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과 사랑의 매>
1.
- 그때는 왜 그렇게 심하게 매를 드셨어요? 우리를 부랑아로 여기셨나요? 개교 목적이 교육보다는 교화에 있었던 건 아닌가요?
얼마 전, 오랜만에 은사님을 뵙고 그간 궁금했던 일을 물어보았다. 1973년 입학했으니 벌써 45~46년 전 얘기다.
재건중학교는 검정고시를 합격해야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한 이른바 무자격 교육기관이었다.
196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무취학 아이들을 수용한다는 명분하에 전국에서도 꽤 많은 지역에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내가 다닌 학교는 그중에서도 유독 가혹하게 학생들을 다루었다.
등교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 어떻게 가해질지 모를 무자비한 매질과 기합에 불안해했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후일 삼청교육대 소식을 보며 그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으니. 우리가 정규학교 아이들이었더라도 그렇게 대했을까?
2.
- 후회스러운 점이 많기는 해도 너희를 부랑아로 생각한 선생은 아무도 없다. 월급도 없이 자원봉사처럼 일해 온 시절이야.
비록 분위기가 다소 폭력적으로 흐르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검정고시 합격생을 한 명이라도 더 내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싶구나.
선생님은 그렇게 대답하셨다. 그 말씀이 맞을 것이다. 아니면, 자기 돈과 시간을 써가며 아이들과 싸울 이유가 어디 있었겠는가.
난 그저 선생님께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열서너 살 아이들에게 가한 가혹한 폭력이 어떤 의미였는지.
군사정권의 시대적 분위기, 검정고시 합격이라는 관문, 어느 정도의 열등감들이 어울려 빚어낸, 신기루 같은 시절이었다.
그 폭력에 일말의 애정이라도 없었다면 우린 또 얼마나 더 아파해야 했을까?
3.
<짜장면>
맛과 상관없이 중국집마다 맛이 달라 자꾸 사먹게 되는 짜장면. 이제 집에서도 얼마든지 중국집 못지 않은 짜장면을 만들 수 있다.
4.
<재료> 5~6인분
춘장 200g, 대파 1줌, 양파 5~6개, 큰 감자 1개, 당근 1/2개, 돼지고기 200g, 중화면, 전분물(전분1T, 물 3T)
5.
<조리법>
1. 재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놓는다.
2. 예열한 팬에 식용유 100g을 넣고 춘장을 5분 정도 볶는다.
2. 볶은 춘장은 따로 담고 춘장 볶은 기름으로 다진대파를 볶는다.
3. 고기를 비롯해 채소(감자, 양파, 당근)를 넣고 익을 때까지 볶아준다. 이때 양파가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데 이때 양조간장 1~2스푼을 추가한다. 양파가 갈색이 되면 감자를 비롯해 채소도 다 익는다.
5. 춘장, 굴소스 1~2T, 전분물을 넣고 고루 섞이도록 살짝 끓인 다음 불을 끈다.
6. 계란, 오이 등으로 장식해 내놓는다.
7. 면은 냉동중화면이 좋다. 없으면 칼국수 생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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