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고추장찌개와 잡초>

1.
이맘때면 텃밭은 늘 잡초와 전쟁터가 된다. 하루 뙤약볕에 작물 크는 모습도 눈에 보일 정도라지만 잡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농막에 도착하면 지난해 예초기로 정리한 곳에 벌써 개망초와 달맞이꽃이 무릎 높이까지 자라니 오죽하겠는가. 
우리나라 밭에서 자라는 잡초는 약 400종이라고 한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밭에도 쑥, 개망초, 애기똥풀, 환삼덩굴, 바랭이 등 족히 40~50종은 될 것 같다. 

2.
제거하지 않으면 수확에 영향이 있을 뿐 아니라 텃밭이 정글처럼 변할 테니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그렇다고 꽃이 귀한 봄날의 제비꽃과 민들레, 노랗고 앙증맞은 괭이밥, 나팔꽃만큼이나 예쁜 메꽃, 어딘가에서 날아 들어와 텃밭 한 귀퉁이에 자리를 마련한 큰금계국까지 손을 댈 수는 없다. 
다들 번식력이 강하니 어릴 때 제거해야 하건만, 난 망설이다 끝내 꽃을 보고야 만다.
 
잡초가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토양 입자 사이를 넓혀 물 빠짐이 좋게 하고, 유기질을 만들고, 미생물의 활동력을 활발하게 해주고 병충해를 유인해 작물을 보호해준다. 
우리 텃밭처럼 복토를 했을 경우엔 큰 비가 올 경우 토양이 유실되는 것도 막아준다. 클로버 같은 콩과식물은 질소를 고정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도 한다. 
요컨대, 제거만이 능사가 아니라 타협과 공생이 필요한 존재라는 뜻이다. 

3.
내가 심지 않은 건 모두 잡초라지만, 인디언들은 잡초와 작물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잡초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필요도 있다. 베려 하면 모두가 잡초이고 품으려 하면 꽃 아닌 것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잡초라는 풀이름은 없다. 

4.
<감자고추장찌개>
텃밭에서 미리 감자 한 주를 캤다. 생각보다 실하다. 감자만큼 훌륭한 식자재도 없으리라. 오늘은 매콤달콤한 감자고추장찌개

5.
<재료>
감자 2개, 양파 1개, 당근 1/3개, 돼지고기 100~200g, 느타리버섯 1줌, 양념(고추장 1T, 고추가루 1T, 다진마늘 1T)

6.
<조리법>
1. 돼지고기를 먹기 좋게 썰어 후추가루로 간을 한다. 
2. 감자 등 야채도 한 입 크기로 잘라놓는다. 
3. 멸치육수에 재료와 양념장을 넣고 20분쯤 중불에 끓인다. 
4. 다진대파로 마무리하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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