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지만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창업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을 소개합니다.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기업가의 자질과 창업 의지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우수팀들입니다.

강원만찬협동조합(이하 강원만찬)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산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올림픽 당시 평창지역자활센터, 원주푸드협동조합, 상지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강원만찬’이라는 브랜드로 개·폐회식 제작단에 20여 일 동안 도시락을 납품했다. 하루 평균 700여개가 나갔다.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에 사회적경제 조직 역시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업적 성과에 힘입어 올림픽 종료 후에도 브랜드 도시락을 찾는 주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참여했던 각 조직이 본연의 업무가 있다 보니 도시락 공급이 쉽지 않았다. 대안으로 생각해 낸 것이 별도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을 이어가는 것. 더 나아가 사업을 통해 로컬푸드를 활성화하고 농업과 농촌의 안정화를 도모하자는 취지도 담았다. 

발기인회를 거쳐 2018년 7월 9일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상지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상지대 산학협력단이 출자 형태로 상지대 창업보육센터 내에 제조시설 설치를 도왔다. 또한 상지대 산학협력단과 강원테크노파크,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함께 산업자원부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으로 도시락 메뉴를 개발하고 도시락 재료를 납품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올림픽의 유산을 이어가자는 취지에 동참한 각계의 노력으로 강원만찬이 탄생한 것이다. 

강원만찬협동조합 직원들이 생산한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다.

연대와 협력으로 이끌어가는 협동조합의 힘

강원만찬에서 사무·회계 일을 맡고 있는 유하은 씨는 최근 매출 추이를 묻자 주문 들어온 상황을 적은 보드를 가리키며 “빈 공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만찬은 최근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로 월 1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제품을 생산·판매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만족할 만큼의 매출은 아니지만 강원만찬의 취지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안정세로 접어드는 중이다. 

강원만찬의 현재 조합원 수는 20명, 출자금은 2천540만 원이다. 10개 단체가 법인 조합원, 10명은 개인 조합원이다. 도시락에 들어가는 재료를 납품하는 법인과 농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법인, 그리고 지원조직까지 결합했다. 

김밥과 샌드위치는 상지대소비자생활협동조합 매점과 식당, 원주푸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연세대 푸드코트에 매일 납품된다. 이 두 단체는 이용자 조합원으로 결합했다. 강원곳간협동조합 역시 조합원인데, 유통을 담당한다. 생산자와 이용자, 직원, 후원자 조합원으로 결합된 전형적인 다중이해 관계자 협동조합으로 협력을 통해 조직과 사업을 끌어가고 있다. 

손종하 강원만찬 사무국장은 “고정 납품처 이외에도 점차 외부 주문이 많이 들어오지만, 상지대 생협과 원주푸드협동조합이 없었다면 안정적으로 사업이 확대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조직 설립에서부터 사업 확장까지 사회적경제 조직 간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심지어 주문이 몰릴 때는 상지대 산학협력단과 소비자생협에서 인력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입소문을 타고 지난 6월 12일에는 충남 오송 C&V센터에서 개최된 ‘2019년 커뮤니티비즈니스(CB) 통합워크숍’에 도시락 200여 개를 납품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코트라 창립 57주년 기념행사’에 822개의 도시락을 납품하는 등 거래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앞서 5월 29일에는 원주로 이전한 공공기관인 한국관광공사에 김밥과 샌드위치를 납품했다. ‘2018 GTI 국제무역박람회’에도 1000개의 도시락을 제공했다.  

로컬푸드로 신선한 먹을거리 공급에 힘써

강원만찬의 도시락에 가장 큰 특징은 가능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로컬푸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도시락과 김밥,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모든 식재료를 지역산으로 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지만, 점차 조합원(법인)과 지역에서 농민이 생산한 식재료 사용 비중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손 사무국장은 “현실적인 단가 차이와 공급 양 조정 등의 이유로 지역산 식재료를 확대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생산자 조합원 단체들과 함께 지속적인 지역 식재료의 비중을 늘려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며 향후 생산 품목의 다변화와 판로개척을 통한 규모화로 로컬푸드 정착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특징은 ‘주문 생산’이다. 도시락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식재료를 주문하고 생산에 들어간다. 주문 들어올 것을 미리 예측해서 식재료를 받지 않는다. 그만큼 신선함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손 국장은 “주문이 들어오면 이에 맞는 식재료 주문부터 해야 하기에 시간에 쫓기고 생산할 수 있는 수량도 제한을 받지만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식재료를 미리 확보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만찬협동조합 도시락 생산 모습.

사업 고도화로 ‘로컬푸드 정착과 일자리 창출’ 기대

강원만찬에서 생산하는 품목은 △‘푸짐한 한상 도시락’ 1종과 ‘더덕주먹갈비’ 등 실속 도시락 5종 △에그 샌드위치 등 샌드위치 3종 △치즈김밥 등 김밥 3종이다. 올해는 사업 고도화로 ‘로컬푸드 정착과 일자리 창출’ 목표를 향해 더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강원만찬의 올해 사업 목표는 크게 4가지이다. ▲직원 2명 추가고용(취약계층 포함)과 매출 1억 9000만 원 달성 ▲HACCP 인증이 가능한 시설 구축 및 생산시설 규모 확대 ▲사회적기업 조합원 유도를 통한 도내 사회적기업 유통망 및 네트워크 형성 ▲유관기관들과 협력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운영의 기반 구축이다. 

이를 위해 지역 로컬푸드를 활용한 레시피와 메뉴 개발, 공동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소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신규 창업과 일자리 창출도 바라보고 있다. 

사회적경제 조직의 연대와 협력, 사회적경제의 지역화가 어떤 변화와 발전의 모습을 보여줄까 자못 기대된다. 

강원만찬협동조합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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