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업무는 현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사람을 키우는 의미에서 현장 활동가들의 역량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장 연구도 올해 시작했는데,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를 연결할 수 있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 키우자’는 의미를 담은 ‘틔움’은 도시재생 분야 주민을 위하면서도 주민이 만들어가는 지역을 꿈꾸는 활동가들의 협동조합이다. 김성규 이사는 대화 내내 “주민의 속도에 맞는 발전과 사람 중심의 지역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활동가 중심이라는 독특한 협동조합 틔움 이야기 속으로 김 이사를 따라 들어가 봤다.

- 도시재생 협동조합 ‘틔움’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도시 재생활동가들이 연대하는 활동을 해보자는 취지로 2017년도에 시작했습니다. 재생이라는 분야가 특수하다 보니 활동가들이 서로 뭉치지 않으면 힘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 많습니다. 틈새에 있는 활동가들이 함께 뭉쳐보자는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습니다. 협동조합은 일인일표제로 책임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 같이 성장해서 동등해지는 것을 추구하고 있고 상하관계보다는 선후배 관계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활동가들의 모임이라는데 구성원들이 전문성을 갖췄을 거 같습니다.

틔움 구성원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주민 중심으로 도시를 계획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자생적으로 지역이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도시와 건축을 전공한 사람들도 있지만, 인문사회계열을 전공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지역 안에 들어가서 주민들과 부딪치고 주민들 속에서 활동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과 사무실 내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동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가는 활동은 다양한 분야 안에서 열려있습니다. 총 여덟 명의 구성원들로 청량리 현장지원센터와 송정동 현장 그리고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 도시재생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장에 애정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민과 지역 안에 개입하는 사람이 아닌 주민을 통해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공동체 활성화라는 것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활동을 통해 자생적으로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장에 들어가면 주민들이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활동을 통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후로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뒤에서 꾸준히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죠.

저는 현장에 들어가서 활동가가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공공이 지원하면 도시재생 사업은 망한다’는 말을 합니다. 공공이 지원하게 되면 대규모의 사업비가 들어오게 되는데 그 자원으로 마을에서 그동안 못했던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크게 진행을 하게 되면 다음에 진행되는 작은 활동은 활동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죠. 지원을 못 받는 상황이 되었을 때 주민들의 불화가 커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지역에 필요한 예산은 처음 지역에 들어가 주민들에게 성취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지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현장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부탁드립니다.

청량리에서 도시재생 회의를 진행 중에 참여하셨던 청과물 시장 상인 분께서 아이들이 시장에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저희가 기획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3개월 동안 매주 주민들과 만나면서 무얼 하고 싶으신지, 어떤 것이 지역에 자원인지, 아이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주민들께서 대부분의 예산을 만들어 오셨고 주민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준비해갔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 주민들께서 아이들 덕분에 시장이 활기 있어 좋았고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취감을 느낀 주민들께서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우선 해당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게 목표입니다. 그들에게 지역과 연계해서 활동할 수 있는 수입거리를 찾아줘 지역 활동가들이 자신의 경제활동을 지역 안에서 해결하면서 지역의 도움이 될 수 있는 구도를 만드는 게 최종 숙제죠. 도시재생은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지역이 자생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지역 중심으로 갈 수 있는 현장 내 결정권들이 지금 보다 더 넓어지길 바랍니다.

사진 : 도시재생활동가협동조합 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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