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에게 투자하고 보다 나은 먹을거리로 돌려받는 크라우드펀딩.”

‘농사펀드’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농부에게는 농사 자금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소셜벤처다. 지난 2015년 3월 회사를 설립해 농부가 빚 걱정 없이 농작물을 키우고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동안 농사펀드를 통해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은 2015년 120개, 2016년 480개, 2017년 620개, 2018년 650개로 매해 증가했다. 현재 농사펀드와 함께하는 농가는 680곳, 사용자는 1만 9000명으로 규모도 커졌다. 

농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농사펀드'를 운영하는 박종범 대표./사진제공=농사펀드

올해 5년차를 맞은 농사펀드는 회사를 세울 때 생각했던 ‘소셜미션’이 잘 달성되고 있는지 재정비 중이다. 지난해 말 내부 구성원들과 워크숍을 통해 사업모델을 다듬고, ‘농사펀드 2.0’을 새롭게 준비하려는 것이다. 박종범 농사펀드 대표는 “더 많은 농부와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펀딩 형태나 방식을 다양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올해 즉각 배송이 가능한 ‘농펀상회’를 통해 펀딩이 끝난 상품이나 제철 먹거리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들이 개별 상품을 한눈에 확인하도록 홈페이지도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농가에는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구체적이고 빠르게 전달해 서비스를 개선하도록 이끌고, 펀딩 정산도 농가 규모나 성격에 맞춤화하는 방식도 고민하는 중이다.

‘농사펀드’는 사회적경제 기업가들이 한 번쯤 거치는 경연대회, 오디션, 지원 프로그램을 모범적으로 활용하며 성장했다. 2014년 한국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자동차 H-온드림 오디션 인큐베이팅 팀 선정, 2017년 아름다운가게 ‘뷰티풀 펠로우’ 선정 등에 이름을 올렸다. 

'농사펀드'에서는 제철 농산물부터 식료품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한다./사진제공=농사펀드

사회혁신가이자 사회적기업가로서 박 대표는 현 단계에 필요한 정책 2가지를 제언했다. 

먼저 사회적경제 기업의 지원 방식을 ‘사람’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할 때 주로 프로젝트나 사업 단위로 초점을 맞춘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는 사회적기업가의 활동 자체를 신뢰해 사람을 지원한다”며 “국내에서는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 펠로우’가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뷰티풀 펠로우이기도 한 박 대표는 “신뢰를 기반으로 지원을 받다보니 책임감도 강해지고, 계속적인 실험도 가능했다”며 “정부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도 프로젝트나 사업 외에도 사람을 지원하는 지원책이 생기면 어떨까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둘째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형태를 초기 기업 중심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확장하자는 생각이다. 현 지원 정책은 사업을 막 시작한 초기 기업에 집중됐는데, 중소기업 이상 규모에서도 소셜미션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에서 ‘1회용품은 빼주세요’ 기능을 추가해 환경보호를 하고, SK그룹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어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한다”며 예를 들었다. 그는 “정부에서 중견?대기업이 소셜미션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해 사회적 변화를 유도하기를 기대한다”며 “규모 있는 기업에서 사회적 미션을 갖고 실행한다면, 파급력이 훨씬 더 크고 효과도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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