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11주년] 하승창 전 BH 수석 "도시재생, 경제 넘어 도시문제 모색해야"
[창사11주년] 하승창 전 BH 수석 "도시재생, 경제 넘어 도시문제 모색해야"
  • 대담=신혜선 이로운넷 편집장·머니투데이 뉴미디어본부 부장/정리=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7.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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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④ 25일 '2030세이가담' 기조연설 - '지역의 자립자치와 사회혁신'
"문제 인식부터 해결까지 지역이 주체...중앙 역할 달라졌다"
"오래된 공간에서 꿈꾸는 혁신 의미...스토리를 살리며 민관 서로 신뢰해야"
하승창 청와대 전 시민사회 수석을 지난 7월 15일 경복궁 야외카페에서 만났다. 하 전 수석은 이로운넷 창사 11주년으로 준비한 사회혁신 컨퍼런스 ‘2030세이가담'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주변에서 ‘엉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2008년 이후에 공간을 중심으로 운동을 구성해보자고 말하고 다녔던 게 시작이었던 거 같은데. 예전에 ‘씽크카페’ 컨퍼런스를 열었는데, 당시만 해도 ‘뭘 하려고 하는 거냐’ 그런 반응이 주였어요. 컨퍼런스를 통해 무슨 퍼포먼스를 하자는 게 아니었고요, 단지 사람들이 참여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러다 2011년에는 아예 홍대 앞에 카페를 차렸죠.”

장맛비가 예고된 지난 15일, 경복궁 야외카페 ‘뜨락’에서 만난 하승창 청와대 전 사회혁신 수석은 본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엉뚱함’을 담은 선한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읽히는 표정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베를린에서 7개월을 열심히 걷고 보고 왔다”는 그의 표정에는 지역과 공간을 향한 궁리가 더해져 있었다(실제 그의 궁리는 이미 시작된 듯하다).

그의 고민이 확장된 계기는 실은 ‘베를린’ 이전이다. 이른바 새로운 세기를 맞으면서 시민운동에 대해 달라진 생각의 파편들이 모아지고 있었다.

“90년대 시민운동은 중앙 집중 방식일 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제가 몸담았던 경실련 같은 조직을 예로 들어도 중앙이 있으면 지역에 지부가 있는 형태죠. 지역의 구체적인 문제가 중심이 아니라 중앙의 의제를 지역에 그대로 가져다 놓는 방식. 구체적인 삶의 문제는 작아도 제도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많았으니, 타당한 측면이 있었어요. 다만, 이제는 중앙 조직의 역할이 기존과는 달라졌다고 봅니다. 지역의 좋은 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중앙 차원으로 끌고 오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중앙 조직이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역할이 달라진 거죠.”

하 전 수석이 25일, 이로운넷 창사 11주년으로 준비한 사회혁신 컨퍼런스 ‘2030세이가담(세상을 이롭게 가치를 담아 2030년까지 사회혁신 의제를 끌고 간다)’에서 ‘지역의 자립, 자치와 사회혁신-베를린에서 본 것들’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수락한 이유는 ‘로컬, 가치를 담은 미래’라는 의제에 이런 고민의 맥락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베를린의 생활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현지 정부 관계자의 말 한마디가 그것이었다고 답했다.

“(우리는) 오래된 공간에서 혁신을 꿈꾼다.”

지난 10년 넘게 생각해온 지역과 공간의 의미가 한 명제로 정리된 순간이었다.


Q. 베를린에 7개월간 머물면서 돌아보고 공부했던 생활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하 전 수석은 "재생은 단순 복원이 아니라, 그 스토리가 담겨있는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 지금과 연결하는 방식을 택하는 식"이라고 강조했다.

