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행사'가 열린 덕수궁 돌담길./사진출처=기념행사 공동추진위원회

“우와 이게 커피찌꺼기로 만든 거라고요?”

커피 찌꺼기로 수공예품을 만드는 커피큐브 앞에 모인 사람들은 커피찌꺼기와 수공예품의 생소한 조합에 신기해하며 눈길을 보냈다. 부스 위에 진열된 수공예품에 흠뻑 빠져 직접 냄새를 맡아보는 시민도 있다.

?“와 진짜 커피찌꺼기네!” 수공예품을 이리저리 만져보던 한 시민은 수공예품 두 개를 손에 들고 길을 나섰다.

“처음 봐서 신기했어요. 저랑 제 아내 띠에 맞는 수공예품 하나씩 샀어요.”

커피찌꺼기로 만든 수공예품에 시민들의 눈길이 쏠린다.

지난 14일, 덕수궁 돌담길이 초록의 물결로 가득 찼다. 사회적기업의 날(7.1.)과 협동조합의 날(7월 첫째 토요일)을 기념해 사회적 가치가 담긴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고 친환경 체험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축제가 14-15일 이틀 간에 걸쳐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바로 ‘2019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일상에서 만나는 사회적경제' 주제에 맞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소개됐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회적경제’를 주제에 걸맞게 시민들이 사회적경제 제품과 서비스를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와 2019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행사 공동추진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가 운영을 맡았다. ‘환경’을 주제로 한국임업진흥원도 함께했다.

# 환경+사회적경제의 만남, 시민들의 발길을 잡다

올해 행사의 테마는 ‘환경’. 그래서 행사 컨셉도 ‘사회적경제 테마파크 에코랜드’다.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시민체험존 △사회적경제 팝업숍 △친환경먹거리 팝업숍 △산림분야 사회적경제기업존 등이 운영되었다.

?‘시민체험존’에서는 환경을 살리는 사회적경제기업과 함께하는 20여 가지의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미세먼지 차단 미스트 만들기(로하스협동조합) ▲면생리대 만들기(목화송이협동조합) ▲커피찌꺼기로 수공예품 색칠하기(커피큐브)를 비롯해 ▲친환경 체험을 비롯해 다육 캡슐 화분(우드락공작소) ▲폐현수막 파우치(터치포굿) ▲재생 용지 수첩(만유인력) 등 업사이클링 체험도 마련됐다.

행사장에서는 다양한 체험과 전시가 진행됐다.

‘사회적경제 팝업숍’에서는 원목으로 만든 그릇, 친환경 섬유로 만든 앞치마, 폐현수막으로 만든 가방 등을 선보였다. 18개 ‘환경’ 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총 200여개 제품이 시민들을 맞이했다. ‘친환경 먹거리 팝업숍’에서는 공정무역 커피, 초콜릿을 비롯해 친환경 아이스크림과 유기농 과자 등 안전 먹거리도 제공했다.

‘산림분야 사회적경제기업존’에서는 산림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경제기업과 한국임업진흥원의 숲 가꾸기, 생태교육, 숲 치유 등 주요 정책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기업존./사진출처=기념행사 공동추진위원회

주최측에 따르면, 행사가 진행되는 이틀 동안 20개 체험부스에서 진행하는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은 3,600여명에 이르며, 체험 이벤트 참여자도 1만 여명이 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에코랜드 찾은 시민들, “이런 체험했어요”>

# 플라스틱 스크린도어로 펭귄부채 만들기 체험

“플라스틱은 핑크로 할래요?” 플라스틱 스크린도어로 펭귄부채를 만드는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 ‘터치포굿’ 부스에서는 어린 여자 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앉아 펭귄 부채를 만들었다. 핑크 드레스를 입은 꼬마 아이는 펭귄 그림을 그린 후 핑크색 플라스틱을 붙여 부채를 완성했다.

?# 키보드 활용 기념품 만들기 체험

“잘생겼다는 의미로 F4, 다 지워버리겠다는 Delete 같은 자판들이 인기가 많아요.”

에코시티서울 부스에서는 키보드를 활용해 기념품을 만드는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에코시티서울과 환경보존 서약을 맺은 시민들은 키보드 자판을 만지며 업사이클링에 참여했다.

?# 자석 이용 물고기 낚시 이벤트

“와, 이거 진짜 물고기인줄 알았어요”

미래의 건강한 바다를 위해 일하는 MSC한국 사무소 부스에서는 자석을 이용한 물고기 낚시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MSC는 수산물을 고갈시키는 어획을 방지하고 해양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어업을 뜻한다. 지속가능어업은 MSC 인증 자격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 어획량 14%가 MSC 인증 어업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 팔레스타인에서 생산한 공정무역 올리브 맛보기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부스에서는 팔레스타인에서 생산한 공정무역 올리브를 알렸다. 아이쿱 한 조합원은 “팔레스타인이 분쟁지역이기도 하지만, 기후 여건상 올리브오일 품질이 아주 뛰어나다”며 “매장을 통해 꾸준히 구매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부스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올리브 오일을 맛보았다.

