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치 평가, 전 세계 아우르는 문법이 있을까
사회가치 평가, 전 세계 아우르는 문법이 있을까
  • 이로운넷=박유진 기자
  • 승인 2019.07.1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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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회적경제박람회] 사회가치평가 글로벌플랫폼 구축 사업 실행하는 ‘IMP’...UNDP가 채택한 열쇠
“세계 공통 회계기준처럼 임팩트에도 공통 기준 있어야”...단순 측정 도구 이상의 상위 기준
NAB가 주최한 ‘사회적금융과 사회가치평가 국제학술대회’ 현장.

세계적으로 가치 평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회 가치를 화폐로 환산하는 방법론인 ‘SROI,’ 사회 가치의 중요 측정 지표를 제시하는 ‘IRIS,’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포괄적인 측정 지표 ‘BSC’ 등 이미 존재하는 대표적 해외 가치 측정 도구에 더해 새로운 방법론이나 지표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발표한 사회적가치지표(SVI)도 그중 하나다.

사회적 가치 측정은 목적과 활용 방법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통일되거나 일반적인 방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 기관 형태, 이해관계에 따라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8년 5월 고용노동부와 진흥원이 진행한 ‘2018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에서 폴 래드 UN 사회개발연구소장은 세계 수준의 가치 평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대전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부대행사 ‘사회적금융과 사회가치평가 국제학술대회’에서는 가치 평가에 대한 세계 공통 문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한국임팩트금융자문위원회(NAB)가 주최한 이 날 행사에는 IMP의 평가 실무 및 SDG리더인 세실리아 페산냐(Cecilia Pessanha)가 나와 ‘임팩트’ 평가 체계 구축 시 필요한 국제 공통 문법을 만드는 작업을 설명했다.

사회 가치 평가 기준은 ‘정답’이 아닌 ‘합의’...임팩트 사전 역할하는 IMP

IMP를 통해 합의된 임팩트의 5가지 차원. /사진=IMP 홈페이지

IMP는 Impact Management Project(임팩트 관리 프로젝트)의 약자로, 2016년 만들어진 비영리 기구다. 세계 최초의 SIB 운용사인 영국 브릿지스 펀드 매니지먼트(Bridges Fund Management Limited)의 클라라 바비 부서장이 임팩트를 이루는 요소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작했다. 페산냐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회계기준이 있는 것처럼 임팩트에도 공유되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임팩트 생태계 내에서 일하는 행위자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페산냐는 IMP가 기존의 가치 평가 방법론들을 대체하는 무언가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IMP는 IRIS나 SROI 등을 대신하기 위해 새롭게 탄생한 게 아니라, 이렇게 이미 존재하는 방법론들을 아우르는 틀 역할을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IRIS를 만든 GIIN,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성과측정에 대해 컨설팅과 연구를 진행하는 SVI(Social Value International) 등 평가 전문기관 12개가 IMP의 연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임팩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세계적인 수준에서 인정할 수 있는 정의를 만들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IMP가 이뤄낸 건 5가지 차원으로 ‘IMP 규범’을 정리한 일이다. IMP가 제시한 5가지 차원에는 무엇(What), 누구(Who), 얼마나(How much), 기여(Contribution), 위험성(Risk)이 있다. 페산냐는 “우리가 하는 일은 사회에 임팩트를 가져오는데, 기본적으로 이 5가지의 맥락을 알아야 그 임팩트를 이해·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IMP는 이 5가지 차원을 기반으로 한 세부적인 데이터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What 임팩트 행위를 통해 발생시킨 결과
Who 결과를 경험하고 체감하는 이해관계자
How much 이해관계자가 결과를 경험하고 체감하는 양·기간
Contribution 임팩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경우 기존 시장이 만들어냈을 결과
Risk 임팩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경우 사회가 겪었을 위험

이날 발표에 참여한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 평가 방법에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합의를 토대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IMP는 하나의 방향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UNDP와 G7가 주목한 IMP...SDGs 측정 열쇠

세실리아 페센냐는 MIT, 하버드의 MBA·MPA를 거쳐 현재 필리핀 마닐라 지역에서 IMP의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2015년 UN 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세계 공동 추진 목표로 채택한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 환경문제, 경제 사회문제를 2030년까지 해결하기 위해 설정한 17개 목표 및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돼 있다. SDGs 중 지속가능한 개발, 민주적인 거버넌스와 평화구축, 기후와 재난 회복력에 주력하며 제3세계 등 저개발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전담하는 국제기구가 UNDP(유엔개발계획)인데, UNDP는 작년 9월 SDGs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IMP가 제시하는 규범을 채택하기로 공표했다. 이를 기준으로 국가보고서(Country SDG Report)를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다.

UNDP가 SDGs 관리를 위해 운영 중인 SDGs Impact.
UNDP가 SDGs 관리를 위해 작년 8월부터 운영 중인 SDG Impact. IMP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사진=SDG Impact 홈페이지

7월 4일 폐회된 G7 장관 회의에서는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금융 방안으로 임팩트 투자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임팩트 측정 자체를 IMP가 만드는 기준을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또한, 영국 정부와 네덜란드 연기금 및 영국의 구호지원기관인 UKAid, 미국 USAid 등 공공개발펀드와 민간재단 2000개도 IMP의 기준을 따라 평가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산냐는 “우리는 임팩트 측정에 관한 로드맵 작성 임무를 완수하고 앞으로 3년 이내에 사라지는 게 목표”라며 “우리가 만든 로드맵을 활용해 가치 평가 체계를 만들고, 임팩트 투자를 실행하는 등 임팩트를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N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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