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ECC 다목적홀에서 진행된 소블리 페스타. 소셜섹터 및 소셜섹터 기업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대학생들이 앨리스가 되어 이상(理想)한 나라를 모험.

“‘사람 중심의 경제’라고도 불리며, 이윤의 극대화만 추구하는 시장 경제와 달리 이윤과 사회적 가치 모두를 중시하는 경제활동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맞춰보세요!”

6월 4일 이화여대 ECC 다목적홀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소규모 박람회 ‘소블리 페스타’ 현장. 천막으로 만들어진 ‘토끼굴’ 앞에서 토끼가 문제를 낸다. 문제를 맞히는 사람은 앨리스가 되어 요술봉을 들고 토끼굴 안으로 들어간다. 토끼굴 속 ‘소셜랜드’에 입장한 앨리스는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에 관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토끼굴 밖에는 14팀의 소셜벤처가 부스를 세워 홍보·판매를 진행한다. 발달장애인들이 만든 엽서부터 멸종위기 동물을 구하기 위한 재사용 텀블러까지. 이날 행사에서는 이화여대 교직원, 학생들이 소셜벤처의 제품을 접하며 사회적경제를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소블리 페스타는 참여 조직의 전시 및 체험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및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소블리'는 ‘소셜이코노미러블리(Social Economy Lovely)’의 약어로 청년이 사회적 가치 추구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경제 예비구성원 주체로서 대학 내 사회적경제 의제를 확산하고 이해를 높이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리플렉터는 11개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해 사회변화와 가치를 추구하는 활동을 스스로 기획, 실험하는 연합 동아리다.

이번 행사는 캠퍼스에서 직접 사회적경제를 체험하는 미니 박람회 성격으로 ‘이상(理想)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대학생들에게 소셜섹터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즐거운 경험과 함께 행사가 가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후즈하비몰 부스에서 판매한 책갈피.

부스존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전국대학생 네트워크인 ‘평화나비’ 산하 이화여대 지부 ‘이화나비’ △진로 고민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책자를 판매하는 ‘스텐드랩’ △공정무역의 가치를 알리는 사회적기업 ‘어스맨’ 등이 참여했다. △사회취약계층의 핸드메이드 물품을 판매하는 ‘후즈하비몰’ △생리대와 디자인 제품 판매를 통해 국내외 취약계층 아동을 돕는 ‘업드림코리아’ △신촌 내 쉐어하우스와 공유공간을 운영하는 ‘꿈꾸는둥지’ △아동양육보호소에 기부하는 소셜미션을 가지고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레인스테이션’ 등도 홍보를 진행했다.

그 외에 △환경을 생각하는 소셜벤처 중에는 음식점 마감 세일 정보를 한눈에 알아보는 앱을 운영해 버려지는 음식이 없도록 하는 ‘라스트오더’ △멸종위기 동물의 생존을 위해 일러스트 제품을 팔아 수익을 기부하는 소셜벤처 ‘미크스튜디오’가 참여했다.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조상미 교수.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업들도 모였다. △발달장애인이 필요한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쉬운 글과 그림으로 책자를 만드는 ‘소소한 소통' △발달장애인아이들과 꿀벌이 가진 가치를 담은 비누·립밤 등을 제작하는 ‘비컴프렌즈’ △장애인 예술가를 양성하는 ‘지노도예학교’ △장애인들의 관광을 돕고 여행기를 제작하는 ‘이지트립’ 서비스 제작회사 ‘모아스토리' △아동양육시설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는 디자인 기업 ‘소이프 스튜디오’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방문객들은 부스를 돌아다니며 각 기업의 소셜미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벤트에 참여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등 사회적경제에 한 층 더 가까워지는 체험을 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장효진·조연진 학생은 “소외계층에 기부금만 전달하는 형태가 아니라, 사회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소비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진 소셜벤처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장을 방문한 이화여대 사회적경제협동과정 조상미 주임교수는 “다양한 소셜벤처가 전시를 진행하며 사회적경제를 대학생들에게 알리는 과정에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날 사회적경제협동과정도 부스를 열어 사회적경제 석박사 학위 과정을 소개했다.

사진. 최범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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