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언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장.

“종교계의 정신적 가치와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가치실현이 일맥상통합니다.
종교계 사회적경제 문화축제는 이에 기반을 두고 기획된 행사입니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국내 3대종교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조계사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축제를 열었다.(본지 6월 20일 보도 http://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6247) 종교계 사회적경제 문화축제는 2015년 천주교의 주최를 시작으로 불교, 기독교가 뒤이어 각각 주최하는 형태다. 올해는 2016년에 이어 불교가 주최하는 두 번째 행사. ‘자비와 나눔 행, 사회적경제 문화축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종교계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시작한 근본적 취지에 대해 박주언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장은 “2015년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국내 3대종교가 사회적가치 실현이라는 공통된 의제를 갖고 모였다”며 “구체적 데이터와 정량적 평가보다 종교계가 가진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가치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종교계는 협의 방식으로 각 종단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사회적가치 실현을 한데 모아 종교계가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행사는 양극화 등 사회적 문제를 불교계 정신인 자비와 나눔의 본질적 가치를 통해 이야기했다”며 “형식으로는 과거와 다르지 않지만, 내용면에서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는데 발전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종교계에서 보는 사회공헌 방식이 ‘봉사’에 치중돼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은 각 종교계에 사회적경제지원본부가 생기는 등 사회적경제단체로서 활동하는 등 접근 방식이 변했다는 것.

“이전에는 성직자·신자들이 사회적경제 행사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는데 공동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사회적경제에 대해 이해가 높아졌고, 지난 행사에 비해 참가자가 늘고 참여도도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종교계에서 사회적경제가 유의미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불교계는 대한불교 조계종 언론기관 불교신문 부설기관 ‘사람사회적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제공=사람과사회적경제 홈페이지 캡쳐

불교계에서는 그간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박 본부장은 대한불교 조계종 언론 불교신문 부설기관 ‘사람과사회적경제’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사람과사회적경제는 △자원연계 활성화 및 네트워크 구축 △불교SE홍보 △불교SE판로지원 △스님 및 신도 SE교육 신규모델 발굴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불교 사회적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사찰 중심 판매 부스 20개를 운영하고, 불교에 기반을 둔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등 실제 도움이 되는 실천을 강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스님·신도들의 사회적경제 인식 확대를 위해 진행한 스님 대상 불교사회적경제 연수교육에서는 60명의 스님이 수료했고, 신도 대상 불교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에서는 350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0팀과 (예비)사회적기업 15기업을 양성했다.

올해 사람과사회적경제는 3대종교 공동행사 개최와 더불어 △불교계 사회적경제기준 마련 △스님 연수 사회적경제 교육 △신도 사회적경제 창업 아카데미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국내3대 종교가 공동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를 치르며 3대 종교를 통합관리하는 기관 필요성도 제기됐다. 공감대는 얼마나 만들어졌을까. 김 본부장은 “그동안 3대종교 통합·관리기관에 대해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내부적인 시도도 이뤄졌지만, 종교에서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 달라 기관 설립은 어려웠다”며 “다만 3대종교는 공통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협의’의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어, 이후 비즈니스나 사회적가치 확대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부터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종교계 사회적경제 기업 판로 지원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각 종교는 성지순례, 선교 활동 등을 위해 해외를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현지 사회적기업과 연계해 그들의 상품을 구매하고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국내외 구매자들도 의미가 있고, 세계적으로 국내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유통망 확대를 위해서는 생협과 결합 방법을 추천했다. 박 본부장은 “유통망을 새롭게 구축하려면 비용이나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며 “이미 구축돼 있는 생협 유통망과 사회적경제기업이 결합한다면 판로가 구체화 될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뜻밖에 위안과 안식을 받는 곳에서 사회적경제를 강조하고, 활성화하는데 피로감을 느끼는 사회적기업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고 박 본부장은 말한다. 박 본부장은 “추구하는 가치의 근원이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종교에 기반을 둔 사회적경제기업이라면 종교의 정신과 사회적가치 실현이 다른 문제가 아니라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퀘백이나 스페인 등 성공한 해외사례를 들며 ‘지역’을 강조했다.

?“종교가 지역과 결합하면 굉장한 시너지가 있을 겁니다. 더구나 종교계는 교회, 성당, 사찰 등 지역 기반의 모임을 하고 있죠. 이를 활용해 종교계와 지역 기반의 사회적경제 진영이 연대하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앞으로 종교계는 공동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회적경제분야에서 역할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는 박 본부장은 “성직자·신자 간 발생할 수 있는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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