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색 결혼풍속, 솔로 웨딩 -NYT
일본의 이색 결혼풍속, 솔로 웨딩 -NYT
  • 이로운넷=이정재 시니어 기자
  • 승인 2019.08.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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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너무 많은 걸 포기해야...재정적 안정 갖추면 굳이..."
자유를 갈망하는 일본의 직장여성...기업들도 관련 서비스 출시 잇달아
출산율 감소 우려로 지자체 캠페인 전개에도 부정적 인식 확대

 

솔로 결혼식을 위해 포토세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NYT
솔로 결혼식을 위해 포토세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NYT

#우아한 스켈럽장식과 커다란 후프 스커트가 달린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홀로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두 사람이 결혼하는 전통적인 결혼식이 아니다. 대신, 거의 30명의 친구들이 작년에 도쿄의 가장 유명 연회장에 모여, 하나오카(31세)가 그녀의 싱글 자아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을 목격했다. 하나오카는 "나 자신의 힘에 삶을 의지하고 싶었다."고 단독 결혼식에 참석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며 홀로 무대에 섰다.

뉴욕 타임즈(NYT)가 8월 3일(현지 시간) 결혼을 기피하는 일본여성들의 이색적인 결혼풍속도를 보도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5세 이후에 미혼으로 남아 있던 일본 여성들을 크리스마스 케이크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는 12월 25일 이후에는 팔 수 없는 오래된 명절 페이스트리에 비유하는 비방이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노골적인 모욕은 많은 일본 여성들이 가정에 얽매인 고달픈 삶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방식을 거부하고 점점 더 많은 수의 일본 여성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함에 따라 사라지고 있다는 것.

매체는 일본 여성들은 그들의 일과 새로 발견된 자유에 초점을 맞추면서, 결혼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늘고 있지만, 한편으로 일본의 감소하는 인구를 되돌리려고 애쓰는 정치인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여성 20명 중 한 명만이 50세가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통계에 의하면 7명 중 1명의 여성이 결혼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리고 35세에서 39세 사이의 여성들의 경우, 그 비율은 훨씬 더 높았다. 20년 전의 10퍼센트에 비해 거의 4분의 1이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5세~64세 일본여성의 70%가 직업을 가지고 있다/사진제공=NYT
15세~64세 일본여성의 70%가 직업을 가지고 있다/사진제공=NYT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일본 내 점점 더 많은 수의 기업들이 독신 여성들, 특히 미혼 여성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여성전용 노래방, 솔로 전용 식당과 아파트 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여행사들은 미혼 여성을 위한 투어상품을 개발하고, 사진관에서는 여성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혼자 신부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할 수 있는 세션을 제공한다.

여성전용 노래방/사진제공=NYT
여성전용 노래방/사진제공=NYT

일본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작년에 결혼하는 커플의 수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본의 전체 인구 감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결혼률이 6년 연속 하락세라는 것이다. 물론, 혼외 아이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출생아 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해 일본 국내 출생아 수가 189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인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열심인 지자체들이 부부동반 캠페인에 나섰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남자, 아이들,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에 의해 제한을 받아온 점점 더 많은 일본 여성들에게 독신생활은 해방의 한 형태다. 도쿄 소피아 대학 정치학과 미우라 교수는 "결혼을 하면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솔로는 너무나 많은 자유와 너무나 많은 독립"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일본 여성들의 여러 생각을 전했다.

도쿄의 한 출판사 이사인  미키(49)는 "여성이 결혼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안정된 재정생활을 하기 위한 것이지만 홀로도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그이유로 결혼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행정관으로 일하며 자신이 사들인 콘도에서 살고 있는 시게코 시로타(48)는 결혼한 친구들 중 많은 수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물며 남편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여성들이 주부로서 집안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한 그들은 행복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남편은 그저 돌 봐야 할 큰 아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며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시부야는 "일부 여성들은 스스로 연약함을 느끼기 때문에 결혼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릴 때는 부모의 관계가 목가적으로 보였지만 성인이 된 후, 나는 어머니가 많은 짐을 져야만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예전에는 남편이 집안의 보스였고 아내들은 고분고분하고 약한 위치에 있었다"고 말했다.

NYT는 작년에 단독 결혼식을 올린 하나오카의 사례도 전했다. 그는 두 명의 룸메이트와 함께 도쿄 외곽에 있는 허름한 집을 공유하고 있다. 외로움이 슬금슬금 밀려들면, 그녀는 자신을 지지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기 위해 의식의 영상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하나오카는 어릴 적 그녀의 어머니가 종종 불행해 보였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그녀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많은 어머니들이 자식을 돌보기에는 너무 애를 쓰지만,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하나오카는 "내가 엄마가 되면 나 자신이 아니라 일본 사회가 요구하는 어머니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녀는 데이트를 하고, 검소하게 살고, 자유를 만끽하며 지난 가을 멕시코로 여행을 떠났다.

https://www.nytimes.com/2019/08/03/world/asia/japan-single-women-marriage.html?partner=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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