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줄기 볶음과 새 프라이팬>
1.
프라이팬을 '또' 사들였다. 이번엔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코팅이 벗겨진 게 얼마 전, 고민하다가 헌 팬을 모두 내버리고 스테인리스 제품을 한 세트 구입했다.
다루기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반영구적이라고 하니 매번 교체하는 것보다 경제적일 듯싶었다(핑계일까?).
인터넷을 뒤져 다루는 요령도 배웠다. 약불에 가열하되 물방울이 도르르 굴러다닐 정도여야 한다. 그리고 식용유를 두른 뒤 잠깐 기다렸다가 사용하라.
그 방법으로 해본 결과 계란후라이도 눌어붙지 않게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2.
문제는 오래 사용할 경우다. 생선을 굽거나 전을 부치면 조금씩 그을음이 생기더니 팬 전체가 새까매지는 것이 아닌가.
일단 새까매지면 문제가 크다. 식초를 타서 끓여도, 전용세척제를 사용해도 쉽게 벗겨지지가 않는다. 한여름 한바탕 씨름하다 보면 기운이 다 빠질 정도다. 그 다음부터는 좀체 전이나 튀김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마을 인터넷 카페에 괜찮은 코팅팬 세트가 싼값에 올라왔다. 난 잠시 고민하다가 연락을 했다.
프라이팬 세트를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세트를 사들였으니, 뭐라고 할텐데?
“아무래도 코팅팬도 필요할 것 같아요. 볶음이나 탕은 스텐팬이 좋은데 튀김하고 전은 자꾸 그을음이 생겨서.”
내가 눈치를 보며 조심조심 운을 뗐건만 아내의 대답은 의외로 담담하다. “그래요, 그 나이에 불편하면서까지 음식을 할 필요가 어디 있어.”
순간 하춘화, 고봉산의 <잘했군 잘했어> 노래가 들렸다. 환청인가?
3.
<고구마줄기 볶음>
아직 고구마는 크지 않아도 줄기는 먹을 만하다. 고구마줄기도 좋은 식자재다.
다만, 껍질 벗기기가 어려운데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딱 10초 정도 데친 다음 얼른 찬물에 담그면 훨씬 손쉽다.
4.
<재료>
고구마줄기 1줌, 들깨가루 1스푼, 육수 1/2컵
5.
<조리법>
1. 줄기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예열한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볶는다.
3. 줄기를 넣고 3~4분 볶는다.
4. 육수와 들깨가루를 넣은 뒤 뚜껑을 덮고 약불에 10분 정도 뭉근하게 끓니다.
5. 국간장 1/2스푼으로 간을 맞춘다.
6. 부드럽게 익으면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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