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 측정은 객관성도 중요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 간 공유와 합의가 더욱 중요합니다.”

'제1회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19'에서 ‘혁신’을 키워드로 진행된 ‘사회성과 측정 애프터서비스: Social Value 측정현황’에서는 사회성과 측정 체계를 현장에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짚어봤다. 진행 방식은 기존의 발표 형식이 아닌 현장 전문가들이 질의하면, 라준영 사회성과측정 체계 개발자(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대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세션 패널로는 사전에 의견을 접수한 유여원 살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상무이사, 이의헌 (사)JUMP 대표, 정수현 NSPACE 대표가 참여했다.

사회성과 측정 “정관에 없는 활동은 제외되나요?”

발표하고 있는 유여원 살림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상무이사.

유여원 상무이사는 살림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가치 확대 활동 중 사회성과 측정이 불가능한 부분을 꼬집어 설명했다. 유 이사에 따르면 현재 살림은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를 방문해 위험이 처했을 때 자신을 방어하는 방법과 타인이 위험에 처했을 때 대처 방법 등 ‘안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안전’은 건강의 기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살림 정관에 ‘건강한 마을 공동체’라고 명시돼 안전교육 활동은 사회가치 측정 기준이 되지 않았다. 유 이사는 “기업이 성장할 때 정관에 명시돼 있지 않지만, 사업이 추가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싶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라준영 교수는 “사회성과 측정 시 소셜미션과 비즈니스 본업에서 만들어진 성과인지를 주로 측정한다”며 “여기서 바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소셜미션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헌 대표 “사회적기업 가치 측정 필요…변화 시발점 돼야”

이의헌 대표는 사회성과 측정에 대한 불만 사항에 앞서 사회성과 측정이 변화를 위한 시작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많은 비영리단체와 사회적경제기업은 ‘우리는 좋은 일을 하는데, 소비자가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냉정하게 우리가 만드는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 측정하고, 평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결과에 따라 변화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사회성과 측정 시 경영자, 사회학자, 교육자 등 각자 위치에 따라 시각이 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경영, 경제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로 주로 구성돼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사회성과 측정 시 시각을 다양하게 확대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을 확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대표의 질문에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훈 사회적가치연구원 실장은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어 자문단을 결성했고, 현재 계속 넓혀 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환경분야의 경우 자문단을 더욱 탄탄하게 보강·구성했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라준영 사회성과측정 체계 개발자(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에게 대답을 듣고있는 정수현 NSPACE 대표.

공동체 기여 효과 측정 개발 필요

마지막 패널로 나선 정수현 대표는 비어있는 도시의 공간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결하는 공간공유 기업 NSPACE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을 도시의 사회혁신가로 만든다. 하지만 이같은 NSPACE의 활동은 사회성과 측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정 대표는 “실제로 자영업자들이 조금만 마음을 달리하면 도시의 사회혁신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들이 만든 경제·사회적 가치를 존중해 주는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라준영 교수는 “자영업자 가치 측정을 위해서는 공동체 기여 성과측정체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직 공동체 기여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은 개발하지 못했다. 언제라고 정확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공동체 기여 성과의 측정 체계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강연을 듣고있는 참관객들의 모습.

"사회적경제기업 종사자 직접 논의하는 자리 마련돼야"

기존 사회성과 측정 체계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현장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는 가치를 측정하고, 지표· 프록시 데이터에 근거해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외에도 '무형의 가치를 유형화된 시장 가치로 측정해 나타낸다는 것에 의미있는 시도다', '환경성과 측정이 기업 활동의 과학적 기준이 되어서 도움받았다'는 등의 긍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반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법인격 취득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의 노력을 측정 지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성적인 부분, 질적, 과정적 측정이 안되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라준영 교수는 “이제는 사회적경제기업과 관련된 종사자들이 모여 직접 논의하는 기회가 필요하다”면서 “현장관계자들이 직접 논의하면,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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