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전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대전선언문>을 발표하는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사진=라현윤 기자 

7월 5일 대전시 유성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개막식 말미에는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상임대표 △오인숙 한국자활기업협회 회장 △손중현 전국협동조합협의회 회장 △김미정 공동추진위원회 위원장 △유영우 사회적경제연대회의 상임대표 △김대형 한국마을기업중앙협회 회장 △김윤식 한국협동조합협의회 회장 △송경용 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등 사회적경제를 대표해 8명이 무대로 나와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 대전선언문'을 선언했다. 선언 후에는 이를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서명식을 진행했다. 대전 선언문에는 박람회 개최를 맞이해 사회적경제 활성화의 실천적 결의를 밝히는 내용이 담겨있다. 

다음은 대전 선언문 전문.


<2019 사회적경제 대전 선언문>

2019 대한민국 사회적경제박람회 추진위원회

한국사회에서는 지금 구조적 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수십 년 간의 성장과 발전은 한국 경제를 선진국 대열에 함께 서게 만들었지만, 그 뒤에는 불안정 노동의 확산, 지역공동체의 해체, 지역 격차와 환경 파괴, 사회적 양극화가 널리 만연되고 있다. 사람 간, 지역 간 갈등이 커지고 있으며 연대보다는 분열이, 공존보다는 경쟁이 우선의 가치가 되어 왔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거대자본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국가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불평등을 가속화하여 왔으며, 마침내 전 세계인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향해 지혜를 모으게 되었다. 이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새로운 대안 모델로서 커다란 흐름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한국사회에서 사회적경제의 역사는 짧지 않다. 일제 강점기의 식민 상황에서, 한국전쟁 후의 빈궁함에서, IMF 실업의 광풍 속에서, 나라가 위기에 닥칠 때마다 사회적경제는 모습을 드러냈다. 가게를 만들고 병원과 은행을 운영하고 공장을 지어 우리의 필요를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올바른 먹거리,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 있는 자는 힘을, 지혜가 있는 자는 지혜를, 돈이 있는 자는 돈을 내어 연대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돈이 아닌 사람을, 이윤이 아닌 필요를 중심에 놓고, 성별과 연령과 장애와 소득과 국적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사회적 가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기 위한 실험과 도전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에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을 지렛대로 변화와 혁신의 에너지가 분수처럼 솟아나고 있다. 전통적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중심의 사고가 확장되고 있다. 지역마다 업종마다 집단마다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거버넌스가 확대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교육이 보편화하고 있으며 사회적금융이 모습을 갖추어가고 있다. 청소년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와, 도시와 농어촌 방방곡곡에서 문화예술, 교통,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사회적경제 방식의 실험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시민사회의 도전이 더욱 온전하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2019년 사회적경제 박람회를 맞이하여 이 새로운, 거대한 전환의 물결에 몸을 실은 사회적경제인들이, 이제 그 실천적 결의를 밝힌다.

첫째, 사회적 가치와 연대의 경제를 우위에 놓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한다.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연대를 강화하고, 다양한 사회적 실험으로서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촉진하는 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의 제정에 힘쓴다. 지역 격차 없이 사회적경제가 뿌리내리는 제도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사회적 번영을 해치는 경제 행위는 제어하고,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은 개선해 나가야 한다.

둘째, 변화를 향한 사회적경제의 메시지와 실험을 사회적으로 전파한다.

사회적경제의 협동과 연대의 전략이 지향하는 구상과 목표를 모든 사회에 전파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자원에 기초하는 진취적 실험을 통하여 협력과 연대 경제의 모델을 만들고 확산한다.

셋째, 변화의 주역으로서 당사자의 문제해결능력과 조직을 강화해 나간다.

사회적 문제는 개인의 삶을 통해 드러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에는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활동할 의지와 신념을 가진 사회적경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와 협력 체제를 만들기 위한 민민, 민관의 협의체계를 구축해 나간다.

넷째, 공공성의 가치에 기반하여, 지역사회의 시민사회, 공공기관, 기업 등과 다양한 거버넌스를 구축한다.

협력의 구체적인 공간인 지역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특색과 역량에 기초하여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분발할 것을 다짐한다.

사회적경제는 자발적인 동기에서 시작되고, 자조와 협동의 실천으로 운영되며, 배려와 연대로 확장된다. 삶터와 일터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공동 으로 참여하여 성과를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연결망이다.

우리는 개인에게는 용기를, 지역사회에는 웃음을, 미래세대에게는 희망을 주는 사회적경제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선배들의 발자국을 이어받아 오늘의 이웃들과 연대할 것이며 내일의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줄 것이다.

 

201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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