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지만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창업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을 소개합니다.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기업가의 자질과 창업 의지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우수팀들입니다.

 

"수업 콘텐츠는 끊임없이 생각해요. 신문에서, 유행하는 놀이문화에서, 심지어 술 마시다가 만들어진 수업도 있어요."

주식회사 체험왕은 일상 속 모든 게 수업 콘텐츠다. 더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24시간이 모자라다. 체험왕은 초·중·고등학교, 청소년수련관, 박물관 등에서 방문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단절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2015년 체험왕을 시작해 현재 이희영 대표와 신인재 팀장이 함께하고 있다.

창업 계기에는 역사학을 전공하고 역사 강사로 일한 경험이 녹아있다. “역사 수업이 보통 같은 내용을 학년에 따라 심화해서 배우는 식으로 진행돼요. 학생들이 한자, 인물 등을 이해하고 외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도 접했어요. 역사를 다른 방법으로, 즐겁게 배울 수 없을까?"하는 고민을 했죠." 신 팀장은 이 같은 고민을 통해 요리, 만들기, 게임 등을 역사에 접목하면서 수업으로 다듬어나갔다.

하지만 개발한 수업들을 기존 교육업체들은 정당하게 대우해 주지 않았다. 직접 창업에 나섰고, 체험왕이 탄생했다. ‘우리가 겪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말자’를 첫 목표로 삼았다. 체험왕은 “함께하는 강사들에게 가능한 많은 대우를 해야 자신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상 속 모든 게 교육콘텐츠

“녹두빈대떡과 막걸리를 마시다가 녹두장군 전봉준이 떠올랐어요. 수업 콘텐츠로 탄생했죠.”

신 팀장은 콘텐츠 제작 과정을 설명하며 ‘동학농민운동과 전봉준’을 예로 들었다. 앞서 언급한 술자리에서 만들어진 경우다.

"'녹두장군 전봉준'이라고 하는데 수업에서는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알려주지 않잖아요. 녹두가 숙주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녹두와 콩을 직접 보여주면서 관련 특징도 알려주고, 전봉준의 키가 작았기 때문에 녹두장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역사 이야기도 담아내는 거죠.”

신인재 팀장은 "일상 속에서 교육 콘텐츠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교실에서 진행하는 방 탈출 콘텐츠는 예능프로그램, 방 탈출 카페 등에서 영감을 얻었다. 관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료를 모으고, 직접 체험도 하면서 콘텐츠를 다듬는다. 방 탈출 카페의 경우 학교 교실이라는 상황에 맞게 장비 등을 간소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아이들이 '풀어보시오'하는 수동적 교육만 받았잖아요. 처음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 당황해요. 오래 걸리진 않아요. 이내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죠. 색다른 경험이니까 재밌어 합니다” 이 대표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방 탈출 카페를 체험해본 젊은 교사들도 재밌어 하고, 수업 관련 문의를 해온다"고 말한다.

이런 배경 덕분에 수업콘텐츠 제작에는 처음과 끝이 따로 없다. “생각나면 그때그때 콘텐츠로 만들어요. 최대한 일주일 안에 콘텐츠로 만들려고 하고요. 연말에는 교육콘텐츠를 한데 모아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요. 더 진행하지 않을 프로그램, 발전시킬 프로그램 등을 정리하고 팜플렛 등도 다시 만드는 과정을 가집니다.” 신 팀장이 말하는 체험왕 콘텐츠 뒷이야기다.

체험왕은 매년 수업콘텐츠 정리 작업을 하고있다. 

 

육성사업, 체험왕 기반을 다지는 밑바탕

체험왕은 진흥원 육성사업 8기 재도전 팀이다. 2015년 창업 후 5기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신 팀장은 “2015년 진흥원 육성사업 5기로 참여하면서 사업 기반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지만, 사업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단계에서 (예비)사회적기업 심사 등을 받을 수 없는 상황 등 문제들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처음에는 저희도 몰랐는데, 8기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팀들을 보니 '우리도 저랬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기존 사업체를 정리해야 하는지' 등 많은 문제들이 생기거든요.”

이들은 '다른 팀들보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체험왕은 육성사업을 거치면서 작년 12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소셜미션도 한 번 더 곱씹을 수 있었다. 체험왕은 '경력단절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소셜미션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생각했던 ‘양질’의 일자리는 ‘정규직’이었다. 일을 하다 보니 경력단절 여성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정규직’ 형태가 아니었다.

“돈을 벌고 싶지만 육아도 잘 하고 싶다고 말씀하세요. 보통 학생들이 학교에 있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업무를 하는데 여기에 만족들을 많이 해요. 시간과 일정이 유동적인 점도 좋아하고요.”

이 대표는 "육아를 하며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행사가 생기는 등 급한 일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강사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희영 대표는 "'양질의 일자리'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경력단절여성들이 유연한 근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재 체험왕 강사 채용은 지역 YMCA와 함께하고 있다. YMCA에서 역사 교육을 수료한 수강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 후에는 체험왕 프로그램에 맞게 YMCA 교육 내용을 보완하는 재교육을 거친다. 어른 대상으로 이뤄지는 YMCA 수업과 청소년 대상으로 이뤄지는 체험왕 수업 사이 간극을 메우는 작업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후 현재 10명 내외가 강사로 함께하고 있다.

 

눈높이 교육, 지역 역사 알리는 교육 하고파

체험왕은 수업 횟수에 비례해 수업 기부를 한다. 수업은 대안학교인 치유학교 샘과 학교 내 Wee클래스(We + emotion 합성어로써, 대한민국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3단계 다중 통합지원 서비스망) 등에서 진행한다.

기부 수업은 학교마다 배경이 다르다. 한 학교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친구들이 모이기 때문에 수업 내용을 쉽게 다시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경우는 ‘학생들이 최대한 말을 많이 하고, 웃으며 수업을 마무리’ 하는 게 수업 목표가 된다. 또 몸이 불편한 친구들과 수업을 할때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준비한다.

이 대표는 “이렇게 학교별 상황에 맞게 상의해서 프로그램을 새로 구성해야 하기에, 수업 준비에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든다”면서 “행정적 도움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 등 체험왕 기부활동 관련 프로그램 이력을 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체험왕 스스로에게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체험왕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체험, 지역 이야기를 전해주고 경력단절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일회성 수업에 그치는 수업들도 아쉬운 점이다. 수업에 따라 오랜 기간 진행해야 교육 효과가 있지만 여건상 그럴 수 없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장기간 수업기간이 보장된 교육기관 예를 들며, "이곳은 다양하고 깊이 있는 내용들을 할 수 있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체험왕은 학교뿐 아니라 교육청 주관 행사 등 교육 전반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체험왕은 올 한해 군포청소년수련관과 함께 '경기 꿈의 학교'를 진행할 예정이다.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관련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고 있다.

“역사는 사람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라 우리들 일상 속에 있어요, 중앙 중심 역사에서 놓칠 수 있는 지역 역사, 밑에서 보는 역사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싶어요.” 신 팀장은 “학생들이 살고 있는 경기도에 있는 임시정부 요인 생가, 3.1운동 장소 등 지역에 있는 역사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구상을 밝혔다.

 

사진 = 이우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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