A. 베를린 파트너스(베를린 경제 진흥기관) 국장이 자랑스럽게 말하더군요. “우린 이렇게 오래된 공간에서 혁신을 꿈꾼다.” 베를린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 자신감은 대단했어요. 저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1km가 조금 넘는 분단의 장벽인데, 분단과 관계된, 통일에 관계된 그림을 그 벽에 그리게 했습니다. 분단의 장벽이 있던 자리가 아닌 다른 공간, 즉 갤러리가 됐어요.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그 곳은 오래된 공간에서 혁신을 꿈꿔서 다른 걸 만든 일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죠. 거의 100년 된 ‘바빌론 극장’도 마찬가지에요. 거기서 100년 전 만든 무성 영화를 트는데, 현대의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연주합니다. 무성 영화가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당시 영화는 SF 소재였는데, 100년 전 만든 SF 무성영화에 오케스트라 라이브 음악이라니. 이 경우는 공간만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요.

하 전 수석은 “그런 의미에서 ‘문화비축기지’가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거기 ‘점거’하고 있던 문화 기획자들이 있었어요. 이 친구들과 그 공간을 연결했으면 스토리가 남았을 텐데, 그들을 경계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스토리를 밀어낸 셈이 됐고, 그러다보니 앞에 석유비축기지와는 관계없는 다른 공간이 덜렁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석유비축기지를 문화비축기지로 만든 주체가 행정보다 공동체나 커뮤니티면 스토리가 훨씬 풍부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제가) 서울시에 있을 때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였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행정이 민간을 신뢰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 거 같습니다.” 민과 관은 서로 못 믿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각자의 자기 방식대로 일하면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 전 수석은 되묻는다. “접점에서 서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공간은 물리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고요. 물론 독일에서도 시행착오는 있었겠죠.”

 

Q. 베를린과 서울은 공통점도 있지만 다른 조건도 있죠. 서울이 베를린을 벤치마킹한다면 어떤 부분일까요.

A. 우리 사회에서 부딪히는 문제와 독일 사회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령화, 기후변화, 에너지 문제 등 비슷하지 않나요? 지역소멸의 문제는 독일은 자치가 중요했던 나라고, 그에 기초해서 연방이 생긴 나라라서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긴 하지만. 공동체나 커뮤니티 등 협동조합 등이 발달돼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도 못하지는 않다고 봅니다(웃음).
 

Q. 재개발이라는 단어가 남발했죠. 재생이라는 단어로 대체됐을 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재개발과 다른, 과거와 다른 도시재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때야 하는 걸까요.

A. 청계천 같은 경우 엄밀히 말해 재생은 아니죠. 없앤 걸 찾아내고 복원한거니. 해외에는 기존 건축을 허물지 않고, 지금 사람들의 변화에 맞춰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생은 단순 복원이 아니라, 그 스토리가 담겨있는 삶의 이야기를 찾아서 지금과 연결하는 방식을 택하는 식이죠. 앞서 말했듯, 베를린을 보면 문화예술인들이 특정 공간을 점거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통해서 자기네들 스토리를 유지해나가고 있더라고요. 우리는 옛날 거를 찾아 끼워 맞추려고 하니까 지금 시민들이 차이(갭)을 많이 느낍니다. 지역의 오래된 도시도 원래 있던 걸 쓸어내고 높은 건축물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건축가들이 ‘공간의 밀도’라고 부르는 표현이 있어요. 건물이 낮으면 옆으로 지나갈 때마다 뭔가가 걸리고 멈추게 되고, 그러면 문화나 예술이 풍성해진다는 건축가들이 얘기에 동감합니다. 우리는 대량생산 체제에 맞는 방식이 가져온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쇠락한 도시를 경제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일을 넘어서, 도시라는 단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길을 모색하는 것, 그게 도시재생이라고 봅니다.

대량생산 체제 중심으로 구성한 도시는 교통문제, 환경문제 등을 심화했다. 하 전 수석은 “마스터플랜에 의해 만들어진 특정 역할의 공간(주거단지), 공간(에버랜드 및 롯데월드와 같은 놀이 시설) 때문에 속도감 있는 교통체계가 중요했던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며 “신속한 교통체계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도시 전략은 더 이상 맞지 않다”고 분석했다. “빨리 가려고 만든 청계고가도로를 헐고 천을 복원했더니, 물가를 걷게 됐고, 정서에도 좋고, 다양한 형태의 가게나 그 주변에 창업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걷는 도시는 미세먼지를 해결할 가능성을 열었죠. 사람들에게 많은 기회가 생깁니다.”

