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이 함께 타는 그네, '하나 둘 셋 스윙!'(사진=수퍼플렉스 공식 홈페이지)

"아... 여기 장애인 주차 구역이네”

장애인 주차 구역을 보며, 당연히 양보해야 하는 마음보다 주차 자리에 대해 아쉬움이 더 컸었다.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7월 장애등급제 폐지 관련해 기사를 준비하면서였다. 관심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퇴근길, 광화문 광장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거리에 나선 그들을 2주 만에 알게 됐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원하던 그들은 등급제가 폐지됐음에도 거리에서 여전히 서명을 받고 있다. 31년 만에 등급제가 폐지됐는데도 이들은 왜 여전히 거리에 있는 걸까.

그들은 “예산을 늘려야 등급제 폐지 취지를 살릴 수 있다며, 제도가 바뀌었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온도차는 있는 듯하다. 보건복지부는 필요한 곳에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이번 제도 개편이 개개인 상황에 따라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 불합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강조한다. 

비무장지대 ‘도라 전망대’에 독특한 그네가 생겼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네는 특이하게도 한 사람이 타는 것이 아닌 세 사람이 함께 앉아서 발을 굴러야 움직이는 덴마크 작가 수퍼플렉스 ‘하나 둘 셋 스윙!’이라는 공공예술 작품이다. 문득, 장애등급제 폐지와 연결이 됐다. 비장애인, 장애인, 정부(관계자)가 저 그네를 함께 탄다면. 

오랜 시간을 거쳐 첫발을 뗀 장애등급제 폐지.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아쉬운대로 다시 시작하면 될 듯하다. 그러기 위해선 여전히 약자의 위치에 처한 정부와 비장애인이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할 것이다. 그토록 원하던 장애등급제 폐지에 걸린 시간이 무려 31년이니 말이다. 합을 맞춰 함께 그네를 타듯 장애인 비장애인의 동행이 지금 보다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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