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소신있는 가게. 

소풍가는 고양이가 스스로를 수식하는 말이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대학에 가지 않은 비대졸 청(소)년과 어른들이 협동해 ‘공평하고 공정한 일터’를 만들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곳을 목표로 한다. 도시락 배달, 케이터링 다과 만들기 등을 하고 있다.

소풍가는 고양이의 장사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1년 만인 2012년 서울시 혁신형 (예비)사회적기업이 됐고, 2015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그 사이에는 SK행복나눔재단이 주최한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에서 1위에 수상하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풍가는 고양이가 그려온 성장세가 보여주듯, 2014년 봄, 천 만 원이 안 되던 매출은 3년 뒤 매출 5천만 원을 돌파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도심 한복판 ‘일터’면서 청년들의 ‘학교’가 되기를 바랐던 공간인 소풍가는 고양이, 성장해 가는 조직과 다르게 내부에서는 고민이 이어졌다. 늘어나는 매출과 구성원들의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 청년들의 성장에 관한 고민들. 소풍가는 고양이는 이 같은 고민들을 책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어른이 되는 중입니다’와 독립영화 ‘길모퉁이 가게’ 등에 담아 왔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새로운 실험 중

소풍가는 고양이는 올해 변화를 맞았다. 청년들이 스스로 운영하며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는 목표에 맞춰 어른들이 경영 전반에서 뒤로 빠졌다.

이 같은 결정에는 내부 고민이 녹아있다. 그간 운영에서는 청년들을 교육하고 운영하기 위해 어른들이 감당해야하는 일들이 많았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청년들이 바로 설 수 있는 직장을 만든다’는 조직의 사회적가치를 일상 속에서 실험 중이다.

조직 규모도 줄였다. 신입직원을 더 뽑지 않고 기존 청년들이 운영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퇴사를 했다. 현재 청년 3명, 배달을 하는 어른 1명, 사무를 담당하는 1명으로 운영 중이다. 전체적인 운영을 청년 3명이서 담당 하고 있다.

홍성애 경영지원팀장은 “아주 숙련된 어른들보다는 조금 부족하겠지만, 청년들끼리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있다”며 “청년들끼리 합이 잘 맞고, 본인들이 의지를 가지고 하고 있기 때문에 잘 운영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소풍가는 고양이는 도시락, 케이터링, 다과 등 먹거리를 만들며 청년들의 자립을 실험하고 있다. / 사진 : 소풍가는 고양이

청년 자립 실험, 성공하기 위해서 사회가 할일은?

5명이서 운영하는 조직, 대외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 소화해야 할 기존 업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원이 적어 설명회나 워크숍 등에 누구를 보내기도 쉽지 않다.

메일, 소식지 등을 보내주는 지원단체 조직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음식 제조라는 사업 특성에 맞는 워크숍 등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홍 팀장의 생각이다.

소상공인에 맞는 행정절차 지원도 필요하다. 사업개발비 등 지원하는 곳은 많지만, 이에 따른 행정 부담이 적지 않다. 소규모 조직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청년들이 스스로 꿈틀대며 사회 속 일상에 녹아 들 듯 관련 사회구성원 및 조직들도 그들의 꿈틀거림에 함께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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