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포럼’은 시대 흐름에 따른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소셜 이노베이션을 위한 만남의 자리’다. 시민사회-정부-기업 간 협업을 통한 사회혁신을 목적으로 '(사)스파크'(대표 민영서)에서 2014년부터 주최해오고 있다.

포럼에 모인 청중과 전문가 패널이 함께 사회혁신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집단 지성을 통한 맞춤형 해결책 제시와 네트워킹의 장을 제공한다.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열리는 포럼이지만, ‘제1회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를 맞이해 하루 앞당겨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사회혁신: 주도성, 파트너십을 통한 상호 성장과 소셜 임팩트’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가 현재까지 뽑힌 국내 아쇼카 펠로우를 소개하고 있다. 아쇼카 펠로우에 뽑히면 3년간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첫 순서로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가 아쇼카 펠로우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비영리단체 아쇼카는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되면 우리 사회가 바뀐다”는 기조로 운영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1980년 미국에서 창립해 40년간 전 세계 92개국 약 3600명의 사회혁신가를 발굴·지원해왔다. 아쇼카한국은 2013년 국내에 처음 생겨 현재까지 13명의 펠로우를 선정해 교육, 인권, 환경 등 여러 분야의 문제를 다뤘다. 이 대표는 “아쇼카 펠로우가 궁극적으로 하는 일은 모든 사람이 파워풀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주체들이 사회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미국 아쇼카 펠로우 단체인 비영리재단 TAT(Truckers Against Trafficking)가 소개됐다. TAT는 인신매매 문제에 대항하기 위해 2009년 만들어진 단체로, 트럭 운송 산업의 특성을 활용해 인신매매를 방지한다.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태운 차량은 트럭 휴게소를 지나칠 수밖에 없다. 트럭운전사들은 인신매매 범죄가 이뤄지는 현장을 보면 TAT에 신고하도록 교육받는다.

공장공장의 목표는 ‘따로 또 같이’를 실현하며 '말도 안 되지만 해보고 싶은 일'을 계속 하는 실험주의자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이어 목포 ‘괜찮아마을’을 만든 ‘공장공장’ 박명호 대표의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던 박 대표는 현재 목포에서 ‘청년들이 쉬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은 마을’을 조성해 살고 있다. 괜찮아마을에는 현재 27명의 청년이 거주하고, 9개 가구가 셰어하우스에서 살며, 12명이 목포 지역에서 취업했다. 전라남도의 청년 거주율은 점점 줄어드는 중인데, 괜찮아마을 같은 모델이 확산되면 지역은 청년에게 빈 공간과 기회를 제안하고, 청년은 지역에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상위권을 달리는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청년들이 아픔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괜찮아마을은 누구나 다르다고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는 곳. 잃어버린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곳, 따뜻한 밥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독산4동 주민들은 마을의 문제를 민원으로만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공동체를 형성해 변화를 이뤘다.

조영진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동 단위에서 시작한 혁신 활동이 금천구 전체로 확산한 사례를 공유했다. 독산4동 주민들은 스스로 골목길 쓰레기 문제와 무단 주차문제를 해결했다. 마을의 문제를 민원으로만 해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직접 공동체를 만들어 변화를 이뤘다.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마을 곳곳에 쓰레기가 쌓인 사진을 전시해 공감대를 확장했다. 주민 사이에 형성된 공감대는 마을 총회와 주민 총회로 이어져 마을 문제해결 우선순위에 올랐다. 주민들은 캠페인을 벌여 ‘재활용정거장’과 ‘도시 광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결국 정책의 도움도 얻었다. 재활용정거장은 주민들이 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마을 주요 지점에 설치한 분리수거 거치대며, 도시 광부는 주민들이 제대로 분리배출 할 수 있게 돕는 인력이다. 조 사무국장은 “독산4동 활동은 ‘문제 발견’-‘주체 등장’-‘방법의 혁신’-‘골목길 변화와 마을 일자리 마련으로 지속성 유지’ 순으로 이루어졌다”며 기존의 행정과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음을 강조했다.

현재 성대골에는 마을닷살림협동조합, 국사봉중 생태에너지전환 사회적협동조합, 성대골에너지협동조합, 동작신협 등 성대골 에너지 전환 사업을 돕는 협동조합들이 활동 중이다.

10년 가까이 풀뿌리 에너지 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의 김소영 대표는 지역에서 ‘절전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성대골이 2011년부터 에너지 운동을 한 건 그해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계기였다. 바다 건너 생긴 일이었지만, 이웃 나라의 주민으로서 책임을 느꼈다. 그때부터 김 대표는 이웃들과 A4용지에 그래프를 그리며 절전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매달 얼마만큼의 전력을 썼는지, 올해는 어느 집이 가장 많이 절전했는지, 어느 집이 역전에 성공했는지 등을 비교했다”고 말했다.

절전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방법도 모색했다. 미니태양광을 곳곳에 직접 설치했고, 태양열을 연료로 사용하는 이동식 가게 ‘에너지카’를 만들었다. 현재 성대골에는 4개의 에너지협동조합이 활동 중이다. 또한, 에너지전환에 관심 있는 마을 연구원 49명 모집해 기술팀, 금융팀, 교육&홍보팀으로 나눴다. 이들은 각자 에너지전환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황석연 팀장은 "과거에 했던 방법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해법으로 지역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석연 행정안전부 시민협업팀 팀장은 시민과 함께 일하는 정부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황 팀장이 공무원이 된 지는 4년이 채 안 된다. 교사, 기자 등의 직업을 거쳐 금천구 독산4동 동장으로 선정돼 지역 혁신을 이끌었다. 앞서 등장한 괜찮아마을 프로젝트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안 하는 방법으로 성공적인 지역 혁신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면 안 되고,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팁’도 함께 소개했다. 더불어 큰 지역 단위의 방대한 계획보다 동네 어느 한 지점을 바꿀 수 있는 혁신 사업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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