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연례총회 선언문에 처음으로 사회연대경제 명시

“ILO의 미션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일자리, 빈곤, 환경 등 사회연대경제는 다방면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은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의 로베르토 디 메글리오(Roberto Di Meglio) 지역개발 및 사회연대경제 선임 전문관은 사회연대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SSE)는 협동과 연대, 그리고 윤리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하는 기업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들을 포괄하는 의미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ILO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서 사회연대경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ILO는 최근 열린 연례총회 선언문에 정부, 노동자조직, 기업 3주체가 합의 하에 협동조합과 사회연대경제가 고용의 미래에서 중요함을 명시했다. ILO 총회에서 구성원 전체가 합의 하에 협동조합과 사회연대경제의 중요성을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LO는 2008년 ‘공정한 세계화를 위한 사회정의 선언(2008 Declaration on Social Justice for a Fair Globalization)’을 발표하며 사회연대경제에 주목했다. 2010년부터는 매년 사회연대경제 아카데미를 개최해오고 있다. 

국제기구들 “지속가능개발목표 실현 사회연대경제로”...한국 역할론 강조 

ILO를 비롯해 여러 국제기구들도 세계적으로 발생되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사회연대경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리엘 구아르꼬(ARIEL GUARCO) 국제협동조합연맹(ICA) 회장은 25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열린 유엔기구 간 사회연대경제 태스크포스(UNTFSSE)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일자리, 환경, 빈곤 등의 사회적 위기는 복합적이라 개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적극적인 평화 실현을 위해 경제·문화·사회적 역할을 사회연대경제와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두 단체는 협동조합과 사회연대경제 간 협력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25일 국제컨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아리엘 구아르꼬(ARIEL GUARCO) 국제협동조합연맹(ICA) 회장

다른 국제기구들에 비해 앞서 사회적경제기업가 양성 및 연구조사 사업에 나섰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더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안토렐라 OECD 기업가센터 사회혁신 총책임자는 "사회적경제 영역이 커가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도 아직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브랜드화가 잘 되어있지 않아 많은 개도국이 경제 주체로서의 지위를 주어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OECD는 △법적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가이드라인 지정, 사회적경제 교육 이해 증진, 사회성과평가 측정 가이드라인 연구조사 등을 이후 진행해갈 예정이다. 

유엔개발계획(UNDP)도 지역경제개발 국제포럼을 진행하며, 지역경제 전략에서 사회연대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최근 사회연대경제에 적극적인 국제기구들이다.

이 외에도 유엔기구들이 사회적경제를 국제의제화 하기 위해 만들어진 태스크포스팀(UNTFSSE)에는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등 십여 개의 국제기구들이 회원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시티즈(CITIES), 지세프(GSEF) 등 12개 단체가 옵서버로 함께하며, 사회연대경제를 위한 제도·정책적 환경조성 등 국제적 노력을 하고 있다. 

 <UNTFSSE 참여 국제기구> 

 회원단체 : ECLAC, ESCWA, FAO, ILO, OECD, TDR, UNAIDS, UNDESA, UNDP, , UNEP, UNESCO, UNIDO, UN-NGLS, UNRISD, UN Women, WHO 및 WPF
 옵서버: CITIES, CSEND, EESC, EMES, FMDV, GSEF, ICA, MedESS, SSE International Forum, Social Economy Europe, RIPESS 및 CIRIEC 

이러한 국제기구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대해 곽은경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lobal Social Economy Forum, GSEF) 사무국장은 “최근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점점 복잡해지는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회연대경제가 유용한 방안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을 계기로 향후 유엔총회 결의안에 사회연대경제 중요성을 부각시켜 각 기구들이 가진 장점, 특성을 더 유용하게 기여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25일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에서 열린 유엔기구 간 사회연대경제 태스크포스(UNTFSSE)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

한편, 사회연대경제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관심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세계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국이 향후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역할론도 제기되고 있다. 

UNTFSSE를 이끌고 있는 이일청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연구조정관은 “스페인, 캐나다 등 이미 사회연대경제가 발전한 나라에서도 한국의 사회적경제의 빠른 성장 속도와 주체들의 헌신, 결단력, 추진력에 놀라고 있다”며 한국이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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