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했지만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창업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을 소개합니다. 40명의 소셜챌린저들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사회적기업가의 자질과 창업 의지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2018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우수팀들입니다.
장위녀 아이사랑 식판드림 대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양육한 경험이 있는 부모들이라면 매일 아이가 갖고 다니는 식기를 닦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매일 사용한 식기를 닦는 일이란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지만, 제대로 닦지 않으면 아이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꼼꼼히 닦을 수밖에 없다.

자신을 ‘아이 식판을 닦는 세대’라고 소개한 장위녀 아이사랑 식판드림 대표는 두 아이를 양육하며 한 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는 워킹맘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자신과 같은 맞벌이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아이사랑 식판드림을 시작했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고작 식판 닦는 것쯤’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매일 아이의 식판을 닦는 것 자체가 매우 번거로운 일이에요. 어쩌다 회식이 있거나 몸이 아픈 날에는 미처 식판을 닦지 못하고 그냥 보내기도 하는데, 아이와 선생님들께 정말 미안하죠.”

0~7세 어린이 대상 식기 세척 살균 서비스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는 아이사랑 식판드림 작업장.

장위녀 대표는 아이사랑 식판드림을 시작하기 전 병원에서 근무했다. 업무를 통해 소독과 위생의 중요성을 체감했지만, 일부 어린이 환자들은 음식물 얼룩이 묻은 가방을 그대로 메고 다니기도 했다. “어린이 환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때 가방을 열지 않아도 음식물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어요. 어린이집 가방에 음식물이 묻어있는 일도 있고요.”

가까운 곳에서 이같은 모습을 지켜본 장위녀 대표는 2017년 아이사랑 식판드림을 시작했다.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매일 오후 사용한 식기를 수거해 세척·살균하고, 다음 날 오전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 대표는 “최근에는 주문 수량이 늘어서 매일 배송하는 형태와, 사용한 식기를 수거하면서 위생박스에 담은 식기를 다음날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고 오는 두 가지 형태로 배송된다”며 “위생박스는 플라스틱인데, 너무 높은 온도에서 세척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최대의 온도로 매일 소독한다”고 말했다.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어린이 도시락 식판 위생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소독기 4대, 8m 컨베이어 세척기 1대, 살균소독이 가능한 대형 초음파 기계 1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꺼번에 최대 5천개의 식판 세척이 가능하다. 주요 이용고객은 0~7세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중 식판을 사용하는 어린이들이며, 세 자녀, 조부모가족 등 취약계층 등에는 무료로 진행한다.

맞벌이 가족에게 큰 인기…자연스레 홍보도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현재 충남 서산·당진 지역 35개 교육기관(어린이집·유치원)과 교류한다. 이전에는 배송문제 때문에 총 원아 수가 50명 이상인 교육기관과 주로 거래했으나, 올해부터는 서산시 재정지원을 받아 배송직원을 추가로 모집하고, 40명 이하의 교육기관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이야 찾는 곳이 많아졌지만 사업 초기에는 어린이 교육기관과 관계를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문을 연 직후에는 장 대표의 남편이자 기업의 본부장 역할이 빛을 발했다. “남편이 과거에 프로축구팀 선수였는데,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통한 재능기부를 하면서 원장님들을 많이 만났죠. 처음에는 그렇게 유치원과 관계를 쌓기 시작했어요.”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최종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총 2단계의 영업과정을 거친다. 1차로 교육기관을 방문해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아이들의 부모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고, 2차로 교육기관에서 마련해준 자리에서 부모를 대상으로 직접 서비스를 소개한다.

“예전에 아이들이 갖고 다니는 도시락으로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음식물이 새지 않도록 끼워진 고무 패킹이 오염되지 않은 도시락이 없더라고요. 이런 문제를 유치원에서도 알기 때문에 쉽게 자리를 만들어 주시고, 다른 유치원에 홍보를 해 주시기도 해요.”

도시락 세척·살균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맞벌이 가족이나, 현장에서 세척·소독 과정을 실제로 본 부모들의 신청률은 더 높았다. 장 대표는 “유치원에 직접 세척과정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미리 접수해 방문하도록 하는데, 직접 현장을 보면 신청률이 훨씬 더 높다”면서 “최근 육성회에서 방문해 현장을 보고 난 뒤 99%의 신청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자격 필요한 분야 아냐…“누구나 일할 수 있어요”

인터뷰 당일 현장에는 7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총 12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그 중 결혼이민여성이 5명, 55세 이상 시니어 직원이 2명이다. 절반 이상의 직원이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이다.

“전문자격이 필요 없는 분야여서 누구나 일할 수 있어요. 고령자나 다문화가족 등 취약계층 직원이 많죠. 기업 소셜미션이 '취약계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들이 서산지역에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지원 하고 싶어요.”

현장에서 직원들을 살피는 것도 직접한다. 장 대표는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다 한다”며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해야 사기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역할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사업가 마인드 바뀌었죠”

아이사랑 식판드림은 지난해 10월 지역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기 전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해결할 수 있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어요. 저희 기업 목표가 ‘취약계층 일자리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뒤 중간지원기관 충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월세, 장비임대 등 재정지원은 물론 사업가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다.

“과거 돈에만 집중해 사업을 했을 때는 앞이 안 보였는데 ‘지역과 함께 공생하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직원들이 저를 믿고 따라오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겪은 힘든 부분은 충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조언받았고요. 저희에게는 충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정신적 지주죠.”

“아이들 위한 체험장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아이들이 와서 쉬어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사랑 식판드림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장 대표는 언젠가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을 따로 만들고 싶다는 장 대표. 체험공간을 통해 아이들이 사용하는 식기가 어떻게 세척되는지 과정을 보여주고, 작은 부스에서 과거에 사용했던 식기를 진열하는 등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이 커져있다는 것을 느끼는 때가 오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도전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좌절할 일이 많았는데, 굴하지 않고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이 아닐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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