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은 올해 11월 1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다. /사진=EU 집행위원회 트위터

뉴욕타임즈(NYT) 등 주요 외신이 EU(유럽연합)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는 중심기구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첫 여성 위원장이 뽑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차기 위원장은 독일 국방장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7명의 자녀를 둔 엄마다.

유럽의회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크에서 회의를 열고 비공개 투표를 통해 위원장을 선출했다. 투표 결과 재적 인원 747명 중 383명이 찬성, 22명이 기권, 327명이 반대했다. 선출에 필요한 374개보다 9개 많은 찬성표로 폰데어라이엔이 뽑힐 수 있었다.

CNN은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60세 독일 국방장관이자 7명 아이들의 엄마가 10월 31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올 장 클로드 융커를 이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폰데어라이엔이 성평등을 언급하며 EU 범죄 리스트에 '여성 대상 폭력' 추가를 제안할 거라 밝혔다"고 전했다. 

NYT는 "폰데라이엔은 당선에 안도하는 걸 넘어 의기양양하고 회유적인 말투로 수락 연설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폰데라이엔은 연설에서 "나에 대한 여러분의 신뢰는 통합되고 강하며 동서남북에 이르는 유럽에 대한 확신"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폰데어라이엔이 연설을 통해 28명의 집행위원들을 이끌며 성평등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1국 1집행위원' 제도를 실행 중이다. 집행위원은 회원국 정부에 의해 지명되고, 유럽의회의 인사 청문회를 거친 후 EU 정상회의의 이중다수결로 최종 임명된다. 가디언지에 의하면 폰데어라이엔은 연설에서 "1958년부터 183명의 위원이 활동했는데, 그 중 여성은 35명 뿐이었다"며 "여성 위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는 각 회원국에 여성 인물을 제안하라고 요청하는 걸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폰데어라이엔의 선출로 공석이 될 독일 국방장관 자리 역시 여성이 차지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Annegret Kramp-Karrenbauer) 기독민주당(CDU) 대표의 국방장관 선정 소식을 전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독일 수상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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