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뚝에 수많은 촛불이 켜졌다./사진제공=BBC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에서 벌어진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해 해외 언론도 예의 주시 보도했다. 부다페스트의 관광이 증가함에 따라 최근 몇 년간 다뉴브 강의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작은 배와 큰 배가 뒤섞인 운항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일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국영라디오 인터뷰에서 "탑승객들에게 생존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 충격받았다"며 애도한 것으로 외신은 보도했다.

BBC방송은 31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Hableany)호와 다른 대형 유람선 바이킹(Viking Sigyn)호가 충돌하여 최소 7명이 사망했으며, 바이킹호의 선장(64세, 우크라이나국적)이 대형 사고를 낸 용의자로 체포되었다는 헝가리 경찰의 발표를 보도했다.

바이킹호에 타고 있던 미국인 관광객 클레이 핀들리(Clay Findley)는 "모든 일이 순식간이었다. 처음엔 지나갈 줄 알았는데 바이킹의 앞쪽이 그 작은 배 뒤쪽에 부딪쳤고 몇 초 후에 그 배의 선체가 배의 반대편에 불쑥 나타났다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또 다른 바이킹호의 승객인 진저 브린튼(Ginger Brinton)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배의 발코니에 있을 때 물속에서 사람들이 도와 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고 그저 끔찍한 상황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스위스 국적의 바이킹호에서는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다뉴브강에서 다른 대형 유람선의 승무원으로 27년간 일해 온 안드라스 커벌리(Andras Kurbely)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는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우려했던 사고였다"고 말했다. 많은 작은 배들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기동하기 어려운 큰 배의 운항은 위험하며 특히 야간에 5개의 주요한 다리구간을 운항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긴급구조대원들은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된 2층형 유람선 허블레이니의 잔해를 마거릿 다리 인근 강바닥에서 발견하고 인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배에는 한국 관광객 30명과 관광 가이드 3명, 헝가리 승무원 2명이 탑승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40세에서 50세 사이였지만 6세 어린이와 70대 남성도 포함되어 있다는 국내 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보도를 전했다. 구조된 이 배의 승객 정모 씨(31)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물살이 너무 빨랐고 사람들이 떠내려가고 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생존자인 윤모(32)씨는 "배가 순식간에 전복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온이 10~12C인 강을 따라 배와 잠수부, 조명장치, 레이더 스캐닝 등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은 계속되고 있으나 수색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폭우로 인한 급한 물살로 생존자를 찾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도 BBC는 전했다. 사망이 확인된 7명의 희생자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으며 이들 중 3명은 충돌 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사고 수습을 위해 헝가리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한국 구조팀이 현지에 도착했다고 BBC는 전했다.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48468701

저작권자 © 이로운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