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공익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시도되는 아이디어나 진행 방식 또는 계획인 ‘(사회변화) 솔루션 모델(Social Solution Model)’ 중 주목받고 있는 몇 가지 모델의 실제 사례들을 알아본다. 개념과 현황, 필요성 등은 앞 선 칼럼을 참조하길 바란다.

사회 공익적 정보를 만들고, 가공하고, 전파하는 방식은 어쩌면 고전적인 사회변화 솔루션에 속한다. 이 고전적 솔루션이 최신 매체와 기술의 영향을 받아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맞춤형’이라는 대상자 중심형 체계로 변모하고 있다. 

전달되는 정보는 대중들의 인식과 태도를 바꾸는 내용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삶에 꼭 필요한 생활정보나 기득권층과 부패세력이 은밀히 감추고 싶은 비밀일 수도 있다. 공익을 저해하는 이들의 내밀한 정보를 캐내 공개해버리는 ‘폭로’에서부터 공익적 활동의 확산이나 세상에 꼭 필요한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해주는 솔루션 모델을 실천하는 많은 조직들이 있다. 이런 조직을 살펴보면 정보의 취득 전문성, 정보의 가공(편집) 창의성, 정보의 확산 채널의 다양성, 무대가성(또는 저대가성) 정보제공 체계 구축 등을 핵심역량으로 가지고 있으며, 정교한 정보 탐색 시스템과 체계적인 정보 확산 기술과 매체를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각국 정보기관과 언론사 등을 대상으로 해킹을 해온 그룹인 '어나니머스'는 해킹이라는 불법(?)적 방법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패러노이아라는 어나니머스판 위키리크스에 해당하는 폭로전문사이트를 통해서 정보를 유통시켜왔다. 공과 과, 불법과 합법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누구에게는 불편하고 누군가는 알고 싶어 하던 숨어있는 정보를 캐고 확산하여 많은 논란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의미있다고 할 것이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독립 탐사매체들의 네트워크인 'OCCRP(Organized Crime and Corruption Reporting Project,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도 권력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보도들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며, 미국의 ‘보이스 오브 샌디에이고(Voice of San Diego)’나 한국의 '뉴스타파' 등도 전문적 탐사보도 전문매체인데 사회적 솔루션 측면에서 ‘부정적 정보의 폭로’라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TED는 대중들이 삶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무상으로 배포하는 곳이다. /사진출처=TED 홈페이지

꼭 폭로만이 정보 발굴 및 공개 솔루션은 아니다. 대중들이 삶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무상으로 배포하는 곳도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TED'이다.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을 의미하는 TED는 기술 · 예술 · 감성이 어우러진 멋진 강연회를 진행하고 그 영상에 다국적 언어로 자막을 입혀 온라인으로 송출한다. TED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개최하고 있으며 TEDx(지역)또는 (분야)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하는데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가 모토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는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꼭 필요한 정보를, 정확한 내용으로, 쉽게, 무상(또는 저가)으로, 원할 때 얻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사회적경제나 비영리 분야에서는 정보 플랫폼을 지향하는 조직들이 유독 많다.

치매 노인들을 보호하는 가족들이 꼭 알아야 하는 정보를 종합해서 알려주고 개별 상담도 하는 ‘실버 임팩트’나 신혼부부나 청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마이홈’, 정신과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뇌부자들’ 등이 있다. 이 글을 연재하는 ‘이로운넷’ 역시 사회적경제나 공익활동 영역의 뉴스를 모아(큐레이션) 전달하는 사회적기업이다. 특정 (정보)욕구를 가진 특정계층에게 맞춤형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조직을 ‘정보 큐레이션 업체’라고 하며,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솔루션을 가진 곳은 ‘정보 플랫폼 업체’라고 부른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하나의 플랫폼에 정보를 모으고 자가 검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게 하는 오픈형에서부터 특정 정보를 한정된 수요자에게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구독형(메일링)이나 정리된 정보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일괄거래형 등은 폐쇄형 정보제공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정보의 취득과 전파 못지 않게 중요해져가는 것이 정보를 가공, 편집 능력이다. 바쁘고, 정보홍수 시대를 사는 대중들은 파편화된 정보에 대한 인내심이 없다. 정보를 대중들이 편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뮤니케이션 전문 조직들도 생겨났는데 공익적 뉴스들을 이해하기 쉬운 ‘카드뉴스’ 형태로 전달하는 ‘체인지 그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정보 홍수의 시대라지만 여전히 쓸만한 정보, 공익적으로 유익한 정보들은 숨겨져 있거나 가공되지 않은 날 것으로 정보 가치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찾고, 가공하고, 편집하여 목표 대중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확산시키는 솔루션은 점점 더 강력해져 가고 있으며,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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