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프랜차이즈 업계 바꾸겠다"...프랜차이즈협동조합의 도전
"불공정거래 프랜차이즈 업계 바꾸겠다"...프랜차이즈협동조합의 도전
  • 이로운넷=라현윤 기자
  • 승인 2019.06.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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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대항마로 떠오른 프랜차이즈협동조합
11개 프랜차이즈협동조합 연합회 구성, 올해 활동 본격화
"프랜차이즈 시장 내 20%,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게 목표"

보리네협동조합은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나서 가맹점이 조합원인 형태의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첫 사례다. 20년 동안 육류 유통업을 이어온 보리네생고깃간은 10년 동안 프랜차이즈를 운영해 23개 지점을 보유하던 2017년 11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협동조합 3년차인 올해 보리네협동조합의 발기인은 3년 전 7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났다. 협동조합 조합원 매장 매출도 연 8% 상승했다. 손재호 보리네협동조합 이사장은 “협동조합이야말로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에 딱 맞는 모델”이라 말했다. 

보리네협동조합은 국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협동조합이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가맹본부‧가맹점으로 구성된 프랜차이즈 경영방식을 채택하는 소상공인협동조합을 말한다. 기존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은 본사에게만 유리한 불공정계약인데 반해, 협동조합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 본사 점주와 가맹점 구분 없이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 되는 구조다. 

2017년 7월 협동조합박람회에서 선포식을 가진 보리네생고기협동조합 손재호 대표(왼쪽에서 일곱 번째)와 조합원들./사진제공=보리네협동조합
2017년 7월 협동조합박람회에서 선포식을 가진 보리네생고기협동조합 손재호 대표(왼쪽에서 일곱 번째)와 조합원들./사진제공=보리네협동조합

# 불공정거래 심각한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대기업‧대자본의 상권잠식과 과도한 경쟁 속 자영업 시장의 돌파구로 시작됐지만,  그 또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최근 가맹본부의 갑질 등 불공정거래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2017년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700여 개, 가맹점은 22만여 개에 달한다. 이 중 가맹점 50개 미만의 프랜차이즈가 80%를 차지하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조차 영세한 브랜드들이 난립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로 인한 사회문제는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정창윤 쿱차이즈연합회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단기적 이익추구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와 불평등한 갑을관계로 인한 종사자의 삶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15년 전 도시근로자 소득과 자영업자 임금보다 이들의 상황이 최근 들어 더 열악해지면서 가맹점주 중 자살자 수도 늘고 있다”고 심각성을 얘기했다.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가 문제가 되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기존 프랜차이즈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뭘까? 전문가들은 ‘가맹본부의 우월적 지위’를 꼽았다. 주식회사형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문제가 해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문제의 핵심 원인은 ‘본사’다. 국내 5000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지만 브랜드 독점이 심각하다. 근본적으로 프랜차이즈는 연합군인데 전리품은 결국 본사가 가지는 시스템이 문제다. 불공정거래지만 이미 계약서를 써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10년 간 점주들을 보호하는 법이 있지만, 11년째는 어떡하나. 이러한 근본적인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어렵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대안이 본사를 가맹점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방식의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다.”

더욱이 경영 노하우와 브랜드를 제공받는 프랜차이즈 방식은 예비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에게 주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낡은 관행으로 인해 오히려 폐해를 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는 점도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등장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프랑스 및 미국 등의 ‘프랜차이즈형 협동조합’의 성공 사례를 볼 때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유력한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가맹점주들이 공동 소유·운영하는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은 모든 조합원이 의사결정에 동일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협동조합의 특징을 프랜차이즈 구조에 접목한 모델이다.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점주와 직원 등 조합원이 본사인 협동조합을 소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본사는 마케팅, 공동브랜딩, 물류 구매 등 특정 기능을 전담해 각 가맹점들의 경쟁력을 제고 한다. 

이러한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육성하려는 정부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발표된 ‘2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주요 과제로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 모델 개발이 포함됐으며, 같은 해 8월 중소벤처기업부는 조합원 15개사 이상 소상공인협동조합 또는 10개사 이상 협동조합들의 연합회인 '선도형소상공인협동조합'과 ‘프랜차이즈형 협동조합’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올해 초 발표한 민선 7기 ‘서울시정 4개년(2019~2022) 계획’을 통해 ‘서울형 소셜 프랜차이즈’ 1천 개를 육성‧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의 ‘프랜차이즈 연계형 협동조합 육성사업’도 눈에 띈다. 

<국내 창업기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현황> /자료출처=쿱차이즈연합회

유형 협동조합 예시
본사를 이탈한 가맹점들의 도전 피자연합협동조합, 1830협동조합, 쿱스치킨 등
신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가맹본부) 창업 베러댄와플협동조합, 더덕솥뚜껑협동조합 등
기존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의 협동조합 전환 보리네협동조합, 곽두리쪽갈비협동조합 등
소상공인협동조합의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 동네빵네협동조합, 한국화원협동조합협의회 등
본사는 그대로, (공동)구매협동조합 뚜레주르구매협동조합, 미피구매협동조합 등
기타(협동조합 본사에서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 해피브릿지협동조합, 본래순대 등

# 쿱차이즈연합회 결성, “모여서 규모화하고 공동브랜드 고민하자

그러나 아직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수는 극히 적다. 지난 1월 14일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상호명 ‘협동조합’으로 검색했을 때 본사가 협동조합을 표방한 곳은 27개에 불과하다.

