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빈 기부·펀딩으로 공익단체·사회적경제기업 성장 발판 마련했어요”

남미 원주민 여성들의 경제적 안정과 아이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남미 현지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크래프트링크는 2016년 처음 해피빈 공감펀딩에 참여해 목표액(700만원) 보다 511% 초과한 3600여만원(1472명 참여) 펀딩에 성공했다. 공감펀딩을 통해 모금액의 영향으로 펀딩 직후 원주민 여성이 1주일에 최대로 벌 수 있는 소득이 기존 1만9000천원에서 8만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원주민 여성들의 자녀들은 이전보다 학교 출석률이 약 10% 높아졌다. 또한 일부 모금액은 신제품 개발과 원주민 여성들을 위한 첫 여행프로젝트에 재투자되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5회에 걸쳐 공감펀딩을 통한 모금액은 2억원이 넘었다. 현재 크래프트링크는 펀딩 수익금을 다른 곳에 기부할 정도로 성장했다. 
2016년 크래프트링크의 첫 해피빈 공감펀딩 제품이미지.

크래프트링크는 해피빈이 운영하는 온라인 공익모금 플랫폼을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크래프트링크와 같이 공익 분야에서 홍보나 판로가 어려운 작은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네이버가 2005년 문을 연 해피빈이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공익단체 모금함을 개설해 기부로 이끄는 '기부' 코너는 그동안 30만9767명이 참여해 약 65억 원(2019년 5월 30일 기준)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서 2015년부터 시작된 사회적경제, 창작자, 소상공인 등 사회적 가치가 담긴 소기업들의 제품을 펀딩 방식으로 지원한하는 '공감펀딩'을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총 469건 펀딩에 성공했으며, 275,661명이 펀딩에 참여해 총 76억 원을 모금했다. 펀딩 종료 후 경쟁력 있는 상품은 현재 50여개 공감가게를 열어 판로를 돕고 있다. 올해 3월 말부터는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봉사, 공익체험을 소개하는 '가볼까' 서비스도 시작했다. 콩으로 시작된 작은 기부는 2015년 펀딩, 2019년 ‘가볼까’로 진화하며 공익모금 플랫폼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해피빈은 공익모금 플랫폼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 기부로 시작해 펀딩 서비스로 확대...“제발 펀딩해주세요”

공익단체를 위한 모금함을 개설하며 처음 기부 코너를 선보인 해피빈이 공감펀딩을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네이버 공익나눔 섹션(현 함께N)에 기부 관련 콘텐츠들이 노출되는 날은 공익단체들의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어요. 하지만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그 단체 사이트에 막상 가보면 단체 소개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나 제품이 있는 곳들은 결제가 어렵고, 결제를 해도 제고가 없는 상황이었어요.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서 위에 보고했더니 대표님이 펀딩을 해보자고 제안하셨죠.” 
-조성아 해피빈 실장-

단체들을 돕기 위한 담당자들의 절실한 마음에다 당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 되는 등 공익단체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러한 변화를 담는 모금플랫폼의 필요성이 더해지면서 ‘공감펀딩’이라는 새로운 사업이 탄생한 것이다. 

지금은 공감펀딩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공익기업들이 해피빈의 문을 두드리지만, 처음 펀딩서비스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복지관 등 비영리단체들의 사례에 콩을 기부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초기 6개월 정도는 우리가 직접 기업들을 찾아다녔어요. ‘제발 우리와 펀딩해달라’면서요. 하루에 5개 기업을 만나기도 했죠.”

그렇게 공감펀딩의 첫 파트너 기업들로 참여한 곳들이 △생태적 가치를 일상에서 알리는 '비틀에코협동조합(구 워크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점자를 가죽제품에 적용한 '도트윈' △농부에게 투자하고 보다 나은 먹을거리로 돌려받는 크라우드펀딩 '농사펀드' 등이다. 첫 펀딩에서 좋은 성과를 낸 크래프트링크 팔찌도 2017년 당시 카이스트MBA 학생이었던 대표를 만나 직접 설득해 이뤄낸 성과였다. 

농사펀드가 2015년 처음으로 공감펀딩에 참여한 제품은 제주도 감귤 말랭이였다. 농사펀드는 그동안 38회 공감펀딩을 진행해왔다.    

해피빈은 펀딩 활성화를 위해 수수료 없이 수익금의 전액을 공익기업에 전달하고, 펀딩 참여자에게는 콩 3000원도 추가 지급한다. 기부 코너에 재참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함이다. 

더불어 펀딩 참여기업들에게는 일종의 컨설팅 요소가 일부 가미된다. 조 실장은 “펀당의 경우 직접 제품도 받아서 꼼꼼히 확인하고 콘텐츠 제작도 직접 지원한다”“제품이 좋아 판로만 확보되면 성장가능성이 있는 곳들을 지원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이라 생각에서다”고 설명했다.  

