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물김치와 구두쇠 아내>

1.
- 형, 이번 연휴에는 우리도 남들처럼 해외여행 가볼까?
- 좋지, 까짓거 어디든 갑시다. 

아내와 이런 대화를 자주 한다. 대화뿐 아니라 그 후 얼마간 아내는 열심히 여행상품을 뒤지고 여행지까지 결정한다. 정작 여행계획이 무산되는 건 결제 단계다. 

- 아무래도 우리 형편엔 어렵겠어. 이것저것 부가경비 따지니까 지출이 장난 아니네. 그냥 강원도나 다녀올까 봐요.

2.
결혼한 지 25년이 지났건만 부부 동반 해외여행이라고는 5년 전 상해 패키지여행이 전부인 이유도 그래서다. 
생일이든 기념일이든 늘 계획만 거창하고 정작 동네식당에서 순댓국이나 짬뽕 정도로 대신하기가 일쑤다. 
이해는 간다. 대학생 둘, 글 쓴답시고 돈벌이하고는 거리가 먼 남편 하나……무슨 일이든, 큰 돈 쓰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 롯데몰 같은 건물 하나 있으면 좋겠다. 

아내는 넋두리처럼 이런 얘기도 잘한다. 
기다려 봐요. 내가 꼭 롯데몰 한 채 생일선물로 줄 테니까. 
일단 시원한 돌나물물김치 한사발부터 올리고.

3.
<돌나물물김치>
굳이 돌나물일 이유는 없다. 
텃밭 주변에 야생 돌나물과 돌미나리가 한창이라 열무나 알배추 대신에 넣었을 뿐이다. 
물김치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 방식은 중간 쯤 되겠다. 

4.
<재료> 
돌나물 500g, 돌미나리 300g, 양념(고추가루 3T, 마늘 1/2컵, 생강 2T, 배 1/2개, 양파 1/2개, 찹쌀풀 2컵), 액젓 1/2컵, 매실청 1/2컵

5.
<조리법>
1. 돌나물과 돌미나리를 깨끗이 씻어 김치통에 넣는다. 
2. 양념을 모두 믹서기에 넣고 간다. 
3. 믹서기의 양념을 삼베주머니에 넣고 물 5리터에서 문질러 국물을 만든다. 
4. 국물을 붓고 돌나물과 돌미나리가 잠기도록 물, 액젖, 매실청을 추가한다. 
5. 액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6. 나박무, 당근, 알배추 잎, 양파 등을 추가해도 좋다.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