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의를 표명했다./사진=이로운넷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 수익금을 기부해온 소셜벤처 ‘마리몬드’의 윤홍조 대표가 이른바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이 논란이 되자 공개 사과에 이어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표는 5일 마리몬드 홈페이지에 사퇴문을 게재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업무와 관련된 인수인계를 마친 뒤 모든 경영에서 물러나고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마리몬드 측이 투자자를 위한 설명 자료로 작성한 ‘미투 사건 대응 전략’이 유포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문건에서는 ‘미투 이슈 이후 떠난 고객군’을 “가치에 공감하기보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리몬드를 소비한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마리몬드의 가치에 공감하면서 타인에게 쉽게 휩쓸리지 않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연령대 고객군으로 타깃 확장”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1일 SNS를 통해 공개돼 논란이 된 '미투 사건 대응 전략' 문건. 10대 후반∼20대 초반 고객군을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군으로 표현했다./사진=SNS 갈무리

마리몬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꽃으로 할머니들의 삶을 디자인해 티셔츠, 에코백, 텀블러, 머그컵 등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했으며, 수익금 일부를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 문건이 공개되자 마리몬드의 뜻에 동조해 상품을 소비했던 10~20대 이용자들은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해당 문건에서 언급된 ‘미투 이슈’는 지난해 2월 불거진 윤 대표의 아버지인 윤호진 공연제작사 에이콤 대표의 성추행 의혹을 말한다. 당시 윤호진 대표는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하신 분의 소식을 들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피해자분의 입장에서 피해자 분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과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아버지의 미투 논란으로 마리몬드에 불똥이 튀자 전략을 세운 것으로 분석했다. 윤 대표는 문건으로 논란이 불거진 다음 날인 2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2018년 2월 발생한 미투 이슈에 연관된 후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다”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료를 작성하던 중 투자를 받고자 하는 조급한 마음에 ‘미투 이슈로 떠난 고객은 일부’라는 의미를 담고자 했으나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확산되자 윤 대표는 결국 사퇴 의사까지 추가로 밝혔다. 그는 “마리몬드라는 브랜드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향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마리몬드의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할 분을 대표로 모실 것”이라고 전했다.

윤홍조 대표가 마리몬드 홈페이지에 올린 대표이사 사퇴문./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