펀딩 개설자 대부분이 소규모 단체라는 점을 고려해 배송비도 함께 지원한다. 현재 펀딩 배송은 일괄 노숙인 일자리 창출을 돕는 사회적기업 두손컴퍼니가 맡고 있다. 

해피빈에서는 공감펀딩에 성공한 곳들 중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공익기업들의 경우 네이버 내 온라인 상시플랫폼인 ‘공감가게’로 입점시킨다. 현재 50여개 제품이 공감가게를 통해 판로지원을 받고 있다. 10여년 전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김치사업을 시작한 사회적기업 '(주)행복을나누는사람들행복한동행'은 지난해 복사골캔김치를 펀딩해 목표액의 340%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행복한동행측은 두 차례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는 해피빈이 운영하는 공감가게에도 입점했다. 행복한동행측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발생했고, 지역사회에 더 많이 기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공감가게는 현재 50여개 제품이 입점해 있다. 

 


<공감펀딩 담당자가 말하는 효과적인 펀딩 참여법>    

1. 사회적 가치만큼 중요한 ‘제품 경쟁력’  
해피빈이 공감펀딩 아이템 선정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제품력’이다. 제품에 담긴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리워드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면 펀딩 제품으로 소개되기가 어렵다. 

2. 누구나 관심가질 만한 품목이 우선 
소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슈나 제품보다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일반적인 제품을 선호한다. 펀딩의 경우 목적이 뚜렷한 쇼핑몰과 달리, 우연한 기회에 접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먹거리나 팔찌, 양말 등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더 참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최근에는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한다. 

3. 사진 등 시각물+이해하기 쉬운 콘텐츠 
펀딩 콘텐츠 안에 너무 많은 사회적 가치를 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담당자의 설명. 내 친구에게 얘기한다 싶을 정도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방향을 잡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호소력 있고, 사진 등 시각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4. 자기 단체 목적에 맞는 플랫폼 선택
최근 공감펀딩이 활성화되면서 사회적경제기업뿐 아니라, 공익단체들도 펀딩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부에 비해 펀딩 모금액이 크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실제 공감펀딩을 했을 때 효과적인 아이템이 있고, 기부로 했을 때 적합한 사업이 있다. 마라톤, 영화제 등 문화행사는 최근 출시한 ‘가볼까’ 플랫폼이 더 적합하다.  


# 공익단체 활동 더 홍보하고 투명하게 보여주자...‘가볼까’ 서비스 시작 

기부에서 펀딩으로 이어진 해피빈의 시도는 올해 3월 말 오프라인에서 가능한 봉사, 공익체험을 소개하는 ‘가볼까’ 서비스로 한 단계 또 진화했다. 나무심기 봉사부터 제주도 소셜트립까지 20여개의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이 가볼까 페이지를 통해 소개되고,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우림 해피빈재단 리더는 “최근 여러 사건들로 공익단체에 대한 투명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데다 사회적경제 및 공익단체들의 오프라인 행사가 많아지는데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아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가볼까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유료서비스의 경우 행사 참여를 위해 입금하는 과정 또한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해 네이버 예약 서비스를 연계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해피빈이 올해 선보인 '가볼까' 서비스

서비스 출시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반응은 기대이상이라는 게 해피빈측 설명이다. 

“보통 오프라인 행사나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경우 노쇼가 많아 주최측에서 곤란한 경우가 많다. 가볼까의 경우 노쇼가 거의 없고, 다녀온 분들의 리뷰도 상당히 길고 진정성이 묻어 있어요.”

# “함께한 공익단체들 스스로가 변화 느낄 때가 진짜 성과”

“신기하게도 펀딩이 성장하면서 기부도 함께 성장했어요. 전체적으로 참여자가 더 늘어났죠. 저희는 기부랑 펀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두가지 모두 우리 사회에 이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익단체를 돕는 일이니까요.”

해피빈에서는 '가볼까'와 함께할 곳을 찾기 위해 직접 단체들을 찾으러 다니기도 한다. 사진은 가볼까 서비스에 참여한 밥퍼 봉사활동 현장을 방문한 조성아 해피빈 실장(왼쪽)과 이우림 리더.

올해는 해피빈재단이 설립된지 10년이 되는 해다. 조 실장은 해피빈이 플랫폼을 확장하며 더 많은 공익단체들을 도울 수 있었던 데는 파트너들의 힘이 컸다고 강조한다. 지난 10년 간 해피빈과 함께한 공익단체는 누적 7000여개(현재 활동 중인 곳은 3000여개)에 이른다. 

“지난 10년 간 우리가 어떤 소셜임팩트를 냈는지 스스로가 자화자찬하기 보다는 우리 플랫폼을 통해 성장한 공익단체들이 느끼는 변화가 더 중요하겠죠. 앞으로도 단체들이 더 잘 우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등대 같은 바람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제공. 해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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