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온 홍콩 시민들. 한 참가자는 "쏘지 말라"는 배너를 들고 있다. /사진=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영상 캡처

홍콩에서 8주째 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 되고 있다. CNN은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가장 정치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는 등 각국 외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7,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와 BBC 등에 의하면 일요일 홍콩 중심상업지구에서 시작된 평화 시위에 검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사방에서 들어서며 가두 시위로 번졌다. 시위대는 "홍콩을 되찾자," "우리 시대의 혁명" 등 구호를 외치고, "폭력을 멈춰라"라는 배너를 들었다고 전했다.

CNN은 시위대가 도시 한가운데로 행진해야 한다는 경찰 명령을 어기고 여기저기로 흩어졌다고 보도했다. 상황은 빠르게 악화돼 시위 진압 경찰들이 최루탄고무탄을 쏘는 등 거리가 연기로 가득 찼다. CNN에 의하면 시위대는 급조한 방패와 대나무 막대기, 벽돌, 계란 등을 활용해 반격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지는 29일(현지시간) 오전 12시 30분 부상자 16명이 퀸메리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병원 당국의 소식을 전했다. 오전 2시에는 최소 49명이 승인되지 않은 집회를 열고 무기를 지녔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NYT와 CNN은 중국 정부의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이 공격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저번주 시위에서는 시위대가 건물을 훼손하고 국가 휘장에 페인트를 던지고 벽에 낙서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중국의 통치권에 대한 공격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시위에 참여한 17살 고등학생 헨리 펑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평화로운 시위를 원하지만, 억압 하에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거리나 건물을 점거해야 평화 시위자들이 안전함을 느끼고 나올 수 있다"고 무력 시위 전략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SCMP지는 국무원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HKMAO)이 오늘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현 상황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이후 처음 하는 기자 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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