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하시네요.”
대기업 기자 간담회에서 해당 기업 상무에게 사회적경제 영역 소식을 주로 보도하는 언론사 ‘이로운넷’의 기자라고 자기소개 하자 들은 말이었다. 그는 다른 기자들에게는 그런 칭찬(?)을 하지 않았다.
“후원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나요?”
취재를 갔던 학회에서 참가자와 명함을 주고받으며 이로운넷도 사회적기업이라고 설명하자 돌아온 질문이었다.
두 사람에게서 사회적경제를 바라보는 공통된 시선이 느껴졌다. 사회적경제 활동을 봉사 활동류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는 태도다. 사회적기업이 자선단체처럼 기부금이나 후원금 위주로 운영될 것이라는 편견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난해 내놓은 ‘한 손에 잡히는 사회적기업 2018’에서 언급한 대목이 기억났다.
“공공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지만, 자선단체와 사회적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떠한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느냐에 있습니다. 자선단체는 수익을 위한 비즈니스를 주요 활동으로 여기지 않고, 정부 보조금이나 기부금, 모금, 프로그램 계약 등으로 단체를 운영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수익을 창출하여 지속가능성을 영위합니다.”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대상 수상 기업인 ‘밸리스’. 이 기업은 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분류되는 배스(Bass)를 반려동물 간식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한다.
작년 인터뷰 도중 그는 “우리는 이윤을 많이 챙기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일반 영리 기업가였다면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텐데, 사회적기업가의 말이라 신선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 “제품을 많이 팔수록 환경에 도움이 되는 거라 돈 벌 걱정만 하면 돼요. 우리가 돈을 많이 벌었단 얘기는 환경 문제가 그만큼 해결됐다는 말이잖아요. 사회적기업은 착한 기업만이 아니라니까요.”
밸리스 같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이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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