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월드컵 4일차,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를 치르는 한국 대표팀.

주거빈곤층 자립 의지와 부정적 사회인식을 개선하는 국제축구대회 '홈리스월드컵(Homeless World Cup).' 올해 17번째 열리는 이 행사는 7월 27일부터 웨일즈 카디프 지역에서 진행 중이다. 50여 개 국 500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해 8월 3일 막을 내린다. 현재 한국 대표팀은 4승 4패의 성적을 거두었고, 올해 최초로 우승컵을 목표로 한다.

한국 대표팀은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가 공식 주관사를 맡아 2010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참가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후원과 '사랑의열매' 지원으로 참여 중이다. 한국 팀은 이틀간 아일랜드(8:3 패), 네덜란드(7:6 승), 남아프리카공화국(10:2 패), 이탈리아(6:1 패)와 치른 1차 예선을 2승 3패로 마무리했으며, 현재 2차 예선을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9:4 승), 체코(6:1 승), 코트디부아르(7:14 패)를 상대했으며, 1일 오후 6시(현지시간) 홍콩과 예선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차 예선을 마친 후에는 승패를 따져 44개 남성팀은 8팀 씩 순위별로 나눈 후 총 최종 리그 6개가 진행된다. 선수들은 최종 리그에서 각 리그 우승컵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우승컵을 건 결승전과 세레모니, 선수 개인상 수여식은 현지시간 8월 3일에 개최된다. 

홈리스월드컵 국가대표 팀. 행사는 홈리스월드컵 공식 유튜브와 빅이슈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으며, 지난 경기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팀은 1962년생부터 2002년생까지 성인 홈리스 3명과 부산 ‘만사소년’ 출신 청소년 홈리스 5명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만사소년은 위기청소년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호통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 판사가 만들었다.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선수들을 대상으로 현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1차 예선에서 2승을 거뒀습니다. 한국 팀 역대 최고의 성적인데, 소감이 어떤가요?

▶김영환 선수 :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서 뿌듯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기도 합니다. 남은 경기 다치지 말고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구본철 선수 : 부산 청소년 친구들이 경기를 잘 해줬고 실력은 부족하지만 매 경기 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보상이라 생각합니다.

Q. 경기 시작 10초 만에 김대웅 선수의 첫 골이 터졌습니다. 홈리스월드컵 재단에서 선정한 이 경기의 ‘위대한 골’로 뽑혔는데, 김대웅 선수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김대웅 선수: 대한민국팀의 첫 골을 넣은 것, 위대한 골로 선정된 것 모두 팀 동료들이 함께 잘해줬기 때문입니다. 특히 강정호 선수가 골을 넣기 쉽게 어시스트를 잘해줘서 제가 운 좋게 골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Q. 개막식 퍼레이드에서 특색 있는 한복을 입고 태극기를 휘날리는 퍼포먼스를 보여 카디프 시민들과 각국 선수들의 주목과 환호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한 아이디어인가요?

개막식에서 한국 대표팀은 테마 한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선수단 : 빅이슈코리아에서 '즐기는 한복 문화'를 만들어 가는 기업 ‘한복남’에 홈리스월드컵 퍼레이드를 소개하고 협찬 제의를 했습니다. 한복남 박세상 대표가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일반 한복이 아닌 왕, 무사 등의 '테마한복'을 추천 및 협찬했습니다. 독특한 전통 의상으로 퍼레이드 출발 전부터 타국 선수들과 현지 스태프들의 관심과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했습니다. 한복을 통해 한국의 전통 의상 및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유쾌하고 의미 있게 퍼레이드를 즐겼습니다.

Q. 남은 경기를 앞둔 다짐을 들려주세요.

▶강정호 선수 : 우리가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남은 경기 모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적으로 드래곤 컵(우승컵)을 꼭 들어 올리겠습니다!

▶김영환 선수 :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힘들어도 한 발 더 뛰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시합에 임하겠습니다.


국내외 크라우드펀딩과 함께한 ‘2019 카디프 홈리스월드컵’

영국 유학생들이 2019 에딘버러 마라톤에 참여하면서 개설한 홈리스 월드컵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사진=저스트기빙 홈페이지 캡처

올해는 특별히 영국 유학생들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선수단을 응원했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한인교회 소속 유학생 8명이 자발적으로 응원단을 구성해 크라우드펀딩을 실시했고, 모금된 돈으로 선수들에게 도시락을 매일 제공하고 있다. 에딘버러 대학에서 석사 공부 중인 홍시환 학생이 HWF(홈리스월드컵 재단) 창립자 멜 영(Mel Young)의 강연을 듣고 다른 유학생들에게 홈리스월드컵을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 4월 30일 영국의 기부 플랫폼 ‘저스트기빙(JustGiving)’에 펀딩 프로젝트를 열어 7월 29일까지 지속적인 모금활동을 해왔다. 총 96명의 기부로 £1,099(한화 약 160만 원)가 모였다.

응원단 측은 “처음에는 과연 우리가 힘이 될까 싶었지만, 카디프에 도착해 선수들을 직접 만나 응원하고 연대하면서 공 하나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며 “대회 이후 선수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기고 희망찬 미래와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를 바라며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빅이슈코리아와 편집샵 폴더가 홈리스 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진행하는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펀딩 후원금은 리워드 제작과 배송을 제외하고 100% 홈리스 자립지원 비용으로 사용된다.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또한, 빅이슈코리아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폴더,’ 일러스트 작가 강한과 협업해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으로 홈리스 자립 지원비 마련을 위한 홈리스월드컵 굿즈를 판매 중이다. 홈리스월드컵의 슬로건인 ‘A Ball Can Change The World(공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와 전 세계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를 상징하는 일러스트를 새긴 숄더백, 친환경 소재 텀블러, 엽서·스티커 등이 리워드다. 9월 1일까지 진행된다.

[Tip] 홈리스들의 축제, '홈리스월드컵'의 규칙을 알아보자!

기본 규칙
- 골키퍼 포함 4명 vs 4명. 교체선수 최대 4명으로 구성.
- 모든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을 시, 경고 또는 패널티 부여.
- 전·후반 7분씩 진행되며 전·후반 사이 1분 휴식 (총 15분).
- 선수는 일생동안 단 한 번만 참여할 수 있음.

세부 경기 규칙
- 반드시 한 명 이상의 선수는 상대 진영에 항상 위치해야 함.
- 골키퍼는 골을 넣을 수 없으며 패널티 라인을 떠날 수 없음.
- 골키퍼는 손 사용시 어깨 아래 높이로 패스 진행.
- 골키퍼가 패스를 손으로 받거나 3회 이상 패스를 받을 시 패널티 부여.
-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는 패널티 구역에 들어갈 수 없음.
- 모든 프리킥은 간접이며 상대팀의 모든 선수는 공에서 2m 이상 떨어져야 함.

경고·칭찬 카드 규칙
- 블루카드 : 2분 간 퇴장 / 한 경기에 두 번의 블루카드를 받으면 경기 참여 불가
- 레드카드 : 퇴장 / 해당 경기 3명으로 진행

순위 결정 규칙
- 승점이 같은 경우 : 승점 > 페어플레이 > 다득점 > 맞대결 > 골득실 순으로 순위 결정

 

사진 제공. 빅이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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