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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급증하는 만큼 그늘도 짙다. 한 해에 무려 10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진다. 이 가운데 70%가 입양에 성공하지만 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입양된 반려동물 중 절반가량인 3만 5000마리가 다시 파양된다.

이들은 두 차례 버림받은 셈이니 그만큼 마음의 상처도 더 깊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이 다시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임수연 DMF(Dear My Friends) 대표가 선택한 길은 결속감을 높여주는 패션상품이다. 

 

패션 브랜드를 통해 반려인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려 하는 임 대표

수익금 25% 유기동물 보호단체에 기부

 

입양 간 유기견이 다시 파양이 되는 이유는 반려인들의 책임의식 부족이라고 생각해요. 유기견과 입양을 한 사람들에게 커플룩을 지원한다면 옷을 함께 입으면서 결속감이 생기고,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 대표가 유기견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는 상명대학교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 길거리에서 우연히 유기견을 발견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반려인이기도 한 그의 눈에 비친 유기견의 모습은 불쌍해 보인다는 차원을 넘어 우울하고 삶을 포기한 것처럼 느껴졌다. ‘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동정심은 경영과 패션을 전공한 그를 사회적 패션브랜드라는 길로 이끌었다.

“ 단순히 1회성 캠페인으로 후원을 하는 곳은 많지만 그것에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도와주기 위해서 커플룩을 지원해주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습니다. 커플룩을 통해서 사람들이 유기견과 하나임을 느끼게끔 한다면 유기견들이 다시 파양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서 말이죠.”

 

임대표는 창업이전부터 유기견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해왔다. 

DMF는 현재 T-셔츠와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의 25%는 유.미.사.(유기견.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기부하고 있다. 임 대표는 기부처를 선택할 때도 꼼꼼하게 따졌다. 유미사는 그가 실제 봉사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직접 대표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결과 DMF의 방향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힘든 고비마다 도와준 건 ‘사람’이었다.

 

DMF의 패션제품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캐릭터 ‘당당이’이다. 임 대표는 “세상의 모든 댕댕이(반려인들 사이에 부르는 강아지의 별칭)들이 당당해지는 날을 꿈꾼다”면서 “당당이를 통해 밝고, 멋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유기견이라고 하면 어두운 이미지만을 생각하잖아요. 더럽고, 버려지고, 우울하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 어둡게 해석하고 싶지 않았어요. 유기견이 당당할 수 있도록, 당당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당당이’로 이름을 붙였죠.”

 

항상 밝고, 당당하게 서 있는 캐릭터 당당이

 

현재 DMF에는 임 대표를 포함해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임 대표는 대학 내 창업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대기업에 들어가 직원으로 일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뜻을 주도적으로 펼칠 수 있는 창업을 최종 선택했다. 그러나 초창기부터 된서리를 한차례 맞았다. 한 통의 전화가 그 시작이었다.

 

“제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전화를 받곤 가슴이 철렁했어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줄 몰라서 가슴이 타들어갔고 모든 것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알고 보니 작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 전화였어요. 주변 분들이 도와주셔서 위기를 잘 넘겼지만 법원에서 보자는 말을 들었을 땐 세상이 날 도와주지 않는구나라고 절망했었지요.”

 

사업이란 것 역시 좋은 뜻을 가졌다고 해서 그리 호락호락한 건 아니었다. 왜 이 일을 해야할까라는 고민이 들때마다 그를 붙잡아 준건 동료들이었다.

“직원들이 DMF를 하면서 처음으로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이야기 해줬어요. 유기견을 위해서 시작했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로 인해서  힘든 고비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다양한 소외계층 품어주고 싶어”

 

DMF는 예비사회적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유기견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DMF는 올해 3월 'Project.0'을 실행에 옮겼다. 유기견 살리기 캠페인으로 맨투맨 “나에겐 당신 밖에 없습니다”라는 이름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프로젝트는 기준 모금 금액을 200% 초과한 형태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크라우드펀딩에 선보인 다양한 DMF 상품들

 

임 대표는 앞으로 유기견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소외 계층을 품어주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다음 프로젝트로는 저소득층 여성들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DMF는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옷과 가방 등의 패션상품만 파는데 그치지 않고 유기견을 위한 선물박스를 준비하고, 사람들과 유기견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현재 오프라인으로는 10월까지 종로 청년숲에서 프리마켓을 진행하고 있다. 매달 2~3일 정도 청진공원에서 사람들에게 DMF의 존재와 그 가치를 알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DMF 플리마켓 진열대. 올해 10월까지 매달 2~3회 종로 청년숲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요즘 1인 가구가 많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동물을 쉽게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동물을 버리는 주체는 사람이잖아요. 누군가는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DMF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버려진 유기견의 친구가 되어( Dear My Friends')로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 D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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