​이 중 11개 조직(△보리네협동조합 △베러댄와플협동조합 △피자연합협동조합 △1830협동조합 △서울디지털인쇄협동조합 △해피브릿지협동조합 △더덕솥뚜껑삼겹살협동조합 △해피쿱투어협동조합 △한국화원협동조합연합회 △쿱비즈협동조합 △(협)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이 지난해 12월 프랜차이즈협동조합들의 연합회인 ‘대안프랜차이즈협동조합연합회(이하 쿱차이즈연합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쿱차이즈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의 규모화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피고용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안 모델로, 국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대표 주자들이 함께 만든 연합회다.

쿱차이즈연합회 소속 회원조직들.
쿱차이즈연합회 소속 회원조직들.

올해 2월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연합회 이름인 ‘쿱차이즈(coopchise)’는 ‘협력적인(cooperative)’과 ‘프랜차이즈(Franchise)’의 합성어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의 의미를 담았다. 기존 프랜차이즈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육류전문 브랜드 ‘보리네협동조합’,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모여 만든 '피자연합협동조합' 등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협동조합들이 회원조직으로 함께한다.

이들이 쿱차이즈연합회를 설립한 데는 협동조합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물류 공동구매 등 전문역할을 수행할 협동조합 내 본부 구축이 중요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고민에서다. 초기 단계에 있는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의 본부를 인큐베이팅해 이들의 규모화와 전문성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지원을 위해 연합회 내 한국창업경영지원센터, 쿱비즈 등과 같은 지원조직들도 함께하고 있다.

정 대표는 쿱차이즈연합회를 ‘협동조합의 협동조합’이라 설명했다. 그는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해 다양한 업종에서 협동조합 프랜차이즈가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교육, 경영 컨설팅, 전문가 파견 등이 주사업이고, 이외에도 공유 공간 운영과 물류 공동 사업, 정책 제언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에서 쿱차이즈연합회는 '사회적경제와 소셜 프랜차이즈' 세션을 공동주관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에서 쿱차이즈연합회는 '사회적경제와 소셜 프랜차이즈' 세션을 공동주관했다.

쿱차이즈연합회는 올해 안에 공식 출범을 하고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사업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공동사업 ▲생태계 구축사업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새로운 우산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브랜드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요청한 상태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증 기준을 마련해서 우산 브랜드를 쓸 수 있는 협동조합을 선정한다. 기존의 쿱차이즈연합회 회원조직이라도 이 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브랜드명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깐깐하게 브랜드 관리를 할 계획이다.

쿱차이즈연합회의 또 하나 계획 중인 대표사업으로 쿱차이즈 인증을 받은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제사업이 있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운영하다 실패하면 피해금액을 보험으로 물려주는 것. 안심하고 창업할 수는 안전망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쿱차이즈연합회는 앞으로 10년 후 프랜차이즈 전체시장의 20%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이들이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시장의 모델로 우뚝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생기고 협동조합 1만개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기가 협동조합이 맞나’ 싶은 곳들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협동조합은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키라 생각한다. 다만 이 키가 작동하려면 10년이 걸린다. 프랜차이즈 영역에 협동조합이 들어온 게 이제 3년 차인데, 연합회가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이 성장하도록 지원해 기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자정 노력에 기여하고 향후로는 이를 통해 해당 가맹점주의 복지와 이익이 개선되길 바란다.”

 

<해외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대표 사례>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2018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에서 쿱차이즈연합회가 발표한 해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프랑스의 안경 및 보청기 전문 브랜드 ‘옵틱 2000’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는 안경과 보청기 전문 브랜드인 ‘옵틱 2000’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협동조합이다. 브랜드 합류를 원하는 안경점은 공동분담액과 서비스 청구금액을 내고 조합원이 될 수 있으며, 이윤은 안경점에 재분배된다. 옵틱 2000은 현재 1165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자 인지도 1위와 매장당 평균 71만 유로(한화 약 9억 원)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독일 GDP 약 18% 차지하는 ‘독일 중소기업협동조합연합’

독일의 중소기업협동조합연합회 소속 기업들의 매출은 독일 GDP의 약 18%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화 되어 있다. 약 23만 중소기업이 소속돼 있으며, 이들이 310개의 구매, 마케팅 그룹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독일 식품 시장 점유율 1위의 ‘에데카(EDEKA)’ 협동조합, 약 13,000여 개의 베이커리에 구매조달, IT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베코(BÄKO)’ 협동조합 등이다. 조합원의 역량과 본부 역량의 최적 조합(optimal combination)이 이들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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