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멍비치’에서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해변에서 뛰노는 모습./사진제공=펫츠고

내리쬐는 태양과 후끈후끈한 열기, 바야흐로 뜨거운 계절 ‘여름’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되는 지금, 피서 계획 세우셨나요? 휴가는 여름을 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지만, 동물들에게는 가장 힘든 때이기도 합니다. 유기동물 증가, 동물관광 이용, 보신음식 소비 등이 동시다발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아끼고 생명을 소중히 하면서 휴가를 즐길 방법은 없을까요? 이번 여름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 어느 하나 빠트리지 않고도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실천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모이면, 이 땅의 작은 생명들도 여름을 보다 행복하게 날 수 있을 겁니다.

# 7~8월 유기동물 급증…“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여름철만 되면 전국 유기동물 보호소에는 버려진 강아지, 고양이로 가득찬다. 텀블벅에서는 유기견을 돕기 위한 여러 크라우드펀딩이 진행 중이다./사진제공=forever with you

유기동물 통계 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유기동물 수는 총 11만 8902마리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7∼8월 두 달간 전국 보호소에 있던 유기동물은 2만 2948마리로, 전체 대비 약 19.3%를 차지했는데요. 특히 여름휴가 기간, 버려지는 동물의 수가 급증한다는 소식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이 유독 휴가철에 더 많이 버려지는 건 ‘맡길 곳이 없다’는 반려인의 무책임함 때문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는데, 돌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거나 애견호텔에 맡기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에서죠. 반려인과 함께 여행지에 놀러 갔다가 예기치 않게 잃어버리는 ‘유실동물’의 수도 꽤 많습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유기?유실동물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반려동물 등록 의무화’를 실시 중입니다. 올해 7~8월 자진신고 기간 이후, 9월부터는 미신고시 과태료를 물린다는 방침입니다. 반려동물을 미리 등록하면 무책임한 유기도 줄고, 잃어버려도 금세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비영리단체 ‘그린볼캠페인’은 ‘나는 쓰레기가 아닙니다’를 주제로 유기견 구하기 여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사진제공=그린볼캠페인 

반려동물의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비사회적기업 ‘반달컴퍼니’는 이웃의 반려동물을 돌봐주고 적립한 시간으로 내가 필요할 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운영 중입니다. 위치 추적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목줄 제작 워크숍을 열어 반려동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돕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비영리단체와 소셜벤처, 동물권단체 등에서 유기견 방지?지원 캠페인, 크라우드펀딩 등을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그린볼 캠페인’에서 이번 여름 ‘나는 쓰레기가 아닙니다(I’m your family)’라는 주제로 유기견 구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입지 않은 청바지를 기부받아 반려견 용품으로 업사이클해 바자회에서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유기견 예방 및 보호를 위한 단편 영화 제작비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 스트레스?비만에 시달리는 관광지 동물들의 눈물 

태국 방콕에서 발견된 초고도 비민 원숭이의 모습(왼쪽)과 독일 론켈리 서커스단의 3D 홀로그램 동물쇼 장면./사진제공=AP(왼쪽), roncalli

얼마 전 태국 방콕의 한 시장에 사는 원숭이가 관광객이 던져준 각종 음식을 먹고 ‘초고도 비만’이 된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과일, 과자, 음료 등을 먹고 배가 땅에 끌릴 정도로 뚱뚱해진 원숭이는 몸무게가 보통의 3배인 27kg까지 불어났는데, 결국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사람이 무심코 던진 음식이 동물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니, 함부로 먹이를 주면 안 되겠죠.

여름휴가 기간,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 방문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때 주의해 피해야 할 것이 바로 ‘동물 관광’입니다. 돌고래 쇼?원숭이 서커스 관람, 말?코끼리?낙타 타기, 호랑이?사자 등 맹수와 사진 찍기, 악어?상어 만지기 체험 등 동물을 활용한 모든 볼거리, 즐길거리가 해당됩니다. 

‘동물 관광’에 동원되는 동물들은 포획 과정에서 목숨을 위협받고, 이후에는 드넓은 자연이 아닌 비좁은 공간에서 지내야 합니다. 관람객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성을 억압받거나 학대를 받으면서 훈련을 받기도 하고요. 온종일 낯선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탓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예민한 상황에서 서로 싸우기도 합니다.

동물 학대를 멈추기 위해 최근 독일의 한 서커스단에서는 실제 동물 대신 3D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동물 쇼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짜 동물이 아니더라도 관객들에게 충분한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죠.

# 바다에서 뛰놀고 헤엄치는 댕댕이…함께 즐기는 축제

8월 강릉 경포 해변에서 반려인-반려견 동반 마라톤이 열린다./사진제공=보듬

동물을 이용하는 관광 대신,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름 축제가 연달아 열립니다. 대표적 여름 휴양지 강원도에는 반려동물도 같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해변이 있는데요. 양양에 위치한 ‘멍비치’는 2016년 문을 연 해수욕장으로, 올해는 8월 18일까지 운영됩니다. 약 100m 거리의 해변에서 반려견과 마음껏 바다를 즐길 수 있는데요. 수영 천재 댕댕이들에게 추천합니다.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는 8월 17일 반려견들의 축제 ‘썸머 댕댕런’이 준비됐습니다. 반려견 동반 마라톤을 비롯해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의 세미나, 유기견 소재 애니메이션 ‘언더독’ 상영회 등이 마련돼 반려인과 반려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여름을 선사한다고 하네요.

‘생태 도시’를 표방하는 전남 순천에서는 8월 22~26일 5일간 제7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개최됩니다. 올해는 ‘해피 애니멀즈-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인간과 동물뿐만 아니라 생태, 자연과의 공존을 다룬 22개국 71편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합니다. 순천을 여행하는 동시에 재밌는 영화도 보고, 생명 존중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보는 건 어떨까요?

# 복날엔 가벼운 먹거리로…건강에 이로운 ‘채소 몸보신’

입맛과 기력을 잃기 쉬운 여름철, 산뜻하고 가벼운 ‘채소 보양식’이 주목받고 있다./사진제공=pixabay

여름철 빼놓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겠죠. 전통적으로 1년 중 가장 더울 때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는 ‘복(伏)날’이 있는데요. 초복?중복?말복 더위에 지쳐 빠져나간 기력을 회복하려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고 문화가 바뀌면서 매해 여름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개 외에도 닭?오리?소?돼지 등 ‘고기’를 먹어 몸보신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한편에서는 평소에 고단백?고지방 식단으로 끼니를 챙겼다면, 복날만큼은 오히려 육류가 아닌 과일?채소?곡류?견과류 등 가볍고 산뜻한 먹거리를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채식을 하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면서 ‘미트프리 건강식’ ‘채소 보양식’ 등도 소개되는데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비건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답니다. 평소 채식이 궁금하거나 체험해보고 싶으셨다면 한번쯤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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