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 작 The Big family

한 사나이가 중병에 걸려 의사를 찾아 왔다. 병명은 악성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이름은 가이아, 그가 바로 지구이고 악성 바이러스는 인간이다. 둘 다 살리는 처방은 없는가? 영국의 지구 생명과학자이며 환경운동가인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의 저서 ‘가이아(Gaia)’에서 던진 물음이다.

러브록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 한다. 그 근거로 우리 몸의 세포 속에 있는  미토콘도리아를 예로 든다. 본래는 독립적인 존재이던 미토콘도리아가 진화를 거듭하며 세포 속에 들어가서 세포에 에너지 공급원이 되고 있다.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꽃은 곤충에게 꿀을 내어주고 곤충은 꽃가루를 날라 꽃의 번식을 돕는다. 이처럼 자연은 스스로 공존상생의 조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구에는 대기 조성이 조금만 변해도 지금 있는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렵다. 만일 산소가 급격히 줄어지면 많은 생명체가 사라지고, 산소가 더 이상 증가하면 화재가 빈발하여 역시 생존을 위협한다. 하지만 식물은 산소를 만들고 동물은 산소를 마시는 유기적인 상호작용으로 지구 환경이 생명체의 생존에 적합한 시스템을 이루어 가고 있다. 그러기에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는 환경윤리가 절실하다.

넬슨 만델라의 아버지는 족장으로 마을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어린 아들에게 ‘자연을 존중하고 파괴하지 않는 한 대자연 속에서 모든 사람은 한 형제’라도 가르쳤다. 만델라의 어린 시절은 인종차별(apartheit)이 극심한 때였는데 그의 아버지가 백인에게 폭행당하고 굴종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을 변혁시키고자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시종 일관 용서와 화해를 통해 남녀와 피부색, 직책과 빈부차이가 상관없는 사회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윈윈(win-win)하는 방법을 찾지 않고 서로가 한 치의 양보 없이 죽기 살기로 진흙판 싸움을 하고 있다. 증오와 보복의 화신인양 반대편을 서로 베고 찌른다. 자신들의 눈앞의 이해와 관련된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긴장된 상황이 계속되면 극단적인 행동과 자극적인 폭언을 일삼는 자들이 행세하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대중들도 이에 편승하여 때로는 감정이 이성을 앞서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비판은 민주주의의 활력소다. 훌륭한 지도자는 반대를 겸허히 수용하고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회 구성원들도 존중하고 그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는 도량을 갖추어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미래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요 사회를 혼탁 시키는 주범이다. 흔히 동물의 세계에서 약육강식이 인간세계에서도 역시 피할 수 없는 법칙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인간에게는 이해와 배려,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생 할 줄 아는 지혜가 있다. 그래서 인간이 위대하다.

갈 길이 먼 우리 앞에 놓인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신만을 고집하지 말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포용해야 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상호 보완작용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다. 흩어진 에너지를 끌어 모아 총화를 이루자. 반대를 포용하면 그 역량은 배가 된다. 모든 새는 좌우 두 날개로 난다. 두 날개의 조화로운 협력이 없으면 추락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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