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며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지만, 같이 살면서 생기는 어려움도 분명 존재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면서 겪는 여러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자 직접 나선 이가 있다. 이웃 간 반려동물 공동 돌봄 서비스를 개발한 서소윤 반달컴퍼니 대표다.
반려동물 공동 돌봄 서비스를 생각한 계기는 서 대표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온 강아지가 입양 초기 집에 혼자 남겨지면 크게 울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시작됐다. 강아지의 울음소리는 이웃과의 갈등으로 번졌고 고통도 커졌다. 어쩔 수 없어 반려동물 호텔이나 펫시터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100% 신뢰하며 맡기기란 어려웠다.
주변의 반려인들과 소통하면서 대부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됐다. 특히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 주택에서 살 수밖에 없는 1~2인 가구 반려인들이 외출, 여행, 출장 등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반려동물 돌봄 문제는 큰 고민으로 다가왔다. 서 대표는 반려인들의 공통적 걱정거리를 서로가 해결해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반달’을 시작하게 됐다.
공동돌봄 통해 반려동물은 정서적 안정, 반려인은 이웃과 소통
‘반달’은 동네 이웃들이 서로의 시간을 매개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서비스로, 이웃의 반려동물을 돌봐준 시간만큼 내 반려동물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가입할 수 있으며 지난해부터 서울 마포구를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돌봄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신원을 분명히 하는 등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혼자 있는 시간이 줄면서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을 기르게 되고, 반려인 입장에서는 반려동물을 매개로 이웃과 소통할 수 있다. 서 대표는 “이웃 간 돌봄을 하게 되면 동네에서 늘 마주치며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에게 반려동물을 맡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믿고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창업 당시 서 대표는 ‘반달’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확신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회사명 ‘반달컴퍼니’에는 ‘반려동물과 달콤하게 사세요’라는 뜻을 담았다. 그는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웃의 행복도 생각해야 한다”며 “반달컴퍼니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이야기한다.
“반려동물은 사회 구성원, 서로 배려하는 문화 정착돼야”
반달컴퍼니는 지난해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2018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우수창업팀으로 선발되고, 서울시 공유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소셜미션과 가치를 인정받으며 성장 중이다.
특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계기는 ‘소셜미션’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서 대표는 “한국에서는 반려동물은 주인이 어떻게 기르든 아무도 참견할 수 없는 ‘개인 소유물’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있다”며 “이제는 반려동물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에 반려인은 책임을 다해 기르고, 비반려인도 반려동물을 함부로 다루지 않도록 편차를 줄여가는 가치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하는 여러 사회적경제 기업과 만나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었다. “이윤만 생각하는 펫 비즈니스가 아닌, 반려동물을 생명으로 여기고 존중하려는 마음을 기본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 서로 마음을 맞추고 협력할 수 있었다”고.
반려인?비반려인 공존 가능한 다양한 방법 모색해 실천
반달컴퍼니는 ‘반달’ 서비스 외에도 반려동물 위치 추적과 건강 정보를 확인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는 반려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워크숍, 상영회, 페스티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핸드메이드 목줄 만들기, 동화책 읽어주기, 펫로스 워크숍,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하는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시민 대상으로 실천 중이다.
“유럽 여행 중 커다란 개를 데리고 태연하게 식당에 가고, 기차를 타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어요. 그걸 신기하게 바라본 건 여행자인 저 한 명이었고, 현지 사람들은 전부 아무렇지 않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강아지에 대한 사회성 교육이 아주 잘 돼 있다는 증거였고, 사람들도 타인의 개를 함부로 만지거나 소리치지 않았어요. 우리 사회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교육이 많아지고 인식도 개선돼 서로 배려하면서 함께 행복했으면 해요.”
사진제공. 반달컴퍼니
- 지구·동물·인간 위한 축제 ‘모두의 시장’ 25일 문화비축기지 개장
- 줄에 묶여 까맣게 탄…재난상황 ‘멍냥’ 위한 대비책은 없나요?
- “가족 같은 반려동물, 돈 걱정 없이 치료한다면 유기도 줄겠죠”
- “반려동물과 함께 피크닉 즐겨요”
- 반려동물과 마음껏~ ‘2018 펫스티벌’…“비반려인도 함께 즐겨요”
- 유기견도 산책하고 싶대요! 같이 할래요?
- "버려도 잃어도 안돼요" 휴가철, 유기동물 예방나선 소셜벤처들
- 소풍가는 고양이, “새로운 시도 중 이에요”
- 서울시, 달리는 버스에서도 와이파이 무료로 쓴다
- 민관협치 이끌어낼 ‘서울시 사회협약’…5일 정책포럼 통해 논의
- [소셜챌린저] 12. “숲 전문가들과 오래도록 한솥밥 먹고 싶어요”
- [소셜챌린저] 15. “한국 대표 사회적 패션 브랜드, LAR가 할게요”
- [소셜챌린저] 16. 농가와 소비자 모두 행복한 가격·품질...‘엘그라운드에 맡기세요’
- [소셜챌린저] 17. “나도 쓰고 우리 아이도 쓰는 화장품 만들어요”
- [소셜챌린저] 19. “대구 넘어 세계인들이 '희망정거장' 관객되기를”
- [소셜챌린저] 21. “청년의 꿈을 현실로”...지속적인 소통·교육으로 진로 돕는다
- [소셜챌린저] 22. 낙후된 미싱골목에 미싱카페 운영...주민 체감하는 도시재생
- [소셜챌린저] 20. 웅상에 피어난 꽃, 평화를 잇는 사람들
- [소셜챌린저] 24. "밀랍으로 안전하게 오랫동안 사용하세요"
- [소셜챌린저] 18. "보호 종결 청년 일자리, 마음까지 보듬어요"
- [소셜챌린저] 23. “‘체험학습’ 어디든지 찾아갑니다”
- [소셜챌린저] 28. “발달장애인 집밖에서 자유롭게 걷는 세상 원해요”
- [소셜챌린저] 25. “어린이집 안전, IT 기술로 해결합니다”
- ‘1인가구’?다양한 삶 담은 단편영화 찾아요…10월 영화제 개최
- 반려동물 전문멘토에게 듣는 ‘펫티켓 상식’
- [소셜챌린저] 37. 물티슈 만드는 발달장애인 “최저시급보다 많이 받아요”
- 즐길거리부터 먹거리까지…휴가철, 동물과 더 행복한 여름나기
-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사회적가치 적용돼야"
- 서울시, 1인가구 지원센터 설립하고 사회적관계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