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익숙한 단어지만 의미를 물으면 정확히 답하기는 힘들다. 협동조합이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조합원들이 물자 등의 구매, 생산, 판매, 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다. 5명 이상의 조합원이 모이면 만들 수 있다. 지난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크고 작은 협동조합들이 설립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이 우리 동네(성북구)에도 있을까?”

성북구 협동조합 탐방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성북구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었다.

‘협동조합 마을 학교’는 대표적 사례이다. 성북구 마을 학교는 최근 15기를 모집 중이다. 마을 학교에서는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경제주체로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게 한다. 이외에도 성북구는 협동조합의 성장을 돕기 위해 ‘저금리·무담보·무보증’의 사회투자기금 융자사업을 한다. 최대 3000만 원까지(대출기간 5년, 금리1.5%) 대출을 해준다.

성북구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두 곳을 둘러봤다.

▶ 평범한 반찬가게가 협동조합

푸드카페 성북협동조합 웰빙수라간(서울특별시 성북구 종암동86-1)

푸드카페 성북협동조합 웰빙수라간.

2013년 7월 7명의 아줌마들이 협동조합을 이뤄낸 반찬가게 전문점이다. 이사장은 백유미 씨, 감사는 김효숙 씨. 이들이 만나게 된 곳은 구청이다. 백 이사장과 김 감사는 3년 전 성북구청에서 연 성북여성교실에서 요리 강좌를 듣다가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요리를 배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고, 요리와 관련된 일을 할 게 없을까 찾게 됐죠.”

백 이사장은 요리 솜씨를 살려 블로그에 폐백·이바지 음식을 올려 팔아볼까 했는데, 허가 없이 블로그를 통해 음식을 팔면 불법이라는 얘기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올해 초 '협동조합'에 관한 얘기를 들었고, 요리 사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청에서 알게 된 '언니들' 5명을 포함시켜 7명이 의기투합했다. ‘언니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여행'(女幸) 프로젝트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면서 평소에 같이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수다를 떨다 친분을 쌓아오던 사이다.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찬을 사 먹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반찬을 판매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웰빙수라간은 2013년 7명의 아줌마들이 협동조합을 이뤄낸 반찬가게 전문점이다.

주부들에게 협동조합 설립 과정은 매우 어려웠으나 구청과 사회적 단체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웰빙수라간은 도시락을 만들어 홀몸노인과 결식아동 지원을 해주고 있다. 협동조합 제7원칙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다. 사회 서비스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협동조합’이 아닌 일반적인 ‘직원 협동조합’이지만 협동조합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상당해 보인다.

미래 목표는 웰빙수라간 2호점, 3호점을 내는 것. 현재 가게 규모에서 직원을 더 늘릴 수는 없지만, 다른 지역에라도 반찬 가게를 하고 싶다는 더 많은 엄마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는 가게 문을 열고 협동조합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블로그도 열심히 쓰고 전단지도 돌리는 등 홍보를 적극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와플 노점상에서 어엿한 체인점으로

와플대학돈암캠퍼스(서울 성북구 아리랑로 36)

와플대학돈암캠퍼스.

와플대학은 신촌 대학가에서 노점상으로 시작한 가게다. 서울 신촌에서 와플 노점을 시작한 것은 2007년 가을이다. 이후 2013년 4월 협동조합으로 출범했다. 강보미씨는 기획관리과장직을 겸임하며 와플대학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다. 회계와 총무, 디자인, 기획 등을 도맡아 한다.

2013년 출범 후 12개의 매장에서, 2017년 매장 43개를 거느린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12가지 크림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 덕에 학생들에게 유명해졌다고 한다. 와플대학은 2017년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사업대상’에도 선정됐다.

성신여대 앞에 유명한 와플 가게. 국민대, 동덕여대, 배화여대 등에도 위치해 있다. 와플대학이 협동조합이었다니, 꽤 놀라는 사람도 있다.

와플대학은 홈페이지 스토리에 다음과 같이 자신들을 소개한다.

“와플대학은 주식회사가 아닌 이익을 공유하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예비 협동조합이다. 9년 전에 노점상으로 시작했다가 직접 개발한 12가지 와플크림을 토대로 유명해졌다. 와플대학은 많은 사람들이 꿈을 향해 가기 위해 학교를 졸업하듯 어렵고 힘든 분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는 브랜드가 되자는 의미를 더했고, 이제는 와플대학 창업을 통해 자립을 하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2011년에 노점과 가판대로만 20여곳이 늘었다. (중략) 그해 5월 세종대에서 첫 정식 점포가 생겼다. 열심히 팔아서 번 돈으로 출자금 백만 원을 내고 다섯 명의 발기인 중 한 명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그 이후로 여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된 와플 대학을 통해 많은 청년과 가정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와플의 기본 반죽믹스도 연구원들과 협업을 통해 만들고, 다양한 맛의 크림 만들기도 시도했다. 더불어 커피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와플대학의 특징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아라비카’ 원두 등 고품질 원두를 와플대학만의 로스팅기법을 통해 가격대비 훌륭한 커피와 맛있고 든든한 와플을 제공한다. 커피 외에도 다양한 음료를 갖추고 있고 토스트 와플 등 신메뉴도 출시해 소비자층이 넓다. 더불어 여러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어 접근성도 좋다.

“크게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와플대학 협동조합이 오래오래 깨지지 않고 갔으면 좋겠다.”

공동체의 심성이 몸에 밴 창업자 손 씨의 소망이다.

도움말 : (신협 블로그, 프레시안, 와플대학 홈페이지, 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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