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치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는 사회적경제기업도 지속가능하려면 '가치' 만큼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경쟁력 있는 '좋은 제품'이다. 빛나는 가치 만큼 좋은 제품을 위해 발로 뛰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통합 판로지원 플랫폼 e-store 36.5+와 이로운넷이 함께 연속으로 조명한다. 
윤태환 (주)루트에너지 대표.

“루트에너지는 화석연료나 원자력발전과 같은 환경과 안전을 위협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중 98%는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아닌 화석연료, 원자력발전 등과 같이 환경이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있는 에너지다. 일상에서 전기, 수도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환경이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예비)사회적기업 루트에너지는 환경과 안전을 오염시켰던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서비스로 환경오염을 막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 재생에너지란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 에너지로, 기존 화석연료 등과 달리 고갈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용가능한 에너지다.

지역주민이 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 투자, 이익은 지역주민에게

루트에너지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립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을 할 때 가장 큰 문제였던 지역수용성을 극복한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루트에너지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설립되는 지역에 ‘커뮤니티 펀딩’을 통해 설립 초기부터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루트에너지 플랫폼./사진제공=루트에너지

‘커뮤니티 펀딩’은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 루트에너지에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의견을 전달하면, 루트에너지가 사업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발전소를 짓기위해 필요한 자금 투자에 대한 프로젝트를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적게는 10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연 7~15%의 수익을 제공한다. 루트에너지 홈페이지에서 발전소 시공 및 운영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윤 대표는 “발전소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는 우대금리를 주고, 멀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며 “프로젝트에 따라 지역주민만 참여할 수 있거나, 낮은 금리로 타지역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서울 양천구를 비롯해 경기도 포천·연천, 충남 서천, 강원 삼척·태백·영월, 경남 창녕·거창·합천, 경북 문경 등 전국에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설립했고, 앞으로 부산, 충북 진천, 전북 군산, 전남 영광·신안·나주, 강원 영월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게 됐어요. 그러면 전국에 지사를 늘리고, 지역에 서 사업을 발굴해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만들려고 계획 중이에요.”

‘덴마크 재생에너지 성공사례를 국내에 도입해보자!’

“살아있는 개구리를 팔팔 끓는 물에 넣으면 개구리가 놀라서 뛰어나와 살 수 있다. 하지만 차가운 물에 넣고 천천히 물을 데우면 그 물의 온도에 적응한 개구리는 결국 죽는다.”

윤태환 대표가 초등학교 6학년때 읽었던 ‘실험실 지구’ 중 한 부분이다. 인간은 기후 변화에 둔감하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끓는물 속 개구리’ 이야기를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그때부터 환경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공부를 하다보니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에너지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윤 대표는 본격적으로 에너지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시작해 정책·기술·금융 등 전문적인 지식을 배웠고, 이후 덴마크로 향했다. 덴마크는 독일과 더불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나라다. 윤 대표는 “덴마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에너지 문제해결에 지역주민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라면서 “덴마크 국민 중 절반 이상이 에너지 문제해결에 참여하다 보니 정치인들도 이념과 상관없이 에너지 문제를 공통의 과제로 받아들였고, 재생에너지와 친화된 정책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덴마크의 성공 방정식을 국내 상황에 맞게 연구해 도입했다. 윤 대표는 “덴마크와 독일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데 성공하기 위해 20~30년이 걸렸다”며 “루트에너지는 10년 안에 국내에 시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이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햇빛공유발전소 준공식./ 사진제공=루트에너지

첫 사례를 만들기까지 기간 ‘1년 반’

루트에너지는 지금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사업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희를 어떻게 믿고 투자 하느냐’는 반응이었고, 발전소를 설립할 장소도 찾기 어려웠다. 그럴수록 시장에 신뢰감을 주면서, 시민들의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윤 대표는 "사람들의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 여러 공공기관에 사업을 제안했지만, 서울에너지공사를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거절당했다"며 "서울에너지공사 옥상의 유휴부지를 빌려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설득해서 결국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나니 이후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일이 추진됐다. 윤 대표는 “첫 사례가 나오기까지 양천구 주민, 사경조직, 에너지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도움이 컸다”며 “지금은 한달에 수십 건의 사업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트에너지 서울 본사에는 총 1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10만명이 하나의 의제를 갖고 행동하면 규범이 된다’

루트에너지의 현재 투자자 수는 2천명 정도. 향후에는 10만명의 에너지 시민을 양성해 100만명, 1천만명이 에너지 시민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사회학적으로 10만명 정도가 하나의 의제를 갖고 행동을 변화시키면 사회적 규범이 된다고 해요. 직장인들이 배낭을 메고, 텀블러 사용이 일상화 된 것 처럼요. 루트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사업 참여자가 10만명이 되고, 규범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겁니다.”

사진. 이우기(사진가), 루트에너지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