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인액터스(ENACTUS: Entrepreneurial. Action. Us.)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기업가 정신 실천 공동체입니다. 2004년 인액터스 코리아 출범 이후 현재 전국 약 30개 대학에 지부가 있으며, 5000여 명의 누적회원을 배출했습니다. 인액터스는 지도교수와 기업인들과 함께 경제 개념을 적용해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각 대학의 인액터스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이로운넷에서 확인하세요.
서울대 인액터스 우승 현장. 회장은 울면서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올해 국내대회 챔피언은... 서울대입니다!”

24일 열린 인액터스 국내대회(NC) 결승전 우승자 발표 현장. 올해 미국 샌디에고 열리는 인액터스 국제대회 참가 티켓을 거머쥔 서울대 학생들은 부둥켜 안고 뛰었다. 7번째 우승. 국내 인액터스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날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콘서트홀은 인액터스 학생, 학부모, 인액터스 졸업생, 기업 관계자 등 500명으로 북적거렸다. NC는 매년 전국 대학에 있는 인액터스 팀이 1년 동안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실시해 이뤄낸 지역 사회 변화를 공유하는 자리로, 이틀간 진행된다. 첫날에는 예선전을, 둘째날에는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펼쳐 우승자를 가린다. 올해부터 행사를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인액터스 이보균 의장은 결승전 직전 “기업가 정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한국 인액터스는 지난 15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30여개 대학에서 졸업생을 3000명 이상으로 배출한 사회적 자산”이라며 “인액터스의 가치인 상상력, 용기, 의지, 협동,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이끌어나가기 기원한다”며 대회 개최를 축하했다. 또한 연세대 김용학 총장은 축사를 통해 “산업사회에서 필요했던 인재상이 ‘똑똑함’이었다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상은 ‘따뜻함’”이라고 말했다. 올해 NC는 연세고등교육혁신원과 협력해 개최했으며, 연세대에서 무상으로 장소를 제공했다.

장애인·헌책방·환경 등...선정 문제·해결 방식 제각각

오전에 진행된 준결승전에 올랐던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서울캠퍼스, 이화여대, 인하대, 전남대, 충남대 등 10개였다. 점심 식사 후 결승전에 오를 4개 대학(고려대, 동국대, 연세대, 서울대)이 발표되는 순간, 호명된 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깃발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고려대 인액터스 코마 팀은 대체 의사소통 수단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ACC가 더 많은 곳에서 활용될 수 있게 작업한다.

결승전에 오른 대학 인액터스 발표자들은 각각 17분간 1~3개의 프로젝트를 발표자료와 함께 발표했다.

맨 처음 발표를 맡은 고려대 참가자들은 보호종료아동,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 환경 등을 위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보담’ 프로젝트는 보호종료아동의 독립성과 자신감을 강화하기 위해 ‘나로서기 교육’을 진행하고 ‘허들링 커뮤티니’를 운영했다. 나로서기 교육으로 시설 퇴소 청소년들을 체인지 메이커스로 양성하고, 허들링 커뮤니티로 이들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했다. ‘코마’ 프로젝트는 뇌성마비 장애인, 말 운동장애인 등 대체 의사소통 수단이 필요한 장애인을 수혜자로 설정했다. 코마 팀은 이들에게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AAC 존(zone)’을 늘리는 노력을 한다. AAC는 의사소통에 장애를 느끼는 이들이 사진, 그림, 몸짓 등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든 보완수단이다. 버려진 자전거를 업사이클링하는 ‘뉴턴’ 프로젝트는 폐자전거의 체인을 이용해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교구 ‘체인어블’을 판매한다. 현재까지 17개의 업사이클링 수업을 열었으며, 교구는 KC 인증까지 받았다.