한편,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휴식공간인 ‘에코라운지’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을 보며 여유를 즐겼다.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수익금의 50%를 강원도 산불피해 지역 숲 조성에서 기부하는 캠페인도 진행됐다.

‘에코라운지’에서 펼쳐진 버스킹 공연.

특히 이번 행사는 ‘환경’을 주제로 했기에 부스에 자리 잡은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저마다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환경을 알리기에 나섰다. 참가기업들은 일회용품을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노력했고, 음료를 제공하는 일부 부스는 텀블러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텀블러가 없는 경우 종이컵을 사용했지만 플라스틱 뚜껑, 빨대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

신문자 일상예술창작센터 사무국장은 “올해 주제가 ‘환경’인 만큼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행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수익금의 50%를 강원도 산불피해 지역 숲 조성에서 기부하는 캠페인도 진행됐다.

 

#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식에서 4개 기업 유공자 포상 

14일 오후 4시에는 서울시립미술관 SeMA홀에서는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은 전통악기 가야금과 해금을 연주하는 ‘밴드 둘다’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부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빈부격차와 불공정, 자원고갈, 저성장 같은 복잡한 문제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와 성장의 해답을 사회적경제에서 찾았다”며 “2014년부터 시작된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행사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강태웅 서울시 행정부시장은 개회사로 ‘사회적경제 주간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출처=기념행사 공동추진위원회

이어 사회적경제 발전에 노력한 4대 부문(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유공자에 대한 시장 표창 수여식도 진행됐다.

?△새활용을 선두하며 새로운 사회적경제 영역을 개척한 터치포굿(사회적기업) △일회용품 소비감소 및 환경보호 상품을 고민하고 사회적가치를 실현한 목화송이협동조합(협동조합) △녹색친화형 마을문화를 만드는데 공헌한 민들레워커협동조합(마을기업)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과 지역 내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가게(자활기업) 4개 기업이 수상했다.

기념식에서는 사회적경제 발전에 노력한 4대 부문 유공자에 대한 시장 표창도 수여됐다.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업사이클링, 환경 관련 창업이 트렌드인데 트렌드를 따라 창업했다면 상이 부끄러웠을 것”이라며 “신념과 비전을 보고 일했기 때문에 감사히 상을 받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고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경아 목화송이협동조합 대표는 “면생리대가 의약외품이라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해서 정기검사 등을 받는데 어렵기도 하고, 죄인이 된 듯 한 기분도 들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사업을 하며 6,000여 명이 무료체험을 했는데, 앞으로 전 세계 여성이 쓸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숙 민들레워커협동조합 대표는 “최선의 복지는 체력과 경력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이라 생각한다”며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바라볼 수 있는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을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숙 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가게 이사장은 처음 시작할 당시 열악한 환경을 회상하며 “매장이 8개로 늘기까지 열심히 했다”며 “민들레 홀씨가 새로운 싹을 틔우듯 재활용, 재사용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쓰레기 감소 자원절약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장애인과 고령자 등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리어프리석’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기념식에 참여한 서울 사회적경제 관계자들./사진출처=기념행사 공동추진위원회

<에코랜드 찾은 사회적경제인들> 

# 강영심 늘푸른되살림협동조합 이사장

“늘푸른되살림협동조합은 폐현수막 업사이클링 사업을 하는 기업이에요. 우리가 하는 활동이 환경과 연관이 많다고 생각해 이번 사회적경제 주간 행사에 참가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관련 책들도 읽어보고, 공부도 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이어갔고, 폐현수막을 활용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길 가다가도 늘 현수막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곤 해요. 현수막이 재질이 아주 튼튼해 청바지 리폼 등에 활용할 수도 있고, 자제 제품을 만들 수도 있어요. 이 외에도 현수막을 활용한 제품은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 길홍덕 나무를심는사람들 대표

“버려지는 자원 커피캡슐에 생명을 담고 있어요. 커피캡슐을 수급 받는데, 해당업체를 통해서는 받지 못하고 커피캡슐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캡슐을 모아서 보내주세요. 택배비를 저희가 지급해 드리고요. 커피캡슐을 씻고, 재가공해서 화분으로 제작하는데, 제작 과정을 발달장애인과 함께하고 있어요. 이렇게 만든 미니자석화분에 식물을 심어 길러요. 조화 같아 보이지만 생화를 담은 화분이죠. 자라난 생화는 분갈이를 해주고, 남은 캡슐에는 다시 생화를 키울 수 있어요. 화분을 담은 포장용기는 저금통으로 활용할 수 있게 제작했어요. 최근 개장한 서울식물원, 서울시청 내 있는 매장에서 판매하고, 대형서점 등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판매하기도 해요.”

?# 이만기 한국임업진흥원 창업지원실 선임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산림 분야를 알리는 행사를 하고자 했는데, 마침 서울 사회적경제 주간행사가 ‘환경’을 주제로 해서 함께하게 됐죠. 현재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은 국내 120여 개가 돼요. 이번 행사에는 ‘산림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존’을 마련했는데, 누구나 오셔서 체험도 하고 구매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죠. 앞으로 산림분야 기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임업진흥원을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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