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의 핵심은 당사자성이다. 필요한 사람들이 사회서비스를 누리고, 주인이 되는 것이 사회서비스의 본질이다.”
2019 사회적경제 국제포럼에서 이경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의 말이다. 최근 정부는 사회적경제기업을 활용해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동시에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국제포럼 사회서비스 분야의 발표를 맡은 연사들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당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2일 중소기업중앙회 제1대회의실에서는 ‘현장, 그들이 그리는 사회적 임팩트’를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이 진행됐다. 두 번째 세션은 △교육 △지역재생 △사회서비스로 분류해 각 분야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해결한 아시아 현장 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중 사회서비스 세션에는 이경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조니 웡 대만 아이헬스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책임자, 오사무 나카노 일본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이사, 민동세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서비스 당사자가 주체자가 되는 방식으로 ‘품질 향상’
이경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이 소개한 공동육아협동조합은 부모가 아이를 맡기고 끝나는 형태의 돌봄 방식이 아닌, 부모와 교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이다. 이경란 총장은 “공동육아협동조합에서 제공하는 돌봄은 교사가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마을교사'로 활동하는 방식”이라며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육아에서 소외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물론 일부 부모들은 비용의 부담이나 공동육아에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아이는 자신의 삶의 주체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협동조합 방식을 확대해 서비스를 받았던 대상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자로 변화하는 긍정적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사무 나카노 일본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이사는 “조합원들은 물론 지체장애인, 정신장애인, 청년빈곤층 등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치바 현 마츠도 시에 있는 지역복지센터 ‘아지사이’는 정신장애인에게 4개월의 간병인 교육을 제공해 실제로 정신장애인들이 노인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사무 나카노 이사는 “아직 일본에서는 ‘사회적경제’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이것이 일본노동자협동조합이 일본의 사회적경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획일화 된 서비스가 아닌 수요자가 필요한 사회서비스에 집중해야
조니 웡 대만 아이헬스 익스프레스 최고 경영자와 민동세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획일화 된 서비스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사례를 소개했다.
조니 웡 대표에 따르면 현재 대만에는 320만명의 노인, 110만명의 장애인, 36만명의 취약지역 거주자가 있다. 이들 주변에는 약국이 없거나 약국 또는 보건소에 비치된 약이 한정적이어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조니 웡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I-Health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서비스가 필요한 환자가 팩스나 매일, 휴대전화를 통해 처방전을 전송하면 I-Health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약을 조제한 뒤, 약사가 대상자에게 직접 방문해 약을 전달하고 건강상담을 한다”고 말했다. 이를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상담을 통해 욕구를 파악해 그에 맞는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다.
이같은 대만 사례에 대해 민동세 도우누리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굉장히 좋은 돌봄 구조"라며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약사가 약국을 떠나면 복약지도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만의 이 같은 사업모델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 생애 과정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 제공으로 잘 알려진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 역시 수요자에 집중한 사회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사례발굴, 연계 및 관리 등 돌봄 네트워크 구축 △돌봄식당을 통한 영양돌봄 서비스 △의료기관 직접 연계를 통한 건강돌봄 등을 제공한다. 획일화 된 돌봄이 아닌 수요자의 우선욕구를 파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민동세 이사장은 “생애주기에 필요한 돌봄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조합을 비전으로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협력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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