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열린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이전 개원식에서 연구 공모에 선정된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모습./사진제공=SK

‘사회성과 인센티브는 기업의 재무성과에 도움이 될까?’ ‘세대와 계층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가치 창출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SK그룹이 사회적가치 측정 및 활용 확산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가치연구원(Center for Social value Enhancement Studies?이하 CSES)’이 개최한 연구 공모전에서 나온 주제들이다. 지난해 4월 서울 역삼동에서 문을 연 CSES는 최근 한남동으로 확장?이전해 지난달 30일 개원식을 열었다. 

이형희 SK SV 위원회 위원장은 “CSES가 한남동으로 오면서 연구원으로서 더 모양새를 갖추고 개방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적 변화가 우리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기업?사회?세상을 바꾸는 단초를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그룹에서도 온 힘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CSES에서 지난 1월 ‘사회적가치’를 주제로 한 연구 공모에서 선정된 우수작의 발표 및 시상식이 함께 진행됐다. 대학생부터 석사?박사?교수까지 경계와 형식을 허물어 연구를 공모한 결과 총 176편이 접수됐다. 3단계 심사 과정을 거쳐 대상 4편(상금 각 3000만원), 최우수상 3편(상금 각 1000만원), 우수상 10편(상금 각 500만원) 등 총 17편을 선정했다. 

CSES 연구 공모에서 대상을 받은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세대와 계층에 따른 기업 사회적가치 창출의 효과적인 소통 방안’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다./사진제공=SK

CSES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4개 논문 중 3개 팀이 직접 발표한 연구 내용을 소개한다. 

먼저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정선문 박사과정 팀이 ‘사회적가치 유발계수’를 주제로 ‘사회적기업에서 인센티브 계약의 역할(Role of Incentive Contracts in Social Enterprises)’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회적기업 130여개 팀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성과 인센티브가 기업의 재무성, 직원의 근속연수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둘째로 현은정 홍익대 경영학과 조교수가 ‘사회적가치 지수’를 주제로 ‘빅데이터와 자연어처리기법을 통한 사회적 가치 측정도구 개발’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현 교수 팀은 빅데이터를 통해 내부 이해자인 경영진(지속가능경영 보고서)과 외부 이해자인 소비자(트위터)가 인식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방안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다. 

셋째로 이경미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 자유 주제로 ‘세대와 계층에 따른 기업 사회적가치 창출의 효과적인 소통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팀은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은 손실 방지, 기성세대는 이익 중심 메시지에 설득된다는 정반대 성향을 발견했다. 사회적가치 창출 활동이 미래의나쁜 결과를 막는다는 ‘손실 방지’ 메시지를 줬을 때, 젊은 세대는 사회적기업을 더 신뢰한다는 결론이다.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상을 받은 마지막 팀은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천경훈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사회적가치 거래소’를 주제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사회적가치 거래소의 설립과 운영’에 관해 연구했다. 사회혁신이 거래되고 상장되는 플랫폼을 만들어 사회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CSES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조언하는 장용석 교수, 이숙종 교수, 이재열 교수(왼쪽부터)의 모습./사진제공=SK

이날 개원식에는 CSES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제언 및 참가자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지난해 CSES 이사장을 맡았던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구원의 주요 역할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이라며 “관련 데이터를 공유해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앞으로 CSES에서 창의적 연구를 통해 창발적 아이디어를 내놓아 미래로 창달해나가길 기원한다”며 “판을 뒤집고 판을 엮으며 판을 깔아주는 역할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숙종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CSES가 싱크탱크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펀딩?아이디어?임팩트’라는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CSES가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는지 살피고, 사회가치 분야의 육성?교육?연구를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나석권 CSES 원장은 “장 교수님 말씀대로 사회적가치 분야의 ‘큰 판’을 깔고 뒤집고 엮어보는 노력을 저희부터 해보겠다”며 “함께 그 판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CSES는 기존 연구원 20명에 이번에 외부 전문가 40여명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사회적가치 표준화 작업에 동참하기로 한 연구진 및 공공기관, 회계법인, 학계 전문가 등이 4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공공기관과 공통 적용이 가능한 사회적가치 지표 제작을 공동 연구 중이며,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사회적가치 측정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최태원 SK회장(앞줄 왼쪽 5번째)과 사회적가치연구원 구성원들이 지난 30일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이전 개원식을 마친 뒤 기념 촬영하는 모습. 최 회장은 CSES의 이사장을 맡아 전폭 지원에 나선다./사진제공=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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