하 전 수석은 "어떤 힘 있는 특정 단체가 늘어난 건 아니지만 스스로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개인, 프로젝트들이 많아진 걸 보면 시민사회 역량이 강화됐다"고 말한다.

"쇠락한 도시를 경제적으로 풍성하게 만드는 일을 넘어서, 도시라는 단위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길을 모색하는 것, 그게 도시재생이라고 봅니다."

 

Q. 글로벌화, 세계화 구호가 넘쳐났습니다. 그 부작용과 반대급부이기도 한데, 지역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곳 스스로 가치를 찾아내야만 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A. 예전에는 중앙에서 일괄 해결하려 했다면, 지금은 한 도시에서 해결하고, 그 성공사례를 수평으로 확산시키는 식이죠. 과거에는 지역에서 성공하면 ‘그냥 작은 데에서 잘 했네’ 했지만, 지금은 롤 모델이 됩니다. 사회 문제도, 지역마다 구체적인 상태와 조건을 따져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로컬, 지역이라는 건 사람이 사는 삶의 단위, 우리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단위이니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Q. 서울에서조차 구 단위 별로 도시재생을 받아들이는 문화가 다릅니다. 지역적 차이, 조건을 고려할 때 공통으로 지향해야할 관점과 반대로 지역특색을 고려해야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A. 광주 같은 경우 매년 시민총회를 하는데, 100개의 마을이 연결됩니다. 100개의 마을에서 매년 5월에 모여서 시민 총회를 열고, 의제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시장에게 전달합니다.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죠. 그래서 시민참여가 중요합니다. 물론 이런 걸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곳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지원금도 일률적으로 막 나눠준다고 해결되지 않죠. 재생하는 프로세스의 과정 안에 시민이 어떻게 주체로 들어와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행정이 변화해야 하는 이유도 이거죠. 이런 체계에 맞는 행정은 뭘까. 옛날에는 “도시재생 합시다! 재생하려는 하는 도시는 도전하세요”라고 공지 띄우고, (중앙)정부에서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도시에 일률적으로 예산을 주고 예산년도에 안에 하라고 하는 방식으로는 재생이라기 보다 개발에 가까운 일이 되죠.

 

Q. 자본도 인재도 다 서울로 몰립니다. 지역 자치나 지역분권, 자립이 되겠느냐는 회의도 나오고 있죠. 서울 외 도시를 살릴 수 있을까요.

A. 공동체와 주체가 연결돼있어야 합니다. 베를린의 경우 공간 속 문화예술인들이 시가 그 공간을 개발하려 할 때 ‘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 등을 만들어서 시와 거래를 하는 식이라는 겁니다. 시는 우파파브릭 경우처럼 60년 임대 등 장기임대를 해주고요. 공간이 달라질 수밖에요.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특혜 의혹도 만만치 않을 상황이긴 하고) 민간에 위탁하는 것도 어려운데, 대비되죠. 베를린 ‘공주의 정원’이라는 곳은 주민들의 요구로 시민단체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래 쓰레기장이었는데 도시 텃밭이 됐죠. 도시재생 사례로 유명합니다. 비영리단체가 하는데, 시와 몇 년 단위로 계약 갱신해서 하고 있습니다. 어렵더라도 이런 방향로 가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Q. 공동체, 주체를 강조하시니, 한국 사회를 사는 주체로서 시민사회가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A. 시민사회의 역량은 이미 커지고 있어요. 전형적인 시민단체의 모습만 보면 역할이나 역량측면에서 위축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니라고 봅니다. 사회적기업·협동조합·청년 단체 등이 증가하고 이들이 여는 이벤트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진 걸 알 수 있어요. 거기에 몸담은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거야 말로 시민의 역량이 굉장히 커진 증거라고 봅니다. 어떤 특정 힘 있는 ‘단체’ 보다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곳들이 더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직접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네?’라고 생각하는 곳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Q. 정책이 청년에 집중돼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나이는 들었지만 생각은 늙지 않은 이들도 다수인데요.