이어 발표를 진행한 연세대는 청계천 헌책방거리를 살리는 ‘책 it out’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책 it out 팀은 수입 감소로 문을 닫는 헌책방을 살리려는 목표를 가졌다. 버튼을 누르면 헌책방 사장이 추천하는 책이 나오는 ‘설렘자판기’를 운영하고, 헌책방 사장이 다양한 주제에 따라 고른 책을 담은 미스테리 책상자 ‘설레어함’을 판매했다. ‘받아쓰기’ 프로젝트는 잘 사용하지 않는 악기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악기 공유 플랫폼을 운영한다. 낙원상가와 협력해 중고악기도 대여한다. 현재까지 78개 악기를 공유·대여하는 성과를 냈다. 추후 레슨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음’ 프로젝트는 북한 이탈 주민들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북한 이탈 주민들이 익명으로 대본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하는 팟캐스트 ‘사부작’을 운영 중이다. 추후 이 오디오 자료들을 축적해 한국 학생들이 탈북민에 대해 올바른 시선을 기를 수 있게 교육 자료로 가공한다는 목표를 가졌다.

작년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 동국대는 올해 2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비에이블’과 ‘코넷(Co:net)’이다. 비에이블은 종로구 비둘기보호작업장과 협력해 차 브랜드 ‘우리다’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제품 포장, 기획, 시음, 디자인 등 다양한 일거리를 제공하고 더 나은 임금을 보장한다. 코넷은 발달장애인 고용 연계 및 컨설팅을 목표로 한다. 시중에는 발달장애인의 원활한 구직 활동을 위한 사전 교육 자료가 없다는 문제점에 착안해 교육자료를 자체 제작하고 3개 복지관과 MOU를 맺어 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다. 추후 HR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해 고용주가 채용시 참고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마지막 발표주자이자 우승을 거머쥔 서울대가 선보인 프로젝트는 ‘봄그늘,’ ‘두드림,’ ‘다인’ 등이다. ‘봄그늘’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마음보듬사’라는 특화 직업을 개발했다. 빛이 차단된 어둠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주제로 5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직업으로, 1기 마음보듬사는 5명, 2기는 6명이 활동 중이며 현재까지 136명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두드림’은 노인 지하철 택배 플랫폼을 구축해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다. 만 65세 이상 노인이 지하철을 이용해 제공하는 퀵서비스로, 2개월 간 40건의 배송 업무를 진행했으며, 올해 말까지 서울 11개 시니어클럽 제휴를 확보했다. ‘다인’은 취약계층과 식품 유통업체의 여유식품을 연결하는 플랫폼 '다인테이블'을 운영한다. 유통기한이 절반 이하 남은 식품을 6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올해 인액터스 국내대회는 15번째 대회로, 연세대에서 열렸다.

대학 단위 외에도 개별 프로젝트와 개인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이 이어졌다. 새로 만들어진 프로젝트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 모델에 주는 ‘라이징스타 어워즈,’ 인액터스 활동 학생 중 선정해 주는 ‘人액터스 어워즈’도 시상했다. 라이징스타 어워즈에는 경기대 ‘다드림, ’중앙대 '월간흑석,' 홍익대 '파랑' 팀이 선정됐다. 人액터스 어워즈 리더십(leadership) 부문에는 연세대 박병선 학생, 공감(empathy) 부문에는 홍익대 권선유 학생, 기여(contribution) 부문에는 숙명여대 최유라 학생, 기업가 정신(entrepreneur) 부문에는 중앙대 윤주윤 학생이 선정됐다.

서울대 인액터스는 우승 상금으로 1000만 원을 받았다. 올해 10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인액터스 국제대회에 참가해 외국 대학교 인액터스 팀들과 경쟁을 벌인다. 서울대 인액터스의 김소영 회장은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프로젝트로 국내대회에 출전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이렇게 좋은 성과를 얻어 정말 기쁘다"라며 "오늘 발표한 세 프로젝트 모두 특정 몇 명으로 대상자를 한정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확장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많이 했고,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며 곧 있을 세계대회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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