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레지스탕스영화제'의 포스터는 영화 '코뮌'의 장면에서 따왔다. 등에 장총을 멘 채 프랑스 혁명정부인 '코뮌'의 설립을 알리는 파리 시민의 뒷모습을 담았다.

2018년 9월 첫 선을 보인 ‘레지스탕스 영화제’가 올해는 두 달 앞당긴 7월 관객들을 찾는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9주년에 기획된 축제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본격적인 출범을 선언했다.

17일 오전 11시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2019 레지스탕스 영화제’ 기자간담회는 축제의 의미와 상영작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은 “저항의 역사뿐만 아니라 인권?자유?평화 등 민주주의 가치를 영화를 통해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며 “일회적 축제가 아닌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회 영화제에서는 질로 폰테코르보 감독의 ‘알제리 전투’를 개막작으로, 14개국 18편의 반제국주의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올해는 ‘분노하며 돌아보라, 그리고 저항하라!’를 주제로, 오는 7월 4~7일 나흘간 서울극장에서 행사가 펼쳐진다. 

17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2019 레지스탕스영화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 위원장, 김효정 프로그래머(왼쪽부터)의 모습.

△대한민국 저항의 인물사 △조선반도 우리들 영화제 △계속되는 투쟁 △투쟁의 회고 △마이너리티의 투쟁 △역사의 기록 등 6개 섹션에서 총 28편이 마련됐다. 김효정 레지스탕스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반제국주의와 식민지 조선사 등 근대와 한국을 주로 조명했다면, 올해는 현 시대와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슈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개막작 ‘후즈 스트리츠(Whose Streets)?’는 2017년 미국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로, 당시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백인 경찰이 흑인에게 무차별 사살을 가한 ‘퍼거슨 봉기’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은 인종차별로 희생당한 유색인종의 증언을 담았다. 이번 영화제에 흑인 인권 운동가이기도 한 감독을 직접 초청해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한다. 

또한 ‘계속되는 투쟁’ 섹션에서 소개되는 ‘젊은이들의 양지(A place in the sun)’는 올해 개봉된 작품으로, 지난해 파리에서 시작된 ‘노란 조끼(yellow vest)’ 시위를 다룬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발표에 반대하며 시작된 반정부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계급?계층 불평등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국 프리미어로 첫 상영된다.

오동진 레지스탕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최근 홍콩에서 벌어진 시위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저항과 투쟁이 우리 영화제와 맥을 같이 한다”며 “일부 시각에서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영화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역사적 논쟁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2019 레지스탕스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개막작 ‘후즈 스트리츠(Whose Streets)?’와 필름어워드에서 상을 받는 영화 '김군'의 포스터.

아울러 영화제 측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김원봉 서훈 논란과 5.18 망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지을 때 정파와 상관없이 이승만부터 김원봉까지 모든 인물을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약산 선생의 삶은 매우 훌륭했고 그 자체로 살아 있는 드라마여서 서훈 문제와는 별개로 조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 역시 “향후 레지스탕스영화제를 기반으로 김원봉을 다룬 영화가 나오고, 항일 운동에 중심에 선 다양한 인물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5.18 망언에 대해서 오 위원장은 “한 해 동안 반제국주의, 사회민주화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레지스탕스 필름 어워드’ 공로상을 수여하는데, 올해 수상자로 5.18의 진실을 추적하는 영화 ‘김군’의 감독과 제작자를 선정한 것으로 답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오 위원장은 “무엇보다 ‘김군’의 강상우 감독은 1983년생이고, ‘후즈 스트리츠?’의 사바 폴라야, 데이먼 데이비스 감독 역시 1986년, 1990년생”이라며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새로운 세대들이 우리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을 것”라고 강조했다.

‘2019 레지스탕스영화제’는 축제 기간 모든 작품을 무료로 상영해 시민들에게 선착순으로 객석을 제공한다. 자세한 사항은 레지스탕스영화제 페이스북(facebook.com/RFFi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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