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지만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창업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을 소개합니다.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기업가의 자질과 창업 의지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우수팀들입니다.
조영래 소반에 대표.

“당뇨·고혈압·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약물치료와 함께 식생활 개선도 필요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8년 고혈압·당뇨병 적정성 평가 결과 고혈압·당뇨병 외래 진료환자가 2017년 880만4천명, 2018년 916만8천명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식습관 개선.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는 일이란 쉽지 않다.

소반에는 당뇨·고지혈증·고혈압 등 성인병 환자와 저염식을 해야 하는 사람 등 스스로 건강한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도시락과 식습관 교육을 진행한다.

“식습관만 바꿔도 고칠 수 있는 병인데.. 안타까웠죠.”

조영래 대표는 과거 ‘차(茶)’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로 활동했다. 강의를 진행하다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됐고,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조영래 대표는 “차(茶)만으로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후 약선음식, 발효, 떡 등 전통음식에 관해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고, 뜻 있는 사람들과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를 설립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허가 제673호)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약동원(食藥同源, 음식은 곧 약과 같다)이라고 하죠. 먹는 것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어요.”

나를 위한 건강한 한 끼 식사

바른식생활 강의는 이론과 실습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소반에는 크게 바른 식생활과 관련된 강의와, 건강한 식단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보급하는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한다. 아직 도시락 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바른식생활 강의가 주요 수입원이다. 강의는 보건소, 학교,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진행하며, 건강도시락은 성인병환자·일반인 등에게 판매한다.

강의내용은 식이요법이나 각자 체질에 맞는 식재료를 선택해 요리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는데, 이론과 실습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조 대표는 “얼마 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바른 식생활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평가가 너무 좋아 하반기에 또 한 번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맞벌이 가족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특히 아버지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아버지 요리교실’에는 지역 공무원, 교수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아버지’의 자격으로 교육을 받는다.

“아버지 요리교실에서는 주로 김치, 밑반찬, 찌개 등 쉽게 할 수 있는 요리를 하죠. 실습시간에 음식을 만들어서 집에 가져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족들이 ‘오늘은 메뉴가 무엇인지’를 궁금해하는 가족들도 있다고 해요.”

소반에가 판매하는 건강도시락은 환자 상태에 따라 메뉴가 달라진다.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건강도시락의 경우 아직 수요가 적은 상황이지만, 도시락을 먹어본 사람들은 ‘맛있고 건강한 도시락’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조 대표는 “도시락 신청을 받을 때 환자의 특성이나 현재 앓고 있는 질병 등 식단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받는다”며 “천연조미료를 사용하고, 반찬도 칼로리를 계산해 구성하기 때문에 ‘나를 위한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도시락은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는 메뉴로 구성돼 각각 이름표를 붙여 구분한다. 가격은 1만원부터 각각 다르게 책정됐다.

건강도시락은 스스로 건강관리가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도 제공된다. 특히 취약계층은 자신의 병에 대해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여건 상 관리가 어려워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조 대표는 “스스로 식단관리가 어려운 노인취약계층에게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청주지역 성화동주민센터와 협약을 맺고 점심·저녁 건강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소반에 강의실 한켠에는 각종 약재로 담은 천연조미료와 식기로 가득 차 있다.

사업 초기,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 겪어…

지금은 지역에 소반에가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사업 초기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조 대표는 “보건소에서 만성질환자 식이요법 식단관리 강의를 다니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작년에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이 먼저 전화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도시락의 경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홍보와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 꾸준한 홍보활동으로 건강도시락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강하게 행복한 사회 만들자’는 소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성격과 맞아

“평소에 건강 관련 사업을 통해 모두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어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은 소반에의 사업방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도전했다. 조 대표는 기업의 지향성과 자신의 소신이 사회적기업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부처형 고용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소반에는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지역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조리원·회계원·배달원 등 지역사회 고용확대도 가능해요.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같은 기업의 방향성과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의 성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소반에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 하면서 사업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지원받았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한약내리는 기기, 한약박스, 도시락용기 등 사업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지원받았다. 조 대표는 “특히 중간지원기관 (사)충북시민재단은 간혹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친절히 상담해줬다”면서 “워낙 하는 일이 많은 상태에서 도전해 힘든 점도 있었지만, 중간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향후 육성사업에 참여할 기업에게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해 도전하길 바란다는 조언을 건넸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뭔가를 확실하게 하겠다는 목표가 생기면 그때 도전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힐링센터’ 만들고 싶어요”

조영래 대표는 언젠가 ‘힐링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힐링센터는 환자들이 거주하면서 편히 쉬고, 먹거리를 통해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매주 토요일마다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으며, 운영 중인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 등 전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프라 등을 접목해 운영할 계획이다.

“건강악화나 스트레스 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많잖아요. 힐링센터는 누구나 와서 쉬어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특히 건강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교육센터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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