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지만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창업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을 소개합니다.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기업가의 자질과 창업 의지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우수팀들입니다.

지난 6월 25일 경기도 수원 광교에 위치한 공공실버주택 1층 초록쉼표 카페 개소식이 열렸다. 노인들과 지역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초록쉼표가 추구하고자 하는 사업과 프로그램 세부 내용에 함께 귀 기울였다. 정성스레 준비한 다과와 간식, 풍성한 수국 꽃다발이 더해지니 참석자들의 두 눈과 입가에는 따뜻한 호기심이 더해졌다.

수원 광교에 위치한 초록쉼표 외부 전경

"동네에 이런 공간이 생기니 참 좋아. 전화로 신청하면 되는가?”

"네. 어르신 다음번에 전화 혹은 방문해서 꼭 신청하고 카페에 들러주세요.”

초록쉼표 카페 직원은 어르신들이 알아듣기 쉽게 또박또박 큰 소리로 답변 해준다. 초록쉼표 카페는 도심 속 손쉬운 생명 가꾸기로 힐링 커뮤니티를 꿈꾸는 공간이다. 카페의 문을 연 윤소라 유한회사 초록쉼표 대표는 "생활 속에서 노인 세대를 위한 다양한 원예치료로 생명을 키우고 삶의 에너지를 제공하는 데 작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고 말한다.

초록쉼표 윤소라 대표

원예활동 매개체 되어 생활의 활력소 제공

초록쉼표 카페는 유한회사 초록쉼표가 만들고 운영한다. 이곳을 설립한 윤 대표는 스트레스 완화 차원의 원예치료가 참여자의 자존감 회복은 물론, 일상에 활력을 제공하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부터 원예치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도시민의 스트레스가 일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어요. 언젠가 부평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마당을 꾸며주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그 작은 동행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해 준 원천이 었던 것 같아요.”

카페 개소식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

온라인 동호회 활동을 하며 고민을 키워가던 윤 대표는 이러한 고민을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유한회사 초록쉼표를 설립한 배경이다.

# 원예활동 기반의 힐링 프로그램들

현재 초록쉼표는 수원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바리스타 교육장을 겸하는 사무실과 초록쉼표 카페를 운영 중이다. 올해 6월 문을 연 초록쉼표 카페는 실버 공공 임대주택에 입주한 노인들을 원예치료로 건강한 삶을 되찾아 주기 위해 시작됐다.

“실버 공공 임대주택에 입주한 노인들은 입주와 동시에 이미 스스로를 사회적 약자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카페를 방문할 수 있을까?'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셔도 될까?' 등과 같이 본인의 처지를 스스로 비하하기 십상이죠.”

카페 내부 모습

초록쉼표에서는 이 외에도 원예 활동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표적인 사업은 원예 심리지원사업이다. 말 그대로 생명들을 가꾸며 참석자들의 심리·정서가 회복되는 사업으로 반려식물 보급사업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 6월 카페 문을 열면서부터는 커피 자활사업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한다. 이를 통해 시니어 일자리 창출 및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직업 훈련,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직업재활교육을 진행한다. 실제로 교육비 전액을 지원 받아 인턴십을 거쳐 수원시 더함파크에 3명의 시니어 바리스타가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 바리스타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모습 

음악이 있는 가족 힐링 콘서트도 맞춤형으로 개최한다. 가족들 간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음악을 통해 치유해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언젠가 광주의 한 교육 지원청에서 장애인가족들을 대상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눈으로 보는 음악’ 이라는 주제에 맞춰 가족이 함께 악기별 소리를 듣고 함께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나의 반려식물’이라는 테마로 ‘스칸디아모스 정원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행사를 마친 후 한 아버지 한 명이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며 꽃꽂이도 하니 감회가…” 라며 끝내 눈물을 내비치는 일도 있었다.

장애인 가족들을 위한 가족 힐링 콘서트 

# 사회적 농업에서 발견한 희망의 씨앗

유한회사 초록쉼표의 사업이 처음부터 사회적 농업에 맞춰진건 아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준비 초기에는 사업 방향을 지역자활센터와 함께 커피농장의 비닐하우스를 대여해 바리스타 교육과 시니어 사회적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두었었다. 막상 서류심사에는 통과했지만, 정작 현장 심사에서는 탈락됐다.

심사위원들은 “수원은 더 이상 농업지역이 아닙니다. 유럽처럼 큰 농장이나 대규모의 땅에서 짓는 농업의 형태가 아닌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함께 모여 가능한 도시 농업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라는 제안을 건넸다.

유한회사 초록쉼터와 멘토-멘티로 함께 연결되었던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세상’의 강혜령 멘토도 “사회적가치를 농업에 담아 사업을 디자인해보라”는 조언을 했다.

윤 대표는 이를 계기로 사회적가치를 사회적 농업에 담아가기 시작했다.

사회적 농업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하다

“새로 개소한 카페에서는 복도 공간을 이용해보려고 해요. LED 등을 활용해서 실버주택에 입주한 노인, 주민들과 건강한 유기농 먹 거리를 직접 키워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마을 안 공유 냉장고를 희망하며 말이죠.”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새로 생긴 초록쉼표 카페 공간을 보고 유모차를 끌고 온 아기 엄마가 물었다.

“새로 생겼나 봐요. 아기가 있는데 들어가도 되나요?”

이를 가만히 듣던 윤 대표는 테이블에서 일어서며 미소로 새로운 손님을 맞이했다.

“그럼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두를 반갑게 환영하는 초록쉼표 광교점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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