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표지./ 이미지제공=(주)메디치미디어

“지난 70여 년 동안 아무런 논쟁이 없었다면 우리사회는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이 논쟁들은 우리 사회가 지나온 길을 성찰하게 하고, 서 있는 길을 확인하게 하며, 나아갈 방향을 숙고하게 했다.”(4쪽)

책의 저자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와 역사학자 박태균 교수는 “논쟁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가 ‘걸어온 길’을 성찰한 책이 앞으로 ‘걸어갈 길’을 모색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역사학자 박태균 교수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논쟁에 대한 부분을, 사회학자 김호기 교수가 학술적 담론에 관한 논쟁을 맡아 1945년부터 2018년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40가지 논쟁들을 조명했다.

논쟁을 선정한 기준은 △사회발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건과 담론에 대한 논쟁 △보수와 진보 사이에 이뤄진 논쟁 △현재적 의미가 큰 논쟁 등 세 가지로, 과거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미를 돌아봐야 할 논쟁들이다.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는 △광복, 정부수립, 분단 체제의 형성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 △민주화시대의 개막과 진전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 등 총 4부, 40장으로 나눠 구성됐다.

1부는 광복에서부터 4.19혁명까지 다루며 광복, 정부수립, 분단 체제의 형성과 연관된 논쟁들을 살펴보고, 현대 한국사회의 시공간이 만들어진 계기를 추적한다. 2부는 5.16군사정변과 유신체제의 시기 동안 한국사회를 뒤흔든 논쟁들을 다룬다. 특히 박정희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담은 논쟁들을 돌아보고, 현재까지 한국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당시 정치·외교·문화·경제의 틀을 짚어본다.

1980년부터 1996년까지 한국사회를 조명하는 3부는 민주화 시대의 개막과 진전을 알리는 논쟁들에 관해 설명했다. 광주항쟁의 진실 공방에서부터 민주화를 이끌었던 시민사회와 시민운동을 둘러싼 논쟁까지 분석했다. 4부는 199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사회의 현재를 이루는 논쟁을 다뤘다. 4부를 이루는 주요 논쟁들은 우리 사회 현재를 이루는 이슈로 구성돼 있어 경우에 따라 공감하거나 정반대의 입장에서 논점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책은 그동안 금기시되었던 논쟁과 과거에 종결된 듯 보였던 논쟁, 정치적인 이유로 변질된 논쟁 등 흥미로운 논쟁 사항에 대해서도 다룬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논쟁으로 삼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던 더글라스 맥아더에 관한 논쟁과 유신체제 논쟁, 친일파 논쟁, 한일국교정상화 청구권 자금 논쟁,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쟁 등에 대해 다뤘다.

또 저자들은 역사적 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과 답을 찾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역사의 주체를 이뤘던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논쟁도 담고 있다. 역사 발전이 도전과 응전으로 이뤄지듯 문화적 성숙은 기성세대의 관성과 이에 맞서는 젊은 세대의 도전을 통해 성취된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그동안 진행된 논쟁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것처럼 생산적인 논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서 새로운 국가,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두고 앞으로 논쟁들이 더욱 활기차게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김호기·박태균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344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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