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 용기를 기리는 기림비 동상이 세워진다. 기림비 동상이 세워지는 남산도서관 옆(회현동1가 100-266)은 조선시대 국사당을 헐어내고, 일제가 국가종교시설인 조선신궁을 세웠던, 일제 침탈 아픔을 간직한 자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은 광복절 하루 전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수) 15시 제막식을 갖고 시민에게 첫 공개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14)은 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 증언한 날(1991.8.14.)을 기려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됐고, 올해 두 번째 공식 기념일을 맞는다.
남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은 당당한 모습으로 정면을 응시하며 손을 맞잡은 160cm 크기의 소녀 세 명(한국?중국?필리핀)과, 이들을 평화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故 김학순 할머니를 실물 크기로 표현했다.
기림비 동상은 미국 샌프란시코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기여한 미국 캘리포니아 비영리단체 ‘김진덕?정경식 재단’이 서울시에 기증을 제안했고,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로 추진했다.
‘김진덕?정경식 재단’은 201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2017년 '위안부정의연대(CWJC)'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를 설립했다. 독도 캠페인, 독도문제에 대해 백악관 청원서명운동 등을 전개했고, 현재는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촉구 청원운동을 하고 있다.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기림비 동상을 만든 미국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Steven Whyte)가 맡아 제작했다. 두 기림비 모두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참여와 소통’, ‘과거와 현재의 연대’를 형상화했고, 서울 기림비는 세 명의 소녀상 옆 한 켠을 비워 누구나 이들과 손을 맞잡아 채움으로써 완성되는 작품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또, ‘위안부’ 피해 문제를 더 가깝게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단 없이 땅을 딛도록 제작해 시민 눈높이에 맞췄다.
설치 장소는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통해 유명해진 일명 ‘삼순이 계단’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으로는 안중근 의사기념관, 한양도성 현장유적박물관(공사 중) 등이 있다.
제막식에는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원순 시장, 기림비 동상을 기증한 ‘김진덕?정경식재단’의 김한일 대표?김순란 이사장, 마이크 혼다(Mike Honda) 전 미 연방 하원의원, 미 인권단체 ‘위안부정의연대(CWJC)’ 릴리안 싱(Lillian Sing), 줄리탕(Julie Tang) 공동의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서해성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 총감독, 기림비 유치를 처음 기획한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손자 이종걸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막식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담은 음악극 <갈 수 없는 고향>공연, 기림비 동상 제작?선적 과정 영상상영, 제막식 순서로 진행된다. 서울시와 정의기억연대는 제막식과 함께 남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의 정식 이름을 선정하기 위한 시민공모도 진행한다. 16일(금)부터 11월 30일까지 정의기억연대 누리집에서 응모 신청서를 내려받아 신청하면 된다. 공식 이름을 새긴 동판 현판식은 12월 중 현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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