A. 사회는 고령화되고 있는데, 생각은 덜 늙는 것도 틀리지는 않아요. 성장한 시민들이 스스로 사회문제에 도전하는 범위가 커지고 있다는 것과 맥락이 닿아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기존에는 잘 몰랐던 생태계가 여기서 형성되는 거죠. 이전에는 ‘시민단체’ 같은 전형적인 키워드만 갖고 바라봤다면, 이제는 개인의 직접 참여가 중요해졌습니다. 크라우드펀딩처럼 개인이 사람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해요. 행정 쪽에서도 아이디어를 내는 개인에게 지원해주는 변화가 나왔습니다. 과거엔 한 단체가 생긴 후 지속성을 고민했는데, 지금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게 가능합니다. ‘태그’로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된 거죠.

 

Q.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도시재생이나 사회적경제를 본다면 어느 지점에서 공통분모나 교집합이 만들어질까요. 혁신의 포인트를 무엇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시나요.

A. 고령화, 기후변화, 안전 등 새로운 성격의 사회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고요. 한편으론 영리와 비영리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죠. 한 예로, 안전에 관련된 사회문제를 영리적으로 풀면 그게 소셜벤처나 사회적경제죠. 경제 체제 안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게 과거 사회적경제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무장애 도시를 만드는 방법 등을 기획합니다. 근본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들이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 전 수석은 시민사회의 역량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청년단체 등으로 시민단체가 분화하고, 각각이 주최하는 행사들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연결되는 프로그램이 늘어난다는 것, 더불어 특정한 힘있는 단체보다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러 곳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 예입니다."

하 전 수석은 "어떤 분야에서 독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전문가뿐이라고 여겼는데 아닐 수 있는 세상이 됐다"며 "전문가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역할이나 기능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돌이켜 그는 시민사회가 변하고 있음을 직접 느끼고 청와대에서 일했다고 말한다. “‘광화문 1번가’가 그런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없이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인수위’란 이름을 붙였는데, 이 과정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워크샵도 열고 행사도 하고, 정책 제안도 했죠. 처음에 여기 참여한 공무원들이 힘들어 했지만, 나중에는 뿌듯해 했습니다. 국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생소한 경험이니까요. 제도적으로 국민권익위 신문고 등도 있었지만, 공무원을 현장에 나오게 한 건 광화문 1번가가 처음이었으니까요.”

인터뷰 말미, 하 전 수석에게 창사 11주년을 맞은 본지에 덕담과 미디어 역할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쉽지 않은 세월을 버텨왔다”고 웃음으로 격려했다.

“그동안에는 사회적경제 영역의 이야기들을 특별히 해주는 매체가 잘 안 보였어요. 하더라도 개인이 하거나 생협 정도에서 발간하는 소식지 정도로 기억합니다. 사회적경제 이야기를 하는 공간을 유지하고 이어가려고 하는 노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잘 성장하길 바랍니다. 특히 동영상 시대인거 아시죠? 동영상 기반으로 나가세요. ‘이로운 방송국’이 되면 더 좋겠죠(웃음).”

그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갖고 있던 조직의 기능과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어떤 분야에서 독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전문가뿐이라고 여겼는데 아닐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하는 그는 “전문가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역할이나 기능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팟캐스트가 미디어에서 영향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고, 유튜브가 지금 사회를 이렇게 쓸고 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트럼프가 활동하는데 트위터의 역할도 마찬가지고요. 기능, 소비되는 양식 모두가 달라졌습니다. 이걸 이해해야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그는 “사람들을 사회혁신 생태계로 모으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규모 네트워크 기반의 모임에서 요청하는 크고 작은 강의 요청을 모두 다 수락하고 있는 이유다. 엉뚱함에 호기심을 얹어 궁리를 멈추지 않는 그의 도전은 모든 이가 함께 까부는 네트워크에서 이미 시작됐다.

사진. 최범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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