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은 높은데 양쪽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어느 쪽 의견이 옳은지, 우리에게 이로운지 판단하기 어려우시지요? 이로운닷넷은 주요 이슈를 둘러싼 찬반 양론을 들으시기 전에 사전 지식으로 알아두시면 좋을 정보와 의견을 모아 전해드립니다. 여러분이 흐림 없는 눈으로 상황을 보고 직접 판단을 하시는 데에 이 글들이 도움을 드리길 바랍니다.


2011년 ?1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비탄과 환호가 오갔습니다.
언론마다, 이해당사자마다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한국땅에서 일해서 돈 벌고 시장에서 물건 사 쓰는 생활인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먼저, 우리의 일자리 즉 산업에는 어떤 영향이 오는지 언론 보도를 종합했습니다.

일자리 전망은 엇갈립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노동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들은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앞으로 10년간 최대 5.66% 증가하고 15년간 고용이 35만명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경제 : 일자리 年 35만개 창출…외국인 직접투자 年 30억弗 기대?)

그러나 한미FTA 반대진영에서는 이것이 과잉예측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차장을 지낸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계산 결과가 적게 나오니,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우니 다시 계산해 오라'고 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가 한미 FTA로 모든 산업이 성장한다는 가정을 집어넣어 CGE 모형을 한 차례 더 돌려 5.97%포인트라는 결과를 뽑아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일자리 35만개 신화가 나왔다"고 비판했습니다. (프레시안 : "한미 FTA, '거짓의 문'이 열렸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는 지금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검증할 재주가 일반인한테는 없으니까요.
우리가 각자 일하고 있는 산업별로 어떤 파장이 올지 살펴보면 현재 우리 일자리에 오는 여파를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 부품?섬유에 일하는 분들께는 호재,
농축산업?제약?중소기업에 일하시는 분들께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 부품업체, 원사생산 및 봉제·제직 등 섬유업체, 식품 대기업들은 미국 수출 때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 차부품?섬유업 “대형 호재” … 농축산업 “올 것이 왔다”)

그러나 한국의 주력수출품인 반도체나 정보통신, 가전제품은 영향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삼성·LG전자 같은 대기업은 이미 미국·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미국 수출물량을 자체 조달하기 때문에 관세 철폐효과는 없거든요.?반도체와 휴대전화 역시 이미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주류, 제약, 금융업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맥주 수입 관세 30%가 7년에 걸쳐 철폐되면 미국산 술에 가격경쟁력이 생기거든요.
지식재산권이 강화되면 복제약 위주로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경향신문 : 차 부품?섬유 가격인하 효과… 제약?금융업 타격)

어느 분야보다 타격이 큰 분야는 농축수산업입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 생산액은 한미FTA가 발효된 지 5년차에는 7천억 원, 10년차에는 1조 원, 15년차에는 1조 7천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건 축산분야입니다.
한미FTA발효 후 15년간 누적 피해액이 7조 3천여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관세 40%가 15년간 단계적으로 없어지고,?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 25%가 2016년 1월에 철폐되면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축산물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시장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거든요.
정부도 이러한 피해를 인정을 하고 FTA대책예산으로 22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 한미FTA, 농축수산물 타격 불가피‥대응책 나와야)

그러면 소비자 물가는 많이 낮아질까요?


축산물 가격 낮아지고 약값은 비싸질 것 같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생삼겹살·닭고기 같은 축산물 가격과 함께 체리·오렌지·건포도와 포도 같은 과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합니다.?오이·가지·호박·옥수수·꿀·아몬드 같은 농산물과 칩용 감자·체다치즈·버터 가공품도 싸질 것이라는군요. ?(머니투데이 체리?오이 등 관세 철폐...한미FTA로 장바구니 달라진다)

하지만 병에 걸리면 생활비는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약값은 비싸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내 제약업계가 복제약을 만들기가 어려워져 환자들은 비싼 오리지널 약을 사용해야 합니다.?이 때문에 보험재정이나 환자 부담의 약값이 연 평균 56억~1133억원 정도 더 들 수 있다고 제약업계는 추정합니다. (서울신문 : 신약특허 강화… 국내 제약사 타격)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정부와 한나라당, 재계는 한국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회사마다 다른 논조를 보입니다.

조선일보는 "한국이 EU에 이어 미국과도 관세 없이 교역하게 됨으로써 한국은 한·중·일 무역 전쟁에서 월등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 평했습니다.?미국·EU를 파트너로 잡음으로써 세계경제 규모의 61%를 차지하는 지역과 자유롭게 통상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지요. 중국과 일본은 자유롭게 통상할 수 있는 지역이 각각 17%에 불과하다고 비교했습니다. (조선일보 : 경제거인 틈바구니 속 한국, 中?日에 두 걸음 앞서다)

한겨레는 "(2007년 이후 FTA) 재협상 과정에서 우리 자동차 분야의 기대 이익은 최대 4조원가량 줄었다"며 "정부의 전망을 봐도, 자동차와 방송·통신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유리한 분야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정부가 전망하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우리 돈으로 연간 1600억원(1조4000억달러)"인데 반해 "농축산업 등 취약 산업에 쏟아붓는 정부 지원금은 앞으로 10년 동안 22조1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지요.
한겨레는 "대미 흑자를 다 합쳐도 국내 산업의 손실 비용이 더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 : 불평등 FTA’ 피해 현실로…농축산?차세대산업 ‘벼랑’무역흑자 1조6천억원 때 피해지원 22조원 쏟을판)



외신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외신 번역 보도에선 조선일보, 한겨레 모두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한국의 무역흑자가 줄어들 것'이라고요.

영국 비비시(BBC) 인터넷판은“이 협정이 (한국 등)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100억달러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겨레“최루탄에도 한-미 FTA 통과” 긴급 보도)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내년 초 FTA가 발효되면 5년 안에 양국 교역이 10% 늘어나 90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보다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는 한국은 FTA가 발효되면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한국은 무역 흑자를 이어가겠지만 그 규모는 점차 작아질 것”이라며 “이는 주로 미국의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조선일보 : 외신 "FTA로 韓 무역흑자 감소…폭력사태 풍자도")



내가, 내 가족과 친구가 종사하는 산업에 따라, 기업체의 크기에 따라 ?한미FTA에서 받는 영향과 정서는 다를 것입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무력감에 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한?미 FTA 협정문엔 이런 조항이 있다고 합니다.

이 협정은 어느 한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180일 후에 종료된다.-한?미 FTA 협정문 24.5조?(경향신문 : [기고]99%의 남은 선택은 ‘한?미 FTA 폐기’이해영 한신대 교수)


한?미FTA?체제를 바꾸거나 유지하거나
선택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해관계를 잘 따져보시고 내년에 투표하세요.

대통령 선거일은 2012년 12월 19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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