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사회적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 등을 발표했다./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이 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을 통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사가 2018년 창출한 가치를 환산한 결과 총 1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매년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SK는 지난 21일 서울 서린동 사옥에서 사회적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주요 관계사 측정 결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이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SK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6개 주요 관계사가 2018년 한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재무제표를 각 사별로 공개하듯, 사회적가치를 각 사별로 공개하는 것으로,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 분기실적 컨퍼런스콜이나 지속가능 보고서 기재 등 자율로 정한다.

SK가 사회적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이유로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 경영’을 공식화하기 위함이다. DBL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Social Value)위원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이 측정하는 사회적가치는 크게 3개 분야로 나뉜다./자료제공=SK그룹

SK에 따르면 각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가치는 크게 3대 분야로 나뉜다.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세부적으로 경제 간접 기여성과의 측정 항목은 △고용 △배당 △납세 등이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문을 측정한다. 사회공헌 사회성과의 측정 항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프로그램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관련 실적을 측정한다. 

이를 위해 SK는 지난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 회계학, 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원사인 16개 주요 관계사 중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개사의 2018년도 사회적가치 측정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3개 기업은 총 12조원을 웃도는 가치를 창출해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 등을 창출했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9조9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4563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760억원 창출한 것으로 측정됐다.

SK 측은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비즈니스 사회성과 부문 마이너스 측정은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환경 항목 측정값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나타났다”며 “SK텔레콤은 지난해 일시 통신장애로 고객에게 제공한 피해 보상액 등을 마이너스 성과로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 측정 시스템에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 역시 “사회적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사회적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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