8개 팀이 평화의 노래를 부른다, 15일 연주되는 칸타타 ‘피스(PEACE)’는 라틴어와 한국어 시, 국악과 관현악이 어우러진 합창곡이다. 16일에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제작한 ‘광야의 노래’를 선보인다.

시립 탑골미술관은 8월 5~16일 광복기념전 ‘역사의 물결, 태극’을 연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한 ‘태극기’가 가진 참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태극기를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와 상설체험, 열린 강좌 등이 진행된다. 대형 태극기 전시와 태극기의 의미를 담은 텍스트 전시, 태극기의 변천을 17단계로 담은 사진전 등을 마련했다.

# 스크린?무대에서 부활한 ‘독립?평화운동가’ 존경심 가득

독립군의 무장항쟁을 다룬 영화 '봉오동전투', 위안부 할머니의 투쟁을 담은 다큐 '김복동' 포스터.

극장을 찾으면 일제강점기 관련 영화가 관객을 맞이한다. 이달 7일 개봉한 영화 ‘봉오동전투’는  1920년 6월 봉오동 일대에서 벌어진 독립군의 무장항쟁을 다뤘다.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유해진 분)’과 발 빠른 독립군 분대장 ‘장하(류준열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8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인권 활동가인 故김복동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27년간 투쟁한 역사를 담았다.

무대에서도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1909년을 배경으로 안중근 의사와 독립군의 투쟁을 그린 뮤지컬 ‘영웅’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달 21일까지 공연된다. 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는 이달 15~16일 일본 침략에 맞서 대한제국을 지키려는 고종황제와 밀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대한제국의 꿈’을 정동 1928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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